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성경 말씀처럼 북한 주민들 가정 가정들 새해에 행복 지수가 높아가는 한 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취임 1성이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새해 2021년 벽두에 북한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벌써부터 그에 대한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예상되는 새로운 5개년 경제발전 전략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먼저 북한의 당대회 의미부터 짚고 넘어갈까요?
안찬일: 북한의 노동당은 75년을 집권하고 있는 유일 정당이며 그렇기에 세상 사람들은 노동당을 독재 정당이라고 부릅니다. 북한도 그것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북한 노동당은 집권 75년 동안 당대회를 겨우 여덟 번째로 소집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입니다. 자신들의 강령과 규약에 5년에 한 번씩 연다고 해 놓고 그 규약을 안 지켰으니 변명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여간 김정일 위원장 집권 기간인 1980년부터 2011년까지 단 한 차례도 당대회를 열지 못했다는 사실은 정당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변입니다. 이번에 소집되는 제8차 당대회도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당 대회의 주된 과제는 경제발전 전략의 제시인데, 북한 경제가 작동을 멈추다 보니 경제 전략을 짜고 말고 할 명분도, 대안도 없는 것입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자 그럼 이번 8차 당대회에서 내놓을 경제전략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지요?
안찬일: 원래 북한 노동당은 항상 '경제계획'이라고 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아예 '경제계획'이란 용어를 삭제하고 '경제전략'이라는 애매모호한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계획이란 얼마의 예산을 마련하여 어디에 투자해 얼마만큼의 성과를 낸다는 것인데, 아예 예산 자체가 없으니 전략이란 용어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북한 노동당이 올해 1월 당대회 때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서는 군수·농업·금속 부문을 특히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왔습니다. 국가안보 전략연구원 한반도전략연구실의 임수호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미래로의 은밀한 회귀: 북한 8차 당대회 경제기조 전망'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먼저 임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차기 5개년(2021∼2025년) 경제전략에서 강조할 첫 번째 부문으로 '군수'를 꼽았습니다.
질문 3: 그렇다면 결국 제7차 당대회에서 내놓은 경제·국방 병진 노선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말로 해석해도 될까요? 결국 이는 비핵화는 없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안찬일: 저는 그렇게 봅니다. 북한은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대외환경의 악화를 근거로 군수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 강조할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동시 추구하는 '병진 노선'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군수공업의 병진 노선은 결국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으면 되는데, 북한에게 비핵화는 절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비핵화 없이 북한이 체제 재생산이 제대로 될지 참으로 우려가 큽니다. 더구나 미국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하는데 새 정부의 신조는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북한의 앞길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질문 4: 다음 농업 부문 발전전략에 대해서도 좀 짚어주세요.
안찬일: 북한의 농업정책은 식량과 관련돼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문이고, 특히 작년의 작황 급락과 외화 부족 등 수입능력 부족을 감안해 특별히 강조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집단 영농을 얼마나 완화하느냐 하는 문제가 관건인데, 북한 노동당도 중국 공산당의 개혁 개방 정책에서 농업의 개인영농화, 가족영농화를 잘 연구해 왔기에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이 분야의 도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문 5: 세 번째 전망인 금속공업 분야의 전망도 마저 해 주시죠.
안찬일: 북한 경제의 금속 부문은 최근 실적이 가장 부진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기계·공업 등 생산재·소비재 생산 부문에도 장기적으로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북한에서 '경제의 쌀'이라고 불리는 금속공업도 5개년 경제발전 전략에서 크게 강조될 것입니다. 금속공업의 핵심은 얼마나 지하자원을 잘 활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철광석 채취와 제강공업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북한은 이 연속적인 연결고리의 첫 번째, 즉 채광과 수송이 거의 마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도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 수 있지만, 그 실행은 미지수란 것입니다. 현재도 보면 북한은 이 분야에서 유독 '80일 전투'를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성과는 어떤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북한은 경제의 원천인 자금확보가 우선인데 지하자원 수출길이 막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습니다. 비핵화만 되면 단숨에 넘을 언덕 앞에서 비비적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6: 결론은 비핵화의 언덕을 넘지 않고서는 북한의 당대회는 무의미하다는 것이군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은 첫 번째 단추만 잘못 끼운 게 아니라 두 번째 단추 역시 잘 못 끼워 오늘의 참상을 자초했습니다. 애당초 시장경제와 배치되는 '계획경제'를 버리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잘못된 단추이고, 핵 무장화로 국제사회의 고립화를 자초한 것이 두 번째 잘못 끼워진 단추입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이제라도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과감하게 병진 노선을 내려놓고 핵 무장화 포기선언과 더불어 국제사회로 나가겠다고 선언하면 그것으로 분수령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디 북한 지도부가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놓쳐 버리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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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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