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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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4월 29일은 한국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정부에서는 28일 0시 기준으로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 752명이라는 발표와 함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적거리두기 유지를 당부했는데요.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연휴기간, 여행이나 모임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요.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코로나비루스 전파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조심해야겠습니다.

코로나 속 탈북민들의 생활은 어떨까요?

탈북민들의 생활과 정착, 교육 등을 지원하는 각 단체에서도 코로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는데요.

‘여기는 서울’에서 담아봤습니다.

인서트1: (현장음) 공부 많이 하셨죠? / 아니요~ 안했어요. / 믿습니다. 열심히 하셨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웃음) 중간고사 오늘 처음 시작하셨잖아요? 보실만 하세요~

4월 넷째 주 이맘때면 각 대학에서 학기 중간에 보는 시험, 중간고사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 비루스로

시험은커녕 학교 출입도 쉽지 않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원격 수업 중인데

일부 대학에서는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진행이 어려운 실습 교과목부터 대면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인서트2: (현장음) 여러분이 이론적으로 배웠던 그 부분을 실제 기계를 만져봐야 하는데.. / 자! 이제 우리가 간격들을 사회적 거리를 두고 넓게 넓게 사용을 하셔야 돼요.

강의는 시작됐지만 학생 간에 간격은 2미터 이상을 유지할 것을 당부합니다.

당연히 마스크도 필수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면 수업보단 온라인 수업의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30대부터 50대까지의 늦깎이 탈북민 대학생들이 다니는 대학도 있는데요.

인서트3: (김문녕) 부천대학교 남북하나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문녕입니다. 부천대학교 안에 부설로 남북 하나지원센터라고 2016년부터 개설돼 운영하고 있고요. 북한이탈주민 중 학위취득을 하고 싶은 분들이 같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학위취득 과정 중에 학점은행제도라는 게 있거든요. 대부분 대학별로 평생교육원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 학점은행제도를 활용해서, 그러니까 일반적인 대학에 입시를 통해서 입학이 어려운 분들 또는 연세가 있는 분들 가운데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들이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대학 강의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평생교육원 입니다.

정규대학보다 수업은 쉽지만 법적으로 대학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해 주는 교육기관입니다.

대부분의 대학에 평생교육원 과정이 마련돼 있지만

부천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경우엔 90% 이상이 탈북민 학생입니다.

부천대학교 평생교육원도 코로나 비루스로 원격 수업을 진행해 왔지만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점차 줄어들며 일반 대학보다 조금 빨리 대면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인서트4: (김문녕) 1주차부터 5주차까지는 학교에 나오기가 어려워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다가 4월 21일부터 출석 수업, 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서 진행하고 있고 지금 2주차 하고 있어요.

학점은행제는 학년이 따로 없습니다.

학위 취득에 필요한 학점만 이수하면 됩니다.

2년제 대학(전문학사) 과정을 졸업하려면 총 80학점이 필요하고

4년제 대학(학사학위) 과정을 졸업하려면 총 140학점을 취득해야 합니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4년제 대학 과정을 3년 만에 마칠 수도 있는데요.

보통 학생들은 한 학기에 3학점짜리 7과목의 강의를 듣습니다.

총 13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기 때문에 대면 수업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인서트5: (김문녕)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다 마스크 착용하고 있어요. 현재 재학생 모두 다 잘 다니고 있고 작년과 대비해서 큰 변동사항은 없는데 아무래도 현재 (코로나로) 상황이 어렵다 보니까 이번 학기에 휴학을 하거나 다음 학기로 학업을 미루는 경우도 몇몇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 계셨던 지역이 중국이신 분들이 좀 계시니까 방학기간동안에 그쪽(중국)에 체류하셨던 분들 중에는 한국에 오셔서도 조심했던 것 같고 그런 특이한 상황 빼고는 수업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130명 전체가 한 강의실에 다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건물 별 강의실 별로 흩어져서 들어가시기 때문에 완전히 밀집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죠. 정부에서 주는 지침 가이드 라인을 잘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고 있는 40살 정다온 씨.

한국에 온지 5년 됐습니다.

남한 남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4살된 딸도 키우고 있지만 남편의 권유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인서트6: (정다온) 애기 키울 때 좀 힘들었거든요. 그냥 애기만 데리고 집에만 있고 나갈 수 있는 범위가 없고 친구가 없고 하니까 우울증이 온다고 할까? 좀 힘들었던 상황에서 애기 아빠는 적극 추천을 하는 거죠. 그래서 처음엔 밖에 좀 나와보자 하고 나온 거죠. 처음 1학기 때에는 진짜 힘들었거든요. 그냥 가방 메고 집에 갈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진짜 토씨 하나 안 흘리고 집중하려고 하는데 이해를 못하니까. 그런데 1년이 딱 지나니까 모르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막상 공부를 해보니까 이게 직업을 선택하는데 중요하다기보다는 내 가정에, 내 가정을 운영하고 아기와의 대화, 내 가정을 꾸리는 데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온 씨는 이번 학기에 사회복지학 3학년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다른 학부모들에 비하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나은 편이라고 하네요.

인서트7: (정다온) 지난주부터 학교 다니고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애기가 어린이집에 다니다 보니까 긴급돌보미가 있어서 정상적으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부모님들은 어려우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집에서 PC 켜놓고 강의 듣고 해야하는데 옆에 엄마가 없으면 아이들이 제대로 공부를 안하니까 어머님들이 많이 걱정을 하시죠. 그러니까 3교시면 3교시를 다 못하고 1교시나 2교시를 듣고 애들 때문에 집으로 가는 분들도 계시는 상황이에요.

겨울 방학 기간을 포함해 4달 만에 학교에서 만난 선후배와 동기생들...

마냥 반갑기만 할 줄 알았는데 아직은 코로나 여파로 조심스럽습니다.

인서트8: (정다온) 오랜만에 다들 만나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도 있고 하니까 잠깐씩 얘기하는 정도? 올해 새로 입학한 분들이 있는데 또 마스크로 얼굴을 다 가리고 보니까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고. 가까이 앉지도 못하고 책상을 어느 정도 거리를 놓고 앉고 예전보다 변화가 많이 생겼죠. 10시 정도에 (수업을) 시작하면 오후 5시 정도에 끝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단축 수업을 해서 점심시간없이 쭉 하는 거죠. 1시, 2시까지 수업을 쭉 하고 끝내는 거죠. 그래도 학교에 가면 여럿이 모여서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이런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진 거죠.

입구에서 체온을 확인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강의실에 들어갈 수 있는 요즘이지만

다온 씨는 이렇게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초, 중, 고등학교 과정을 교육하는 남북 사랑학교에서도 부분 개학을 했습니다.

추유진 교감의 말입니다.

인서트9: (추유진) 저희가 3월 중순부터 비대면 수업으로 전면 개학을 해서 운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일부 중국 출생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을 너무 힘들어해서 아주 적은 인원, 소수 인원만 등교시켜서 큰 교실에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거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많이 엄숙해졌어요.

-Closing-

그리웠던 학교에서, 그리웠던 교실에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아직은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