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북한이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잇따라 거두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선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안보상 중대 위협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기준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 '코드쉐프' 랭킹 상위 10명 중 5명은 북한 학생으로 파악됐습니다. 코드쉐프는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이 매달 전 세계 80여 개국 3만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큰 대회입니다. 해당 대회가 월별로 우승자를 가리는 만큼, 이번 대회 반환점을 돈 시점에 북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북한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 분야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는데 어떤 대회였는지부터 먼저 좀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핵과 미사일로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과시해온 북한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지난 16일 오후 기준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 '코드쉐프' 랭킹 상위 10명 중 5명은 북한 학생으로 파악됐습니다. 코드쉐프는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이 매달 전 세계 80여 개국 3만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대회입니다. 해당 대회가 월별로 우승자를 가리는 만큼, 이번 대회 반환점을 돈 시점에 북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코드쉐프 지난 대회 우승국이기도 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보도에서 김일성종합대학 소속 전금성(수학부·5학년) 학생이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인 '코드쉐프'에서 만점을 받아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금성 학생은 지난 대회에서 1000만 점에 1000점을 받아 경연 최고점수를 받고 우승했던 학생입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전반적인 IT산업 발전에는 무관심하면서 이처럼 특수 인재 양성에 왜 그토록 심혈을 기울이는지 그것이 무척 궁금합니다.
안 찬 일: 바로 그 점입니다. 북한은 아직 인터넷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지구상의 거의 유일무이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유독 이 분야 특별인재 양성에는 적극적입니다. 북한은 최근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과학기술 분야 역량을 간접적으로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해커 전사 양성이 기본목적이 아닌가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3년에도 △리과대학 학생팀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 학생팀이 각각 3월과 6월에 열린 코드쉐프 경연에서 우승한 바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 학생팀은 지난 2013년 8∼10월 3개월 연속, 지난 2015년 1∼2월 2개월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3: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미사일과 더불어 사이버전 능력을 안보상 실제적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사이버 테러 수준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다고 봐야 하는지요?
안찬일: 앞서 미국은 북한 사이버 위협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했고, 유럽연합(EU)은 북한 위장회사로 알려진 '조선 엑스포'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 미 국무부·재무부·국토안보부·연방수사국(FBI)은 북한에 대한 사이버 위협 주의보를 발령하며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이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국제금융 시스템의 통합과 안정성에 상당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사이버 공격 용의자들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기준 북한이 온라인상에서 탈취를 시도했던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37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질문 4: 한국 사회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안찬일: 그렇습니다. 한국 역시 북한 사이버 공격에 여러 차례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F-16 전투기 등 국방 비밀 4만 건을 해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한·미 군 당국의 전쟁 시나리오 중 하나인 '작계 5015'마저 북한 손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돼 군 당국의 허술한 보안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작계 5015는 북한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참수 작전'이 포함된 2급 기밀입니다.
질문 5: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다시 사이버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찬일: 현재 북한의 사이버전 요원은 약 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벌써 미국 사회에서는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으로 대선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우려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사이버 역량은 세계에서 최고로 꼽힌다"며 "만약 북한이 미국 대선 기간에 자신들의 능력을 시험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교수는 "북한은 미국 선거 시스템을 해킹해 무엇을 빼낼 수 있는지 시험해볼 능력이 있다"며 "북한이 미국 대선을 어느 정도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이후 조선인민군 정찰총국 주도로 사이버전 인력을 집중 육성해 7000명가량의 정예 요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로 이들 사이버 전사들은 북한 당국이 체계적으로 길러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 등에 출전 시켜 양성해온 최고급 첩보원이기도 한 것입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찬일 :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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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