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안타깝게도 북한에서 코로나 오미크론 확진자가 타나났습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줄곧 코로나19 감염자 0명을 주장해 왔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는 '지난 25일 진행한 무리한 열병식 행사가 열병(熱病)시대를 몰고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순전히 정치적 계산만으로 무리하게 국경을 개방하고 영양실조 상태의 주민들과 군인들을 4.25 정치행사에 동원하다 보니 방역전선이 물먹은 담벽처럼 무너져 내렸다는 분석입니다. 오늘은 안찬일 박사와 함께 "북한의 오미크론 아비규환, 모두 노동당 책임 아닌가?"란 주제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MC: 안찬일 박사님 한 주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그동안 코로나 청정지역을 자랑하던 북한에, 최근 오미크론 질병이 상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척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같은 사실에 대해 북한 당국이, 그것도 노동당 정치국이 직접 인정했다는 것도 의외입니다, 먼저 북한에서의 오미크론 확산 내용부터 말씀해 주시죠?
안찬일: 네, 북한 노동당은 이례적으로 지난 12일 제8기 제8차 정치국 회의를 소집했는데 목적은 바로 오미크론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고 그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동안 완벽한 방역으로 질병 제로라고 우겨오던 북한 당국이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에는 차차 말씀드리겠지만 큰 의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로써 김정은 방역리더십 신화는 산산조각이 난 셈입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오미크론 즉 의료보건 부분 과학교육 담당비서 태형철을 심각하게 질책하면서 군부와 노동당이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불같이 촉구했습니다.
MC: 그런데 이튿날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는데, 국가비상방역사령부란 말은 처음 들어 보는데요. 그 실체가 무척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안찬일: 저도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조직되어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급조된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존재했지만 북한 당국이 보도금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인지 하여튼 수수께끼사령부가 맞는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총비서가 전날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해 "방역 위기상황에 대처해 국가방역사업을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한 후 하루 동안의 방역실태에 대해 점검하고 전국적인 전파상황을 료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시찰에는 조용원·박정천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동행했는데, 김 총비서는 이 현장에서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 확대돼 짧은 기간에 35만여 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나왔으며 그중 16만 2천 200여명이 완치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어 "5월 12일 하루 동안 전국적 범위에서 1만 8천여 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고 현재까지 18만 7천 800여 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명이 사망했다"는 사실도 보고에 포함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 확진자 1명도 포함됐습니다. 이에 김 총비서는 "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 동시다발적으로 전파확산됐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세워놓은 방역체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심각히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김 총비서는 "전국의 모든 도·시·군들이 자기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로 보장하면서 사업단위·생산단위·거주단위별로 격폐조치를 취하는 사업이 중요하다"며 "주동적으로 지역들을 봉쇄하고 유열자들을 격리조처하며 치료를 책임적으로 해 전파공간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MC: 우리의 관심은 과연 이번에 북한에 정말 최초로 오미크론이 상륙한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간헐적인 코로나 발생을 북한 노동당이 숨겨오다가 이번에 정치적 목적으로 터뜨린 것인지 그것이 무척 궁금합니다.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안찬일: 북한 당국은 올해 1월 꼭 2년 만에 단둥지역을 중심으로 국경 문을 열었습니다. 역시 정치적 이유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태양절 110주년과 이른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면 행사를 위한 일시적 개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정치적 빅이벤트를 진행하려면 대량의 생화와 군사장비, 그리고 군복기지와 선물 등 중국으로부터 들여와야 하는 물품이 너무 많습니다. 실제로 그 물품들이 들어왔기에 북한은 정치적 열병식을 잘 마쳤습니다. 문제는 현재 단둥지역이 완전 오미크론 봉쇄로 도시 전체가 진공상태라는 것이고, 그 위험한 바이러스는 북한행 열차에 실려 자유로이 북한 땅으로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북한 통치자와 노동당은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 실제로 북한의 은밀한 소식통들은 그동안 북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열병환자들이 발생해 왔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노동당이 미국과 한국의 새 정부를 향한 일종의 쇼라는 평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MC: 그런데 그동안 북한은 외부로부터 백신제공 요청이 들어와도 거절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북한 주민들은 이런 취약점으로 전염병에 취약합니다. 첫째 영양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작은 바이러스에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둘째로, 방역 및 의료시설이 너무 열악해 대량 발생자가 나타나면 그걸 감당할 힘이 없습니다. 셋째, 북한은 거짓말로 통하는 체제인데 의료보건 부분에서 거짓보고가 제일 심각합니다. 그런즉 외부에서 백신을 지원해 줘도 설사 그걸 맞겠다고 할 사람들이 전무하며, 아마도 힘센 당 기관이나 군부가 모두 착복하고 말 것입니다.
MC: 이제 5월 중순 이후는 북한의 모내기철이고 또 농촌지원을 위한 '대 인구이동'이 진행되는 계절인데, 북한 당국이 이번에 드러난 혼란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농사를 제대로 지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북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위기 극복방안은 어떤게 있을 수 있을까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은 우리보다 날씨의 기온이 낮아 5월 20일 전에 모두 모내기를 끝마쳐야 합니다. 지금쯤 도시 및 공장 근로자와 군부대, 대학생, 심지어 중학생들까지 농장벌로 모두 달려가야 1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오미크론 태풍으로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 아니겠습니까? 열병이 엄습한 북한 땅에 식량까지 바닥나면 진짜 북한은 벼랑끝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작금의 재앙을 건국 이래 대동란으로 인정한 만큼 통치자와 노동당이 발 벗고 나서 재앙 극복에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MC: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모두들 우려하고 있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은 위기탈출용으로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현재 대북인도적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로서는 대북정책을 강경하게 끌고 갈 수 밖에 없고 북한 인민들은 더더욱 굶주림의 고통속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제힘으로 살기 어려우면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풍요로운 남쪽 동포들의 지원을 뿌리치는 행위는 역사의 죄악으로 기록될 것인 즉 평양정권은 대오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와 미국 등이 식량과 밀가루, 방역물자 등 지원물자를 북한이 받아들이면 얼마든지 열병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MC: 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끝>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