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지난 1989년 동구라파, 그러니까 동유럽 사회주위권 붕괴 직후부터 북한은 쭈욱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기에 뭐 어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지만 이번 코로나19 신종비루스 감염증의 공격은 좀 더 심각한 위기를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건국 이후 대동란’이라고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표현한 데서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안찬일 박사의 분석입니다. 현재 평양시 약국과 보건시설이 국방성에 장악된 데 이어 상수도 시설까지 군대가 장악하면서 인민들은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 평양시민들에게 군대의 진주는 형언할 수 없는 불편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무능한 위기대처 능력이 하나 둘씩 검증되는 모습을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이신 안찬일 박사와 함께 북한의 코로나 대응능력의 한계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MC: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만 사실 북한은 모든 면에서 취약하고 허장성세하는 약소국가입니다. 핵무기 개발했다고 허풍을 떨어도 어느 누구도 북한을 겁내지는 않지요. 다만 그들이 애처로워 도와주려는 목소리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북한이 간이 콩알만 해진 것 같은데 엄살일까요? 진실일까요?
안찬일: 네, 사실 북한이 전염병 때문에 노동당 정치국회의까지 소집한 건 아닌게 아니라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북한은 이른바 최고존엄의 권위와 위신 때문에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 0시대를 침이 마르도록 강조해 오다가 지난 달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북한이 다 죽게된 것처럼 엄살을 떨고 그 무슨 방역비상사령부라는 희한한 기구까지 출범시켰습니다. 문제는 현대과학과 첨단의학이 해결해야 할 전염병과의 싸움도 그저 재래적인 돌격대식으로 돌파하려 들고 있어 지금 북한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MC: 아 그렇군요. 현재 북한 주민들, 특히 평양시 주민들의 전염병과의 싸움이 처절하다는데 어떤 상황인지 먼저 설명 좀 해 주시죠.
안찬일:네, 우선 첫째로 평양시민들은 의약품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그 외 식량과 수돗물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해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시대 랜드마크를 자랑하며 신도시로 건설된 려명거리 아파트와 이른바 최첨단 시설로 선전하는 미래과학자거리 고층 아파트에서 자가격리 중인 주민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국방성이 인민군 군의관(의무관), 위생병(하전사)들을 총동원해 '물 공급 전투'에 나서고 있는데 군인들이 나선다고 크게 개선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평양시 비상방역지휘부는 미래과학자거리 고층 살림집에 격리된 시민들이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아 너무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을 보고받고 국방성과 토론해 지난 달 23일 자정부터 평양시 의약품 공급 임무를 맡은 별동대 군의, 하전사들을 물 공급 전투에 총동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인민군 군의관들을 비롯한 군인들을 대거 파견해 평양시에 24시간 약품을 원활하게 보장하도록 지시한 상황에서 낮에는 약 공급을, 밤에는 물을 길어 격리자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아니 군대의 군의관이나 위생병이라면 그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을텐데 과연 그들이 평양시민들의 아파트 물공급을 어떻게 책임진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가거든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인민군 군의관, 위생병들의 숫자는 정말 적습니다. 평양에 국방성 종합병원인 11호 병원이 있긴 하지만 여기 군의관, 위생병들을 모두 동원해도 불과 몇 백명에 불과합니다. 아마도 말이 군의관 위생병이지 일반 부대 군인들까지 동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군대의 동원을 명령했는데 숫자를 채우지 못하면 큰 일 나거든요.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비상방역지휘부와 국방성은 지난 달 23일 협의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지역별 단위별 격폐 조치로 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애로가 조성되고있는데, 여기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수도라고 결론 내리고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우선 민원이 나온 려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를 중심으로 수도를 공급하고, 그 외 평양시 다른 구역이나 동별로 격리된 주민들의 물 부족 호소가 있다면 해당 지역의 당위원회가 주민들을 최대한 안정시키면서 지역에 파견된 별동대 군인들을 동원해 야간 물 공급 전투를 조직·전개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놨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미래과학자거리 아파트는 지어진 지 얼마 안 돼 상수도 체계가 낡은 것도 아닌데 요즘 들어 진흙물이 나오거나 수압이 약해 고층까지 물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구역당 선전부들에서 아파트 아래에 방송차를 대고 '물이 부족해도 조금만 참고 당의 방역정책에 따라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아! 그러니까 평양시 주민들이 겪고 있는 물 부족 원인이 결국 전기사정 때문이란 말이군요. 저는 또 상수원인 대동강 하고 관련된 문제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전기공급이랑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말씀이었네요.
안찬일: 네 그렇습니다. 지금 북한 농촌에 철을 놓친 모내기철인지라 전기를 집중적으로 보내면서 3일에 한 번 주던 물을 지금은 한 주에 한 번 주고 있고 그나마도 몇 분간 쫄쫄 나온다고 합니다. 시민들보고 격리로 집에 머물라고 사실상 감금조치한 가운데 물을 안 보내주니 목욕도 못 하고 있고 설거지물을 모아두었다가 화장실 물로 사용하는 형편이니 평양시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열악하고 낙후한 수도 공급 체계를 신경 쓸 새 없이 전국적 봉쇄와 발열자 격리 방침을 강행했습니다. 가뜩이나 모내기철이 겹쳐 농촌에 전기를 우선 보내야 하는 상황에 평양시 고층 아파트 세대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닌것입니다. 실제 소식통은 "사람을 집에 가두었으면 다른 건 몰라도 먹는 물과 화장실 물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줘야 하는데 고층 사람들은 물이 없으니 음식을 먹기도, 화장실(대소변)을 보기도 두렵다고 말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내부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MC: 사실 도시와 농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수돗물 공급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수돗물 공급이 제대로 안 된다면 그걸 도시라고 보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요? 평양의 전기와 물부족 현상 어제 오늘 일도 아닙니다만, 최근의 실상은 어떤지요?
안찬일: 네, 군대가 동원되어야 겨우 수돗물을 제한적으로 받아 먹을 수 있는 것이 북한의 자랑스러운 수도 평양시의 참모습입니다. 오늘 평양시민들은 군인들을 동원해 보내주는 수돗물의 양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입니다. 실제 내부에서는 하루 10l를 가지고 3~4명이 종일 살라고 하는데 화장실도 볼 수 없는 양이니 수돗물을 3일에 한 번은 보내주면 좋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차라리 새벽 시간을 이용해 순번제로 대동당 물을 직접 길어다 먹으라고 허용해 주었으면 하는게 평양시민들의 요구라고 합니다. 우리는 북한 당국의 작금의 코로나19 위기대처 능력을 보며 그들은 한 체제를 이끌 자격이 전혀 없는 무능한 집단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습니다.
MC: 네,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MC: 지금까지 진행에 홍알벗이었습니다.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끝>
진행: 홍알벗 / 에디터: 이진서 / 웹 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