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브라보 마이 라이프] 건축사의 북한땅 훑어보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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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요즘 봄을 맞아 겨우내 집안에 쌓여있던 먼지를 털어내고 두툼한 겨울옷을 정리하는 등 대청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리창도 닦고 겨울 이불도 빨고, 해야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지방 정부도 봄맞이로 바쁩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쾌적한 환경 조성과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 건축물 조성으로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잘 지어진 건물 하나가 그 도시를 유명하게 만들기도 하죠. 앞으로 많은 건축사들이 서울의 새로운 상징을 위해 고민하고 구상하고 또 경쟁할 겁니다.

건축사들은 서울의 변화뿐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위한 고민도 하는데요. 지난 3월 중순, 북한 지방 도시의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올해가 벌서 5번째 행사인데요. 그 현장 <여기는 서울>에서 담아봤습니다.

(현장음)잠시만요. 미리 신청하셨어요? / 건축사님이시죠? / 네. / 성함, 자격번호. 상호~

이곳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건축사회관 국제회의실.

북한개발연구 심포지엄에 참석하려는 건축사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오늘은 전문가들이 주제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고 다시 그 연구를 놓고 토론하는 심포지엄이 열리는 날입니다.

(현장음)서울특별시 건축사회 북한 개발 연구위원회 주관 북한 개발 시대를 위한 북한 지역 분석 가이드 심포지엄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진행을 맡게 된 북한개발연구위원회 위원 건축사 이황희입니다. 오늘 행사는 3개의 세션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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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개발연구 심포지엄 포스터. /RFA Photo

참석자 80여 명이 가득 채운 회의실, 이 자리에는 북한의 각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탈북민도 함께 합니다. 인사말을 위해 발표석에 나선 사단법인 북한개발연구소 김병욱 박사.

북한개발연구소는 2015년, 위성지도를 통해 실향민의 북한 집을 찾아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북쪽에 고향을 둔 모든 사람이 달라진 고향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김 박사는 실향민과 탈북민을 위한 선물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고향과 그리고 고향에 남아있는 가족과 동료를 위한 선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북한개발연구’라고 말합니다.

통일되면 북한 개발의 선두자이자 북한 도시개발의 안내자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김 박사는 이번 심포지엄에도 자문 형식으로 참여했다는데요. 김 박사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김병욱)안녕하십니까, 김병욱입니다. 떠나온 고향에 대한 개발에 대한 꿈을 펼치기까지 또 오늘과 같이 이렇게 공동의 우군을 만나게 되기까지 9년이 흘렀습니다. 남한의 건축사들과 저희 탈북민 중심의 북한 연구자들이 떠나온 고향 개발에 대한 시대적 사명을 수행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차이가 작은 꿈을 만들고 또 여러분들의 꿈이 모여서 하나의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소중한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북한개발시대를 위한 북한 지역분석 가이드’ 입니다. 지금까지 북한 하면 평양에만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런 시선을 북한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죠. 특히 이런 연구가 북한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하는 게 행사를 주관한 북한개발연구위원회의 입장인데요. 또 이런 연구는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노력이라고 말합니다.

(차상욱 남북건축교류 위원장)서울시 건축사회 안에는 24개의 위원회가 있습니다. 그 위원회 대부분이 건축사의 현안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인 연구와 토론을 하는 곳이죠. 그런데 북한 개발 연구위원회만이 유일하게 건축사들의 미래 현안을 모색하고 고민하는 위원회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통일이라는 단어는 우리 위원회가 생각하는 완전히 미래의 이야기죠.

차상욱 남북건축교류 위원장의 북한땅 훑어보기 발표가 시작됩니다. 북한의 행정구역, 지형, 인구분포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는데요.

(현장음)북한의 행정구역은 보시는 바와 같이 크게 9개의 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한번 볼 것은 국토 면적인데요. 북한이 우리보다 약 23% 정도 더 넓습니다. 반면에 해안 도서는 우리가 북한보다 3배 정도 많습니다. 북한은 아시다시피 산악지대가 우리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죠. 평지는 아마 해안을 따라서 35%밖에 되지 않는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1년 기준으로 해서 2천600만 명의 북한 인구는 해안에 면한 지역에 모여 살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김 씨 일가의 특각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북한에서 풍광이 제일 좋은 곳마다 다 있습니다. 강원도 원산의 갈마별장 그리고 함경남도 흥남 부근의 마전 별장 같은 경우를 대표적으로 보면 아주 외딴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김씨 가문의 특별열차 노선이 코앞까지 연결돼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북한 지역을 잘 모르는 참석자들을 위해 남한 뉴스 보도에 자주 등장하는 북한 지역으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데요. 이번 심포지엄의 가장 큰 목표는 북한의 평양 밖 지역에 대해서도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음)저희는 6개 도시를 선정해보았습니다. 저희가 건축사의 시각으로 도시들이 지닌 흥미로운 요소들을 볼 때 분명히 미래의 한반도에서 잠재적인 가치가 풍부하게 드러날 거라고 판단한 도시입니다. 물론 규모 면에서 그보다 더 중요하고 큰 도시들은 많지만 저희 건축사의 시선에서 이번 심포지엄에서 정한 도시는 이 6개입니다. 청진, 원산, 해주, 평성, 강계, 혜산! 저희 건축사들이 6개 도시를 깔아놓고 펼쳐 보이는 미래의 비전들이 절대 정답이나 예언은 아닙니다만 북한의 긍정적인 미래상 그것을 찾는 데 있어서 하나의 방법론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함경북도 청진 시입니다. 김도현 위원은 청진을 핵심 단어 5가지로 정리했습니다.

(현장음)제일 먼저 국경과 청진항으로 유통 물류 생산의 중심입니다. 두 번째로는 자유시장 경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거다! 왜냐하면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탈북한 인원이 1만 6천 명입니다. 탈북민 전체 인원이 3만 5천 명인데 거의 한 60% 정도가 그쪽 지역인 거죠. 세 번째로는 나진 경제 특구가 굉장히 가까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진 경제 특구에 아무나 못 들어갑니다. 청진 사람도 그쪽으로 못 갑니다. 나진 경제 특구의 한계점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배후도시로서의 어떤 청진. 67만 인구를 가진 그 배후 도시로의 청진이 굉장히 중요한 어떤 그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네번째로 청진과학대학, 의과대학과 제철소 등 과학과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다섯번째로는 길주를 중심으로 한 핵시설이 미래에는 인류를 위한 다른 기술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또 나진항과 청진항, 공항까지 위치한 청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현장음)청진 공항은 청진에 있는 게 아니고요. 그 밑으로 한 44kg 떨어진 남쪽에 어랑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 도시에 있어서 만약에 통일 이후를 우리가 생각한다면 청진까지 기차로 못 갑니다. 그래서 아마 이 공항이 굉장히 많이 앞으로 개발이 돼서 항공교통이 많이 발달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Closing Music –

건축사들의 시각으로 보는 북한 도시의 개발 방향과 미래, 남한 사람들보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께 특히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 같은데요. 해주, 원산, 평성, 강계, 혜산의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기자 김인선, 에디터이현주,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