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년들이 바라본 코로나 속 한국(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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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코로나비루스로 달라진 일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두 달이 다되도록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비루스로 지난 3월 2일 개학 예정이었던 학교는 몇번의 연기를 반복한 끝에 4월, 온라인 개학이 결정됐습니다.

인서트1: (인터뷰) 교육부는 4월 6일 개학의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원격 수업의 준비 정도와 코로나19 감염증에 대응한 중장기 학습 대책도 함께 검토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의 휴업일을 단순히 1주에서 2주 연장하는 방식보다는 온라인 수업과 등교 출석 수업의 병행을 포함하여 안정적인 등교를 준비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더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점도 말씀드립니다.

공부도 집에서.. 놀이도 집에서... 일도 집에서…아이도, 어른도 대부분의 일상을 집 안에서 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서트2: (인터뷰) 코로나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해서 / 답답하고 외출을 못해서 심심해요. / 저희가 번갈아 휴가도 내고 친척 집도 보내서 돌보고 있었는데 걱정이긴 하죠.

집 밖에서 지내는 사람들의 일상도 달라졌습니다.

출근길이 한산해졌고

인서트3: (인터뷰) 지하철에서는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거 같아요. / 자리도 많이 비어 있고. 많이 한산해요.

점심시간,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줄었습니다.

인서트4: (인터뷰) 매출이 10분의 1토막 정도까지 떨어진 상태거든요. 제일 최악 중의 최악입니다. 하루하루 최저 매출 계속 갱신하고 있으니까.

감염증의 위험 속에서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서트5: (인터뷰)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사라지는 것 같은데요. 따뜻한 음악과 함께 힘내셨으면 좋겠고 / 65세 어르신들 나이 많으신 분들이 제일 위험하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게 소독이다 보니까 이렇게 일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함께 이겨내고 있는 ‘코로나비루스’.

탈북 청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오늘 ‘여기는 서울’에서는 탈북청년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코로나비루스’에 대한 이야기 담아봤습니다.

인서트6: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저는 북한에서 가볍게 깃털처럼 날라온 남자, 북한남자 박유성입니다. 동국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영상에 관련된 일, 그리고 제 개인 유투브 채널에서 북한이야기를 들려주는 1인 크리에이터로 일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북한의 소식과 한국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한테 말해주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북한의 함경북도 청진에서 살다 왔고 한국에 온지 16년 된 탈북민이고요. 그리고 탈북민 중에서는 굉장히 귀한 사람이에요. (웃음) 아직 결혼 안 한 골드 미스이고 조미영 입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일을 하며 입담을 뽐내는 박유성 씨와 조미영 씨.

두 사람 모두 북한에서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 사태를 겪었는데요.

하지만 당시엔 병의 이름도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이번 코로나비루스를 겪으며 과거를 생각하게 된다는 두 사람.

코로나비루스의 유행으로 국가 의료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서트7: (조미영) 북한에 있을 땐 아파도 병원에 안가는 경우도 많았고 약도 야매로 구입을 해서 본인이 알아서 병을 치료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는데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정말 잘되어 있는 것 같아요. 또 하나, 북한에 있을 땐 한국에선 돈이 없으면 병원에 갈 수 없다라고 배웠어요. 썩고 병든 세상이라고 배웠는데 한국에 와보니까 의료보험이 잘 돼 있어서 누구도 돈 때문에 병원을 못 가서 치료를 못 받는 그런 일은 없더라고요. 이번에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또 한번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비루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 방역에 대한 남한의 대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감염증을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진단 키트를 통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검사하고 격리, 치료하며

감염증 확진 환자들의 동선과 감염자 숫자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주목 받는 건 다양한 검진 방법입니다.

차 안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와 일명 ‘워킹 스루’ 진료소.

인서트8: (인서트) 차 들어 와도 돼요.. / 증상이 언제부터 있었어요? / 증상은 주말부터 근육통이 계속 있었고요. / 마스크 쓰시고. 저쪽 보세요. 코 짭니다. 기침하지 마시고~~

‘드라이브 스루’ 는 햄버거를 파는 식당 등에서 자동차를 탄 채로 음식을 주문해 차 안에서 받아가는데 이용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국이 원조인 이 방식을 한국 사람들은 코로나 검사에 도입했는데요.

