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삶의 문을 열어주는 사람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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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인생은 문을 여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인생의 각 대목에서 새로운 장이 열리며

그 속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되니까요.

탈북민들은 남한에 정착하면서 정말 크고 새로운 문 앞에 서게 되는데요.

남한 사회엔 이들을 도와, 함께 문을 열고 포기하지 않고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삶의 문을 함께 열어주는 사람들! <여기는 서울>에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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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1: (뉴스 중)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전문대학 전문기술 인재 우수학생 국가장학생을 선발합니다. / 한국수자원공사가 지역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남한의 정부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과 단체에서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합니다.

사회적으로 가치를 평가할만한 공공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다는 의미인데요.

예를 들어 노인을 공경할 수 있는 노인복지정책이나

노사간 상생하고 협력하는 정책

그리고 인재를 육성하는 장학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을 대상으로도 이 같은 정책을 실현하는 단체가 많은데요.

특히 새 학기 시작을 앞 둔 1월에는 2021년 장학생 선발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북한에도 이 장학금 제도가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학비 등을 보조해주는 겁니다.

그 중 한 곳, 미래나눔재단입니다.

인서트2: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는 윤환철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GC녹십자라는 기업의 창업주라고 볼 수 있는 허영섭 회장님께서 설립한 재단입니다. 회장님께서 2008년에 당신 재산을 기부해서 그 재산으로 재단을 설립했고요. 준비작업을 거쳐서 그 이듬해부터 탈북해서 남한에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돕고 있습니다.

미래나눔재단에서는 학비지원 대신 생활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탈북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장학금을 학비가 아닌 매달 생활비 형태로 지급하는 이유가 뭘까요?

인서트3: (윤환철) 탈북학생들은 아시다시피 등록금은 국가나 학교에서 해결해 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생활비를 돕는데요. 그 이유는 탈북학생들이 학자금이 들지 않더라도 다른 생활비가 부족해서 부업을 하게 되고 그 시간만큼 공부할 시간을 손해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 시간에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하려 하는 취지에서 인데요. 학력 기준이 있기 때문에 매 학기마다 심사를 해서 일정 학력 기준을 충족한 것을 확인하고 생활비를 계속 지원합니다.

말하자면 성적을 일정 정도 유지해야 생활비로 나오는 장학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학년별로 10명씩 장학생을 선발하기에 산술적으로는 총40명인데요.

실제로는 휴학 중인 학생도 있고 졸업이 유예된 학생이 있기 때문에

미래나눔재단에서는 늘 50명 여명의 장학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매달 한 사람에게 약 400달러 가량의 장학금이 지급되는데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급되기도 합니다.

인서트4: (윤환철) 매월 45 만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 따라 학원에 다니거나 실습을 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학원비나 실습비의 일정 부분도 보조하고 있습니다. 보조학습비라고 저희가 이름을 붙였는데 무한정 지원하지는 않고 1인당 한도를 정해서 학원비 들어가는 것에 70% 정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원에 구멍이 없도록 학생들의 필요를 파악한 뒤 세심하게 지원이 이뤄집니다.

특히 대학교 1학년, 신입생의 경우엔 1년동안의 장학금을 약속하는데요.

본인의 노력에 따라 4학년까지 쭉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도 있습니다.

인서트5: (윤환철) 학생들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이고 저희는 학생들이 공부를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 재단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 장학금을 받고 그만큼의 시간을 공부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을 갖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성적제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탈북민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은 많습니다.

일반 남한 학생들에 비해 대학에 입학하는 문은 좀 더 쉽고 넓다고 볼 수 있지만

학업을 따라갈 수 없어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휴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탈북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남한 출생의 학생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 최소 2,3배의 공부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생활비로 제공되는 장학금은 탈북 학생들에게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줍니다.

미래나눔재단의 장학 사업은 감정적인 부분과 건강문제까지 관리해 주기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한데요.

해마다 10명을 뽑는데 30명에서 50명 정도가 지원합니다.

인서트6: 지금 서류심사 중입니다. 이번주 금요일에 서류심사 발표를 하게 되고요. 그 학생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해서 선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좀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들 입장에서 겨우 10명밖에 안 뽑나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저희 재단입장에서는 50명을 책임지고 있는데 말이죠. 그러나 장학금을 주는 재단이 저희만 있는 것이 아니고 많은 선한 의지들이 이런 사업을 하고 있으니까 기회들은 주어지리라 생각하고요. 우리 학생들이 자기 자리에서 잘 감당하고 있어서 너무 자랑스러워요.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통일과나눔’이라는 재단인데요.

먼저 어떤 단체인지 전병길 사무국장에게 들어봤습니다.

인서트7: ‘통일과 나눔’은 2015년에 통일염원을 담아서 통일운동을 민간차원에서 준비하고자 설립됐었고요. 주로 하는 일은 통일 관련된 민간기금을 모아서 다양한 단체에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통일교육, 통일관련한 캠페인, 학술연구 등 통일에 관한 다양한 부분들을 지원하고 같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장학사업은 2016년에 영화배우이자 사업가이신 신영균 선생님께서 자신의 사제를 기탁하시면서 신영균 탈북민 장학기금이 조성됐습니다. 그 기금을 바탕으로 매년 탈북 청소년 중에 혹은 제3국 출생의 탈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같이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100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 수혜를 받았습니다.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은 많습니다만

제3국에서 태어난 탈북민 자녀들이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통일과나눔’에서는 제3국 태생 탈북민 자녀까지 그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서트8: (전병길) 지금 현재, 탈북민 중에 한국에 입국하는 분들의 흐름들이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들은 상당히 많은 도움들이 필요하고 문화적인 적응도 필요한 학생들이죠. 그런데 한국에선 제도적인 면이라든지 여러 부분에 있어서 그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재단은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매년 그 학생들에게도 꾸준히 장학금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지원 대상자의 차이는 장학생 선발 기준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한국말이 서툰 제3국 출생의 탈북민 자녀들에게

최소한의 성적 유지는 쉽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과 가정형편을 고려하는데요.

대안학교 담당 선생님의 추천서를 통해 선별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은 가장 가까이에서 학생을 지켜봤으니까요.

-Closing-

2021년도 장학생 선발을 위해 바쁜 사람들… 참 많습니다.

추천서를 써야 하는 대안학교 선생님들, 서류 접수와 심사를 해야하는 재단 관계자들.

이들 모두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꿈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인데요.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도 이어집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