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당 8기 5차 전원회의: 노동당은 망각에서 빨리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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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북한 노동당 제8기 제5차 전원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 전원회의에서는 예상하고 있던 핵실험 등 '바늘'은 감춘 채 '강대강'이란 허풍만 떨었다는게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의 분석입니다.

새로울 것 없는 이번 전원회의를 지켜 본 북한주민들은, 북한 노동당이 이제는 진정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고, 수 십년 동안 가난으로 주민들을 힘들게한 사회주의 이데롤로기를 버려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합니다.

오늘은 안찬일 박사와 함께 '당 8기 5차 전원회의: 노동당은 존재 이유 망각에서 빨리 깨어나라"라는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MC: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먼저 북한 노동당에서 전원회의의 의미는 무엇인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안찬일: 네, 노동당의 최고지도기관은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순서로 계 서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대회가 5년 만에 한 번 열린다고 할 때 사실상 전원 회의는 평소 최고 지도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원래 연중 2회 정도 소집되던 것을 김정은 집권 후 시도 때도 없이 열리는 '남발 전원회의'가 되고 있습니다. 당중 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이 참석해야 하지만 거기에 확대회의란 타이틀을 넣어 경제 간부, 여성간부 등 참가자들도 무질서해져 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당적 지배의 사회주 의 질서가 무너지다 보니 노동당은 원해 모습에서 탈선한 지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MC: 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핵실험 재개 외에 뭔가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중 요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북한 노동당은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원인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안찬일: 우선 핵실험은 북한이 언제든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했다고 봅니 다. 그러나 대외적 환경이 녹록치 않습니다. 미국이 워낙 그에 대해 강경하고 한국은 독자적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중국 역시 공개적으로 북한의 제7차 핵실험에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누구 눈치 보고 탈선의 정치를 해 온 건 아니지만 자칫 이번에 무리하게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너무 잃을 것이 많다 고 계산한 것 같습니다. 또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는 경제 회복과 방역이라는 내치 에 방점이 찍혔고, 대남·대외 관계에 대해선 강경기조를 펼쳐나가겠다고 인사를 통해 밝혔습니다.

MC: 그런데 노동당 전원회의는 경제발전에 대한 그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그 저 총리 김덕훈의 위상 격상 등 형식적 조치만 내리고 있으니, 이래가지고 북한경제 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이번 전원회의 특징 중 하나가 총리 김덕훈의 위상 격상입니 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서열이 항상 맨 아래였던 김덕훈이 1위로 올라선 것 입니다. 상무위원 조용원, 최용해, 박정천, 이병철 등 이런 상무위원 중 최용해를 제 치고 김덕훈 총리를 1위로 올려놓은 건데 과연 이런 서열 변동이 경제발전으로 이어 질 수 없는 건 현재 북한의 권력 시스템으로 볼 때 너무 분명한 사실입니다. 즉 노동당과 군수공업부분이 국가자금을 독점하고 전력과 원자재 등도 전황하고 있 는 열악한 조건에서 아무런 힘이 없는 총리가 의자 바꾼다고 경제가 살아날 리 만무 하다는 것입니다. 정녕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오륙십년대 김일성 내각 수상 시스 템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과연 그런 개혁을 누가 단행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 중 요한건 정책의 변화입니다. 중국처럼 사회주의에 시장경제를 접목해야 경제가 살아나 는데 북한 노동당은 아직 시장경제란 말조차 무서워 입에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리고 북한의 간부란 간부는 다 평양에 불러놓고 경공업이 중요하다, 주택건설도 중요 하가 노래만 부른다고 북한 경제가 살아나겠느냐 이 말입니다.

MC: 그렇군요, 이번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건 좀 파격적 인 인사로 보이는데, 뭔가 미국에 대해 강경 대 온건을 배합하겠다는 의지로 보아도 될까요?

안찬일: 네, 북한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 외무상 등장입니다. 노동당 전원회의가 '강대강'이란 표현은 사용했지만 미국에 대한 두려움을 최선희 외무상 임명으로 상쇄 하려 한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최선희는 최영림 전 내각 총리의 양딸로 워낙 집안이 탄탄한데다 김정은 정권의 예리한 칼 끝에 커버 를 씌워줄 역할을 맡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벼랑 끝에 선 북한 체제를 최선희 외무 상 임명으로 위기를 모면하기에 시간은 늦지 않았나 하는 예감이 듭니다.

MC : 북한이 대남관계를 '대적관계'로 규정한 것도 향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것이 란 측면에서 불안감을 가중시켜 주는데, 이선권이 과연 그런 배짱이 있다고 봐야 할 까요?

안찬일: 리선권은 북한군 대좌 출신 아닙니까? 전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의 직계 후배이지만 그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평양을 방문한 대한민국 어르신들 앞에서 "냉면이 목구멍에 넘어갑니까?"이런 쌍말을 해서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 속담 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무모한 이선권이 대남분야에서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예의주시해 봐야 할 것입니다. 김영철이 정찰총국장 시절 비무장지대 지뢰도발을 감 행해 한반도를 긴장시켰는데 이선권이 그 2탄을 저지르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 됩니다.

MC: 이번에 김정은 총비서는 군과 당의 고위 간부 다수도 교체했습니다. 그 의미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습니까?

안찬일: 가장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박태성이 노동당 정 치국 위원, 비서로 컴백한 것입니다. 김여정 사람으로 비교적 강경 인물인 박태성의 노동당 재진입은 일종의 인사태풍을 예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군 총 참모장도 림광일에서 리태섭으로 교체되고 특히 군 서열 1위인 군 총정치국장에 국가 보위상 출신 정경택이 임명된 것도 강경칼라 교체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이외 국가보 위상과 사회안전상 등 공안요직도 전부 교체되었습니다. 이렇듯 관료주의 제도하에 시스템은 그대로 둔 채 사람만 자꾸 바꾸는 건 아무런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병들어 가는 북한 체제를 수술하는 개혁이 필요한 때에 아랫돌 빼 윗돌 고이는 식의 자리교체는 무의미한 겁니다. 이제 노동당은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개혁의 칼을 들어야 합니다. 3대 세습의 정당화는 결국 사회주의에 대한 자기부정 아닙니까? 노동자 농민의 노동당이 3대세습의 귀족정당이 되고 김정은 독재가 여전한 오늘 전원회의든 정치국회의든 북한 인민들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저런 비정상적인 지배가 하루속히 기발을 내리기만을 기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노동당은 존재 이유 망각에서 하루빨리 깨어나기를 바랍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뒤에서 밀어주던 시대는 이미 역사에 묻혔습니다. 시진핑도, 푸틴도 자기 코 씻기 바쁜 때에 큰 나라 믿고 설치다가는 단칼에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김정은 총비서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MC: 네, 안 박사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안찬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MC: 네.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홍알벗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행홍알벗, 안찬일 / 에디터이진서 /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