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얼마 전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미국이 평양과 워싱턴DC에 각각 정부 관계자가 상주하며 대사관 역할을 수행하는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고 이런 의향을 한일 양국도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장기적인 탐색전이 이어지고 있고, 또 미국 대선이 불과 3개월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나온 보도여서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다시 떠오른 북미연락사무소의 희망과 전망'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우선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런 보도가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안 찬 일: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평양과 워싱턴DC에 각각 정부 관계자가 상주하며 대사관 역할을 수행하는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고 이런 의향을 한일 양국도 파악하고 있다고 얼마 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는 오래된 '아이디어'"라면서도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2월 최종 합의가 무산된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영변 핵물질 생산 중단과 남북 경협을 위한 일부 제재 완화, 그리고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가 '잠정 합의'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 7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기자들에게 북한 비핵화 전 제재 완화에는 관심이 없지만, 인도주의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는 북미 연락 사무소 설치 문제가 진전을 보이면 비핵화 협상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하고 있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교섭의 진전을 부각하는 재료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질문 2: 아 그러니까 교도통신의 발표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해 그 시점을 미국 대선 이후로 본다는 내용이지요?
안 찬 일: 네 당장 설치한다는 말이 아니라 트럼프 현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다시 재선되어 다시 한번 대통령을 직을 수행한다면 북미 사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시작으로 새로운 북미 관계를 발전 시켜 나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현재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질문 3: 그렇군요. 혹시 안 박사님이 알고 있는 하노이 제2차 북미회담 실패 이후 북한과 미국의 줄다리기에 대해 좀 설명해 주겠습니까?
안 찬 일: 네 제가 알기로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당분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다고 합니다. 김영철 통전부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당시 외교 담당자와 통역까지 싹 갈아치우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그 뒤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미국통 김용호 외무상까지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미정책의 콘트롤 타워로 부상하면서 북한은 자세를 정리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는데, 그 1차 제안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백악관 방문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중요 성과가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였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의심을 받으면서 김여정 1부부장의 백악관 나들이는 물거품 되었습니다.
질문 4: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면 여기서 북미 간 줄다리기의 첫 번째 아젠다가 되고 있는 북미 연락사무소의 정의에 대해 좀 설명해 주시죠.
안 찬 일: 연락사무소란 두 나라 사이 외교 관계의 첫 출발점으로 대사급에는 한 참 못 미치지만 두 나라의 국가대표가 연락사무소 소장으로 취임한다는 측면에서 북한과 미국의 첫 관계 개선이란 상징적인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락사무소는 자신의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를 게양하도록 되어 있어 만약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 설치된다면 첫 인공기와 성조기의 상호 게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전제로 대선 이후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이 바로 연락사무소 설치인 것입니다.
트럼프는 "북한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가"라면서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하지 않았다면 북한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지만, 북한의 비핵화는 견인해 내지 못하였습니다.
질문 5: 그러면 언제 즈음 미국과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평양과 워싱턴에 내올 수 있다고 보는지요?
안 찬 일: 전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달려 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지난 12일 미래통합당의 태영호 의원은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성사 및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다소 비관적인 북미관계의 앞날을 예측했는데 저도 그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태 의원은 이날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과의 화상 대담 행사에 참석,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과 관련해 "'옥토버 서프라이즈' 정상회담이나 어떤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는 11월 미국 대선 목전에 판세를 흔드는 10월의 이변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달 낸 성명을 근거로 들면서 "김정은이 구체적 결과가 없는 한 그런 정상회담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희망이 곧 북한의 절망으로 될 수도 있는 현 상황에서 트럼프의 재선이 그나마 한 가닥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 찬 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다시 떠오른 북미연락사무소의 희망과 전망'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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