[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한, 선제타격이란 말의 의미도 못 알아듣는가?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북한의 입이 많이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 3월 10일 새로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에 때맞추어 북한은 이른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ICBM을 쏘아 올리면서 한반도를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는데 이야말로 자가당착이라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 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안 박사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선제타격’이란 용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또 그 뒤 국방장관이 한마디 거들었다고 해서 김여정 부부장까지 나서 망발을 쏟아내는데 대관절 ‘선제타격’의 내용이 뭔지나 알고 그러는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선제타격이란 말의 의미도 못 알아듣는가?” 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최근 평양의 입이 많이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나서 한국 정부와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와 국방장관의 발언을 비난했는데 그 내용부터 좀 들어보고 대담을 이어가시죠.

안찬일: 그렇습니다. 지난 2일 김여정 부부장은 한국의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비난의 언동을 펼쳐가는 가운데 특히 '미친X', '쓰레기'와 같은 막말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그에 앞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원래 발언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일 남조선국방부 장관은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반공화국 대결광기를 드러냈다"고 맹비난하면서 2일 담화를 통해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면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라며, "분별없고 도가 넘은 선제타격망발은 북남관계와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는 이자(국방장관)의 대결광기를 심각하게 보며, 많은 문제들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이 함부로 내뱉은 망언 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허풍을 떨어댔습니다.

또 김 부부장은 "남조선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 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면서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 나는 이자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그야말로 객기를 부렸습니다.

질문 2: 정말 강도 높은 비난이군요. 그런데 그 전에도 북한은 한국 대통령 후보였던 윤석열 현 대통령 당선자의 선제타격 발언을 놓고도 싱거운 반발이 있었는데, 대관절 '선제타격'이란 말의 의미가 뭔지 좀 짚고 넘어갈까요?

안찬일: 네, 선제타격이란 용어는 무조건 상대방을 먼저 공격하겠다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지난 6.25남침 때처럼 북한군이 기습 남침한 것이 선제공격의 전형입니다. 굳이 군사전략가가 아니더라고 이 말을 잘 못 알아듣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북한은 노루 제 방귀 놀라듯 한국의 선제타격이란 말에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분명하게 선제타격이란 말의 의미는 상대방이 전략무기인 핵무기를 가지고 자신들을 공격하려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을 때 바로 그 핵무기를 선제타격하여 핵무기로부터의 피해를 막겠다는, 말하자면 <선제방어>의 말이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만약에 북한에 핵무기가 없다면 굳이 한국이 선제타격이란 말을 꺼낼 이유도 없는 셈이죠. 늘 있지도 않는 외부로부터의 '침략공포'를 가지고 북한 체제를 유지하고 인민들을 통제하는 평양 당국자들이 선제타격이란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그걸 잘도 써먹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3: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 말고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나 한국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는데 그는 누구입니까?

안찬일: 바로 박정천 노동당 군사위원회 제1부위원장입니다.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담화를 통해 "남조선 국방부 서욱 장관이 지난 1일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서 위험한 망발을 쏟아냈다"고 비난했는데,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우리의 미사일 발사징후라는 것을 거론해 발사원점과 지휘, 지원시설을 선제적으로 정밀타격할 능력과 태세에 있다고 망언을 늘어놓았다"고 툴툴거렸습니다.

또한 박 부위원장은 "지금 조선반도는 정전상태에 있다"며 "더욱이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소한 오판과 상대를 자극하는 불순한 언동도 위험천만한 충돌로, 전면전쟁의 불씨로 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엄살을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남조선 국방부 장관이 선제타격을 거론하며 우리를 걸고든 이상 나도 우리 군대를 대표하여 길지 않게 한 가지만 명백히 경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표적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아니 지금 누가 누구에게 협박을 벌리는 것입니까. 대량살상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저들이 먼저 쏴 놓고 남조선보고 도발이니 뭐니, 운운하는 작태야 말로 뭐 싼 놈이 성내는 꼴 아닌가요? 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씨아 군대가 쩔쩔매고 있는 뉴스도 안 듣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군은 러씨야 군대보다 최소한 20년은 뒤떨어져 있으니 박정천 군사위 부위원장은 분수를 알고 떠들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 들어와 미사일을 따발총처럼 쏘아대다가 종당엔 대륙간탄도마사일까지 쏴 댄 북한이 과연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질문 4: 그렇군요, 북한은 김여정, 박정천 외에도 노동당선전기관들이 나서 대남 비난선동을 이어갔다는데 그 내용도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은 전날 김여정·박정천의 대남비난 담화에 이어 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대북정책 기조와 남측 군 당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대남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법' 제하의 논평에서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제 푼수도 모르고 '강력한 응징'이니 '즉각적인 대응'이니 하고 목을 빼 들고 고아대며 허둥지둥 발광하는 꼴은 물 본 미친개 그대로"라는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또 이 매체는 북한이 지난달 24일 '화성-17형'이라 주장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당시 우리 군이 합동미사일 실사격 훈련한 것을 비롯해 지상활주 훈련인 일명 '엘리펀트 워크' 시행, 국산 최신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천궁-Ⅱ' 추가 양산 추진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강력한 힘에 얼마나 질겁했으면 이렇듯 히스테리적 발작을 일으키겠는가"라며 "제 죽을 줄도 모르는 무분별한 군사적 망동으로 차례질 것은 재앙뿐임을 똑바로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자멸을 재촉하는 부질없는 망동' 제하의 기사에서 윤 당선인 인수위의 대북정책이 "어쩌면 그렇게도 북남관계 파탄의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 씌우던 박근혜의 대북정책과 '북이 개방하면 경제지원 한다'는 이명박의 '상호주의'와 일맥상통한가"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입니다. 북한이 공격무기를 연속 쏴대니 한국은 그걸 방어하는 연습을 하는데 그걸 ‘도발’이라고 걸고 드는 평양의 군사 무식쟁이들을 어떻게 교양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MUSIC

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이진서;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