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북한과 연계된 간첩단 사건을 발표했는데, 오늘 북한의 대남공작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이라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안 박사는 이른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라는 충청북도 지역의 노동단체 출신 간부들로 이뤄진 친북 간첩단은 북경에서 직접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를 만나 지령을 받는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친북 간첩 활동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북한의 대남공작은 지금껏 크게 3단계의 진화과정을 거쳤다고 보는데 그 첫 단계는 연고주의, 둘째는 이남화공작원 양성, 그리고 오늘 충북동지회와 같은 한국 사회 엘리트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어 왔다고 전했습니다.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대남공작의 망상 하루빨리 버리라" 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아직도 한국 사회에 북한 간첩이 발붙일 곳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이번에 밝혀진 일명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실체부터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안찬일: 얼마 전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비롯하여 북한 통일전선부의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조직원 4명이 "충북 전 지역에 김정은 원수님의 구상과 의도가 집행될 수 있도록 영도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북한에 보고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고문 박모 씨(57·수감 중) 등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2018년 4월 4일 대북보고문에는 "충북 전 지역을 정치 사상적, 조직적으로 개편하고 재조직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올 한 해 완료할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충북 대안경제연구소'와 '오창 청년마을 신문'을 만들어 청년 등을 포섭하고, 이들이 운영하는 청주의 식당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인근 충주까지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부위원장 윤모 씨(50·수감 중), 연락 담당 박모 씨(50·수감 중) 등 여성 조직원들이 간호사, 보육교사 등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포섭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습니다.
충북 지역 여성 운동 인사와 민중당 여성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와 긴밀히 교류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북한 지령을 받고 활동을 한 혐의, 즉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계기관의 수사를 통해 그 전부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질문 2: 일부 국민들은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어?" 심지어 "간첩이 뭐 할 일이 있겠어?"하는데, 내용을 들어보니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들의 활동 내용을 좀 더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북한 공작원과 지령문·보고문 84건을 암호화 파일 형태로 주고받으며 충북 지역 정치인과 노동·시민단체 인사 60여 명을 포섭하기 위한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실례로 한 사람은 지난 2019년 10월 '___.docx'라는 제목의 암호화 파일을 전달받았고, 그 안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로 인해 동요하는 중도층 쟁취 사업' 지시 내용 등이 담겼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해 10월 이 활동가가 북한 측 공작원에게 건넨 암호화 파일은 '면역력1-1.docx' 등의 제목을 갖고 있었고, 야권 유력 정치인들의 동향을 보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수사기관은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 실제로 북한의 지령을 받고 일을 한 것인지, 국내 정보를 보고하고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 맞는지.. 이번에는 북한 간첩조직의 실체를 정확하게 밝혀 달라고 한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질문 3: 문제는 이들이 북경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를 만나 직접 임무를 받았다는 데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 북한 통전부의 해외 및 대남공작의 거점을 북경으로 옮겼다고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 대남공작의 중심은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이었습니다. 거기 조총련이 있고, 또 자금지원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북한 통전부의 자금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가 강화되자 북한 대외 및 대남공작의 중심지는 재빠르게 북경으로 옮겨갔습니다. 이번에 드러난 충북동지회 간첩단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당 통전부는 뭔가 실적에 목말라하던 중 한국 노동운동 간부 출신들을 북경으로 불러내 돈으로 매수해 뭔가 지하조직을 꾸리고 한국 사회를 흔들어 보려는 헛된 망상의 꿈을 꾸게 된 것입니다.
질문 4: 망상이란 말이 참 재미있습니다. 오늘날 북한은 힘으로든, 돈으로는 한국 사회를 흔들 그 어떤 힘도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북한의 대남공작은 이제 '소멸기'에 접어든다고 보여 지는데, 그 단계적 변화에 대한 진단도 해 주시지요.
안찬일: 네, 여기서 북한 대남공작사의 변천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육칠십 년대까지 20여 년간 북한 대남공작은 주로 '연고주의'였는데, 이는 남쪽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자들로 대담공작원을 파견하여 그들을 포섭하는 방식입니다. 이 당시는 북한의 국력도 어느 정도 앞서 있어 성과 또한 미미하게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의 힘이 한국에 여지없이 밀리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북한의 대남공작은 '이남화 공작원 양성'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20대 젊은이들을 한국 대학생 내지 회사원으로 위장해 똑같은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이른바 이남화공작원 양성이었습니다. 다시 체제경쟁에서 완전히 패배했다고 인정한 2000년대부터 오늘의 방식은 한국 엘리트들을 선동하고 포섭하는 '간접활동'으로 전환하였습니다. 공작원을 양성해 파견하고 그들을 움직여 체제전복을 노리던 시대를 뛰어넘어 자생적 간첩 이용이 오늘의 북한 대남공작의 핵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5: 오늘 한국 정부는 북한의 대남공작을 분쇄하는 차원에서 간첩신고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합니다.
안찬일: 그렇습니다. 한국 사회는 북한과 달리 자유가 많아 북한 대남공작원들이 활동하기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간첩신고에 대한 보상금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이 간첩을 신고할 경우 최고 20억 원까지 보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간첩선의 경우 과거에는 어업 종사자에 한정되었지만, 관련법이 개정된 2006년 이후부터는 누구든지 간첩선 하나 신고하면 20억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이 대남전략의 망상을 접고 간첩을 내려보내거나 포섭하는 헛된 짓을 그만두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하는 길로 선회하는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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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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