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한국의 남북통합문화센터는 ‘남북 주민을 위한 공동 문화 구역’을 목표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지난 15일 통합문화센터에서는 봉사단을 새롭게 만들고 발대식을 가졌습니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모든 자원봉사단원이 하루를 함께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빗방울이 떨어지는 토요일, 주말을 반납한 50명의 봉사단을 <여기는 서울>에서 만나봤습니다.
(현장음) 행사장 주변 현장소리
이곳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남북통합문화센터 1층 대강당.
토요일 오전 9시면 꽤 이른 시간인데 벌써 여러 명이 자리하고 있네요. 강당 입구에서는 명단 확인과 함께 조끼와 명찰을 나눠주고 강당으로 들어서면 이렇게 음악 소리가 반겨줍니다.
강당에 들어서면 ‘남북통합문화센터 자원봉사단 2기 발대식 & 소통DAY’라고 적힌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이 자리에 대한 설명부터 들어봤습니다.
(인터뷰-김보연 부단장) 안녕하세요. 저는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 자원봉사단에서 부단장을 맡고 있는 김보연이라고 합니다. 탈북민분들께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반 남한 사람들과 소통의 과정들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워낙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어울리면서 소통하는 데 도움 되는 것을 살펴봤더니 중요한 것은 ‘문화’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면 ‘소통도 하고 타인도 돕고 자신도 존중하는 그런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무엇을 하면 좋을까? 자원봉사가 있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렇게 봉사단을 창단해 2기 발대식을 열게 됐습니다.
봉사단원은 모두 50명. 남북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서 활동할 수 있도록 탈북민 25명, 남한 사람 25명으로 구성했습니다. 예상보다 지원자가 많아서 애를 먹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단원들을 선발했을까요?
(김보연 부단장) 총 101 분이 신청을 하셨고요. 전화 면접까지 보고 최종 선정된 인원이 총 50명입니다. 작년에 1기로 활동하셨던 분들이 일정하게 이끌어주시는 역할을 해주셔야 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느 정도 계시고 나머지 분들 같은 경우에는 새롭게 오시는 분들인데요. 전체 50명 중에서 40명 정도 되고 여성, 남성, MZ와 OB. 그리고 탈북민과 일반 주민… 이런 모든 것들을 조화를 이루어서 남북의 통합, 세대 통합, 이런 부분들도 같이 어우러지게 구성했습니다.
연령, 성별, 출신지역을 골고루 배분하고 거기다 면접까지! 취업 면접은 들어봤어도 봉사단에 들어가기 위한 면접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봅니다. 그런데 좋은 마음으로 봉사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너무 조건이 까다로운 거 아닌가요?
(김보연 부단장) 1기 참여하셨던 분들께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그게 입소문이 좀 많이 난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오신 것 같습니다. 보통 봉사단을 모집을 할 때는 당연히 된다고 생각하고 무슨 봉사단이 면접이 있냐고 보통 다 생각하시잖아요. 그런데 이곳은 통일을 미리 연습해는 공간인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이 만남의 과정이 긍정적이고 우리도 같이 만나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구나… 를 보여주는 역할을 여기 계신 자원봉사자분들께서 해주셔야 한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에 대한 존중 이런 부분들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가짐과 태도가 각별히 중요하기에 그에 따른 검증과정이 필요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렇게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선발된 봉사자 50명이 이날 첫 만남을 가졌는데요.
(현장음-문동욱 과장) 오늘 식순에 대해서 좀 간단하게 말씀을 드릴게요. 개회사를 하고 나서 처음 보는 자리다 보니까 자기 소개를 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다음에 팀 정하기를 할 겁니다. 팀 별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추후에 다시 더 설명을 해드릴게요. 그리고 식사를 하시고 발대식 때 진행될 저희 타임 캡슐 만들기 진행을 하시고 팀원 간 소통의 시간을 가지시라고 1층 카페에서 음료수를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리고 약 1시간에 걸쳐서 센터 투어를 합니다. 투어를 하고 난 다음에 발대식을 이곳에서 진행을 할 겁니다.
2기 봉사단원이자 1기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하신아 씨가 첫만남을 이끌어가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현장음) 일단은 제 소개 먼저 드리도록 할게요. 예시로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하신아이고요. 북한 평안남도에서 태어났고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3학년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한 달 사이 가장 즐거웠던 기억이라면 최근 드라마를 한 개를 봤는데요. ‘얼어 죽을 사랑 따위’라는 드라마인데 재밌었어요. 이틀 동안 정주행 한 게 가장 즐거웠던 기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죽기 전에 가고 싶은 곳! 미국에 정말 가보고 싶고요. 그리고 배낭 여행을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는 자원봉사단에 참여한 이유와 앞으로의 기대! 저는 자원봉사에 대해 좀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1기로 참석하게 되면서 그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고 또 활동적인 사람으로 제가 바뀔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한번 더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의 기대는 여러분들과 서로 소통하고 또 새로운 곳을 만들어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봉사단원들 각자 자기소개 하는데요, 5가지 항목을 화면에 띄어 놓고 말하는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어색한 자기소개를 좀 재밌고 부담없게 하려는 일종의 장치인데요. 이름과 소속, 출신지역, 한 달 사이에 가장 즐거웠던 기억,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 그리고 자원봉사단에 참여한 이유와 앞으로의 기대 이렇게 5가지 내용을 통해 자기를 소개합니다.
(김보연 부단장) 여기 오신 분들은 다 타인을 위해서 왔다고 하실 거고, 하시고 싶겠지만 자원봉사는 나중에 끝나면 다 느끼는 게 누구를 도와주려고 왔다가 내가 많이 성장하고 가고 성숙해서 간다라고 하는 얘기를 하거든요. 자신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이며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자기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런 나 자신을 스스로가 사랑해야 된다는 수용의 능력을 배우는 곳이 바로 이 자원 봉사의 현장이거든요. 그 (다섯 가지) 항목이 들어간 이유가 단순히 봉사하러 온 사람이라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들의 소개를 들으면서 서로 존중해 주자 싶었습니다. 그리고 느리지만 또 쑥스러울 수도 있지만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우리가 집중을 하고 우리가 꼭 남북 주민의 어떤 결합만이 아니고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집중해보자는 의미로 였습니다.
-Closing Music –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문항 덕분일까요? 첫 만남인데, 연단 앞으로 나와 낯선 여러 명 앞에서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짧고 간략하게 끝날 것이라 예상됐던 자기소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을 모두 즐기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는데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남북 봉사자들의 이야기!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기자: 김인선,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