1시간 이상 걸렸던 검사가 10분 내외로 단축됐고 의심증상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으니 의료진의 감염 우려도 적습니다.

또 서울에 있는 보라매병원에서 도입돼 지금은 공항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일명 ‘워킹 스루’ 진료소.

우리말로 풀어보면 도보 검진소입니다.

완전 격리된 투명한 벽을 사이로 의료진이 검사자를 만납니다.

의료진은 벽에 연결돼 설치된 장갑을 이용해 검사하기 때문에 접촉 없이 검진이 가능한 거죠.

인서트9: (인서트) 코로 들어갈 거고요. 여기 빨간 판 보이시죠. 네.. 되셨어요. / (담당 의료진 인터뷰) 24시간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움직임도 거추장스럽고 불편한데 피로감도 훨씬 덜 한 것 같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따로 분리된 공간에서 검사하기 때문에 (감염) 우려라던가 걱정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의료진의 감염을 막는 방호복은 입는 데만 수십 분이 소요되며 공기가 통하지 않아 땀이 비오듯 흐릅니다. 이 방호복을 입지 않고도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편하지만

검사자들이 서로 접촉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 피해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인서트10: (인서트) 그 전에는 저희가 음압실에서 따로 (검사) 해가지고 검사 한 분 하시면 한 시간 동안 소독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최대 해 봤자 10명도 채 못 되게 검사했는데 이거를 하고 나니까 신속하게 검사를 할 수 있어서 그게 제일 좋아요. 지금은 거의 하루 40명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는 이제 진료소를 넘어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회를 살 수도 있고

인서트11-1: (현장음) 모듬회 소요. / 모듬회, 소자 하나요. 2만9천원 결제해 드릴게요. / (인터뷰) 생각보다 편하고 집에 가서 먹으면 되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미리 신청하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은 코로나 비루스가 유행하며 문을 닫았는데요.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서 착안해 차를 타고 책을 빌려올 수 있습니다.

인서트11-2: (현장음) 책을 읽고 싶어도 밖에 못 나가니까… 드라이브 스루로 안전하게 책을 빌려 가고 있습니다.

탈북 청년 박유성 씨와 조미영 씨는

최근 RFA 방송의 ‘클릭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도서관’을 이용해 봤습니다.

인서트11-3: (현장음) 도서관 카드를 왜 줘요. 여기는 주차비 정산하는 곳인데. / 일단 그 카드 대봐요. / 비밀번호 입력하라는데요? / 도서 대출을 시작합니다. / 여기서 책이 나와요? 우와~ 진짜 신기하다.

인서트12: (박유성) 인천에 있는 스마트 도서관이라고 해서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돼있어서 사람과의 대면이 전혀 없고 기계로만 진행되는 곳이라 다녀왔습니다. 경험을 해보니까 편하더라고요. 차로 한번 쓱 지나가면서 모든 게 해결이 되니까. / (조미영) 저는 평소에도 패스트푸드점은 ‘드라이브 스루’로 자주 이용을 했었고 커피점도 자주 이용했어요. 그런데 그거는(제가) 탈북민이다 보니까 일상이긴 하지만 스스로 놀랄 때가 많거든요. 영화 속에서 보던 장면을 내가 재연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이게 현실인데 현실 같지 않은 그런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차 안에서 책도 빌려볼 수 있다는 게지금 같은 이런 상황에서는 진짜 유용하구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Closing-

코로나비루스의 유행은 남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바뀐 일상을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고 가능하면 외출하지 않고 사회적 활동을 자제하고

그 속에서도 어떻게든 즐거움을 찾습니다.

탈북 청년들의 눈에는 코로나 속 한국의 모습이 막 한국 땅을 밟았던 그때처럼 새롭고 놀랍다고 하는데요. 오늘 못다한 얘기는 다음 시간, 이어가겠습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