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30만 명 당원 사단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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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올해에도 북한은 예외 없이 많은 자연재해를 당했습니다. 대홍수와 두 차례의 태풍은 북한 지역을 초토화하다 시피 하였습니다. 특히 최근의 큰 태풍 마이삭은 북한의 함경남북도 일대 농촌과 어촌을 사정없이 할퀴고 지나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아무런 대비도 없이 태풍을 맞은 함경남북도 지역은 마치 전쟁을 겪은 지역처럼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하여 그 복구를 위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른바 '당원 사단'을 조직해 피해를 복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1: 먼저 지난번 마이삭 태풍으로 북한의 함경남북도 일대가 큰 피해를 보았다는데 그 상황부터 좀 듣고 싶습니다.

안찬일: 네 이번 태풍 마이삭의 힘이 얼마나 센지 우리 한국 국민들도 여지없이 체험하지 않았습니까? 건물과 자동차가 날아가고 수많은 영농시설과 공공건물이 피해를 봤습니다. 북한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북한은 건물과 영농시설들이 매우 취약합니다. 우리에 비하면 한 몇십 년 뒤떨어져 있다고 봐야 됩니다. 마치 마이삭이 그걸 그냥 폭탄처럼 사정없이 날려버린 것입니다. 엉성한 주택과 어장들이 날아가고 학교와 공공건물이 사정없이 무너져 내려 함경남북도 지역 태풍 피해는 사상 최고라고 북한은 밝히고 있습니다. 함경남북도 인민들이 그걸 자체의 힘으로 복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되어버렸습니다.

질문2: 아 그래서 당원 사단이란 새로운 지원군이 생긴 거군요. 그런데 당원 사단은 군대를 말하는 건가요? 아니면 민간인들인가요?

안찬일: 당원사단은 군대가 아닌 민간인들로 구성된 사단입니다. 즉 용어만 사단이지 사단 규모의 12,000명 당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돌격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몇 년 전 백두산 지역 삼지연시 건설을 책임진 단위도 2.16사단이라고 불렀지만 군대 조직이 아닌 민간 돌격대 집단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질문3: 그런데 이번 당원사단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 지시문을 보냈다는 데 특징이 있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태풍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비교적 빨리 함경남도 지역으로 내려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너무 막연한 현실 앞에 대책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현지에서 노동당 정무국 비상 회의를 소집하고 즉시 평양시 당원사단을 조직해 함경남북도 일대에 내려보내라고 명령했습니다. 물론 군대도 지원역량으로 파견되고 있습니다.

질문4: 당원사단은 어떻게 선발되고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요?

안찬일: 이미 당원사단은 평양시를 떠나 함경남북도 일대에 진출했지만 각 구역과 기관별로 당원들을 자발적인 형식으로 뽑는다고 하지만 모두 당 기관이 나서 지명형식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처음 지원한 당원들이 30만 명이라고 발표하는 것도 그 규모를 시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인데 감히 어느 누가 지원하지 않겠습니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미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조직된 '최정예 수도당원사단'과 관련해 "피해 지역에 기동, 전개해 전투에 진입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갖춰지고 출발 준비가 완료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6일 공개서한에서 우수한 핵심당원 1만 2000명을 태풍 피해 지역인 함경남북도에 급파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북한 매체는 수도당원사단에 30여만 명이 지원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심인성 제1수도당원사단 참모장은 이날 신문에 "우리에게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영도 아래 건설의 대번영기를 펼쳐가는 나날에 터득한 풍부한 건설 경험이 있다"며 "이 과정에 창조된 투쟁정신과 일본새(일하는 태도)를 이번 피해복구 전투에서 남김없이 발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5: 우리가 객관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당원들을 뽑아 보낼 수 있지만 수해복구에는 막대한 자재와 기술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문제를 당원사단이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것이 걱정입니다.

안찬일: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북한의 언론 매체들은 시멘트와 자재를 실은 철도 차량과 화물자동차들이 속속 함경남북도 지역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실은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자연재해에는 수 십, 아니 수백 톤의 시멘트로 복구할 만큼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적어도 수십 만톤의 시멘트가 필요할 만큼 수 천 채의 주택과 공공건물이 폭삭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건물 복구에는 시멘트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죠. 철근과 목재, 유리 등 엄청난 자재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당원사단의 간부들은 평양역을 떠나며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기어이 해내겠다는 투철한 각오면 세상에 못 해낼 일이 없다"며 "최고영도자 동지의 크나큰 믿음에 당 창건 75돌과 당 제8차 대회를 견결히 보위하는 별동대의 사명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재해 현장에 도착해 보면 눈앞이 캄캄할 것입니다.

질문6: 마이삭에 이어 또 다른 태풍 하이선도 북한의 함경남도 즉 동해안 일대를 스쳐가면서 많은 피해를 입힌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북한이 하루빨리 이 피해복구가 이뤄지기를 바라지만, 돌격대를 파견하는 식의 땜질 방식이 아닌 영구적인 자연재해 극복 노력을 기대해 봅니다.

안찬일: 그렇습니다. 돌격대는 돌격대일 뿐입니다. 그들은 또 와닥닥 일을 해 치우고 자기 고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렇게 일을 땜질식으로 하는게 북한 사회주의의 가장 큰 취약점입니다. 북한이 자연재해의 공격으로부터 지역과 사회를 지키는 일은 우선 소유관계를 개선하고 자기 고장을 자신들이 주인답게 지키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풍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아니라 그 이상 누가 나타나도 사정을 보아 주지 않습니다. 결국 북한 사회주의의 아랫돌 뽑아 윗돌 놓기 식의 임시방편이 오늘 자연재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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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