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한, 스스로 ‘사기 정권’임을 광고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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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한 두 번은 속일 수 있지만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북한 정권은 70년이 넘도록 북한 주민들을 기만하면서 3대 세습의 족벌정권을 지탱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만 속에 살아가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고 자유의 메아리를 전하기 위해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오늘도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북한 당국은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에서 남쪽으로부터 날아온 물체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북한에 확산되었다는 얼토당토 하지 않은 주장을 펼치고 나섰습니다. 애당초 바이러스는 물건으로는 전파가 안 되며 오직 생물체를 이용해서만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스스로 ‘사기정권’임을 광고하지 말라”라는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MC: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북한 당국은 최근 북한 지역에 확산된 코로나19가 마치 남쪽에서 날아온 물체에서 옮긴 것처럼 주장했는데요. 그 내용부터 좀 짚고 대화를 이어갈까요?

안찬일: 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1일 난데없이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주민 2명 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 전염병이 북한 각지로 확산된 것처럼 조선중앙 통신을 통해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1일 코로나 최초 발생지가 남쪽과 인접한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더 나아가 북한은 이번 조사의 주체가 "국가과학원 생물공학분원, 생물공학연구소, 바이러스 연구소, 의학연구원,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중앙검찰소 등 해당 단위의 능력 있는 일군, 전문가들이 망라된 조사위원회"였다며 신뢰성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유입의 원인을 사실상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으로 몰아가며 남측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음흉한 전략으로 간파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경제난 속에서 코로나19와 가뭄과 장마의 자연재해 등 삼중고로 인해 동요하는 민심을 대남 적개심으로 돌파하면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MC: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북한 당국의 주장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뭐 군인에 어린이까지 북한 당국이 그럴듯하게 밝히고 있는데 말이죠.

안찬일: 네. 북한 당국이 지목한 금강군 이포리는 남쪽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양구군 해안면과 접해 있는 남북 최접경 지역입니다. 특히 북한은 4월 초 이포리에서 18세 군인과 5세 어린이가 병영과 거주지 주변 야산에서 '색다른 물건'과 접촉하면서 최초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색다른 물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적시하지는 않으면서 분계연선(접경) 지역 등에서 "바람을 비롯한 기상현상과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색다른 물건들을 각성 있게 대할 것"을 주민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아마도 대북풍선 에 날려온 삐라 등을 경계하도록 하기 위한 공작이 분명해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 범 이후 탈북민 대북단체의 전단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군 당국까지 전단 살포에 나설 가능성까지 우려한 속내로도 보입니다.

MC: 그런데 많은 탈북민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과거에도 북한 당국은 남쪽으로부터 날아온 물건들, 예를 들어 만년필을 폭탄으로 둔갑시키거나 여성 스타킹을 신으면 독약이 묻어 있어 여성들의 종아리가 썩어 들어 간다는 등 거짓선전을 많이 했다는데 이번에도 그런 류의 거짓선동으로 봐도 될까요?

안찬일: 틀림없습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고 그 후에도 북한 당국은 만년필로 폭탄을 제작해 순진한 어른들과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안전원(경찰관)이 원격 폭파하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을 제작해 이른바 계급교양에 이용했습니다. 또 일종의 준비된 여성들이 등장해 남쪽에서 날아온 스타킹을 신었더니 살이 썩었다고 하는가 하면 라면을 먹었다가 독약 때문에 죽었다고 하는 거짓증언도 자주 방송했습니다. 아니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남조선이 무엇 때문에 북한 어린이들을 죽이려 들며 여성들의 살을 썩게 만들겠습니까? 심지어 어떤 북한 군인은 너무 군복무가 힘들어 자살하려고 죽기 전에 남조선에서 날아온 라면이라도 실컷 먹고 죽겠다면서 3개를 깨물어 먹었지만 죽기는커녕 배가 불러 혼났던 일도 있습니다. 남측에서 보낸 그 물건들은 모두 가난하고 궁핍한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해 탈북자 단체나 민간 NGO, 즉 비정부기구들이 보낸 원호물자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MC: 정말 웃지 못할 일들이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북한 당국의 생 억지 주장을 두고 미국을 비롯한 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그 실상도 좀 들려주시죠.

안찬일:네, 우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관련 연구 결과 그 어떤 매개물 접촉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1만분의 1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틴 맥키 런던 위생열대 의학대학교 교수는 1일 대북전단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맥키 교수는 북한의 주장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알려진 모든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매우 '터무니없는 이론'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1일 '북한이 신종 코로나 유입 원인으로 한국 민간단체들이 북한으로 날려 보낸 대북 전단과 물품 등을 지목한 것에 의학적 신빙성이 있느냐'는 한 언론사의 질의에 즉답을 피한 채 코로나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 간에 전염된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현재까지의 증거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로 밀접한 접촉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전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의 통일부도 북한의 대북 전단을 통한 코로나 유입 가능성 주장과 관련해 "물체의 표면에 잔존한 바이러스를 통한 코로나 감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질병 관리청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 WHO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언 급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바이러스는 생물체와 동반해서만이 전파가 가능하지 단순한 물질에 묻어 이동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MC: 그러니까 이번 북한 주장의 원인을 반추해 보면 근래 정권 교체 이후 다시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가 진행되고 있다 보니 그 영향력을 감소시켜 보겠다 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자칫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번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같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까 우려가 큽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대북전단 활동은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탈북민들의 노력 중 하나입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이 중국의 인민일보만큼만 진실을 보도해도 그들은 대북전단을 멈춘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유를 찾아 떠난 탈북민들의 의로운 투쟁을 탓하기에 앞서 북한 인민들의 눈과 귀를 틀어막는 거짓선전선동을 멈추어야 합니다. 모름지기 김여정 부부장은 지금 이번에 새로 임 명된 리선권 통전부장과 머리를 맞대고 또 어떤 군사도발을 저지를까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를 과거 문재인 정권처럼 대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자칫 한국의 윤석열 정부를 건드리면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는 등 남측의 태도는 강경하게 달라질 것입니다. 북한은 거짓과 위선으로 북한 인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복원에 발벗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MC: 네,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감사합니다.

MC: 지금까지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이었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행 홍알벗, 안찬일 / 애디터 김진국 /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