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밝혀져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조성길 대사 대리는 지난 2018년 11월 초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을 탈출한 뒤 약 2년여 동안 행방이 일체 알려지지 않아 미국 망명 등 여러 설이 난무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행이 밝혀지면서 다시 그가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이 시간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먼저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는 누구인지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안찬일: 조 전 대사대리는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가 문정남 당시 주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한 이후 대사대리를 맡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다 2018년 1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종적을 감추면서 제3국 망명설이 도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었습니다. 1975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조성길 대리 대사는 아버지와 장인어른 등이 모두 대사를 지낸 고위 외교관 집안의 자녀로 영어와 함께 프랑스어, 중국어 등 4개 나라 언어를 구사하는 수재라는 평가도 받아 왔습니다.
특히 그가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이탈리라에 근무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치품 예를 들어 보트라든지 고급 가구 등을 수입하는 일을 맡아왔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그의 망명 공개로 향후 이 분야에 대한 고급정보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조성길 대사 대리를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 최고위 북한 관료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문제는 그동안 그의 행적에 대해 보안이 잘 지켜져 왔는데 어떻게 그의 한국행이 공개되게 되었는지요?
안찬일: 이번에 대한민국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지난해 7월 국내 입국을 공식 확인해 주면서 그의 한국행과 정착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전해철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일부 취재진과 만나 "조성길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며 "수차례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혔고 우리가 그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이 1년 이상 공개되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선 "본인이 한국에 온 것이 알려지는 것을 당연히 원하지 않았다"며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이 사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접촉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이탈리아 잠적 이후 경로와 현재 국내 거취, 한국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신변 보호를 이유로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질문 3: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북한의 고위 망명자가 미국으로 가는 것과 한국으로 가는 데서 북한에 남겨진 가족, 친척들에 대한 처벌의 차이가 존재합니까?
안찬일: 분명히 존재합니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재 미국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모 고용숙 부부와 전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 장승길 부부 등 북한의 고위급 망명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북한의 보편적 원칙인 연좌제가 적용된다면 김정은 위원장도 수용소에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대한민국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좀 면책권을 누린다고 할까요. 하여간 그래서 지금껏 조성길 대사 대리도 자기가 한국에 정착했다는 사실을 잘 숨겨 온 것입니다. 조성길 대사대리처럼 한국에 정착하고도 자기 신분을 공개하지 않는 북한 고위급 인사는 더 있다고 봐야 합니다.
질문 4: 그렇다면 이번에 왜 조성길 대사 대리의 실체가 공개되었을까요?
안찬일: 한국 국회의 전해철 정보위원장은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첫 보도가 나오기 전에 정보위 여야 간사들에게도 관련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가 문정남 당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를 추방한 이후 대사대리를 맡았습니다.
그러다 2018년 1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종적을 감추면서 제3국 망명설이 도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은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 20여 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한국 망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지난해 7월 극비리에 국내 입국해 부인과 함께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탈리아에 남아있던 미성년 딸은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외교부가 확인했습니다. 딸이 북한으로 간 경우에 대해서도 본인의 의사였다는 설과 반대로 북한 대사관 보위원이 강제로 데려갔다는 두 가지 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질문 5: 앞으로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될지 그것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그에 대해 좀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2018년 11월 조성길 대사대리가 망명을 선언한 후 서울의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등 고위 탈북민 인사들은 어서 빨리 서울로 오라고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조성길 대사 대리는 앞서 설명드린 대로 북한에 남겨둔 가족 친척들, 특히 조성길 대사 대리의 경우 아버지와 장인어른이 대사를 지낸 핵심 계층이어서 그들의 운명에 대한 걱정이 많아 서울행에 대해 망설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신변에 대한 모든 것이 공개된 이상 이제 더 이상 주저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조성길 대사 대리는 북한 권력 핵심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며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치품 수입 등 평양의 숨겨진 정보들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인물입니다.
앞으로 조성길 대사 대리는 특강도 하고 방송 출연도 하면서 북한의 숨겨진 사실들을 공개하는 일을 하면 좋을 것이고, 태영호 의원처럼 석사, 박사 공부까지 한다면 대학 교수도 되고, 그러니까 북한에서 이루지 못한 찬란한 희망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또 언젠가 통일의 날이 온다면 북한 사회를 민주화, 자유화하는 일에도 큰 몫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부디 목숨 걸고 찾은 자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북한에서 이루지 못한 희망과 꿈을 잘 이루어 나가기 바랍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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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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