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브라보 마이 라이프] 청년들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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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나비효과’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어느 한 곳에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인데요. 쉽게 말해서 사소하고 하찮게 보이는 작은 일이 나중엔 엄청나게 큰 변화와 여파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하죠.

기상학에서 적용되던 이 말이 우리의 삶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언젠가 큰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북한 인권과 탈북민 인식개선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남북 청년들인데요.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단체도 많습니다.

그중 하나, 남한 10여 개 대학의 북한 인권 통일 소조들의 연합체인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줄여서 ‘통대동연’이라고 하는데요. 해마다 대표와 부대표 등 임원진들을 구성해 사무국을 꾸립니다. 지난 3월, 2022년 임원진이 구성됐고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여기는 서울>에서 만나봅니다.

(인터뷰)안녕하세요. 저는 통일 대학생 동아리 연합에서 이번 2022년도 회장을 맡게 된 김송현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통일외교안보 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유니스'라는 동아리가 새로 가입되어서 총 9개 대학 11개 동아리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다 보니 작년에는 동아리별로도 활동이 원활하지 못했고 회장단 회의조차 진행되지 않았었는데 이번 연도부터는 좀 상황이 나아지다 보니까 비대면으로라도 한 달에 한 번씩 회장단 회의를 열면서 연합 내 동아리들 간의 교류를 정기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비루스 대유행 속에서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는 요즘, 동아리 활동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두기도 줄었고 모임의 인원 제한도 거의 없어지면서 얼굴 맞대고 모일 수 있는 시기가 왔는데요. 이제 임원진들이 바빠질 시간입니다.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게 된 만큼 해야 할 일이 많아졌으니까요.

(인터뷰)저는 동국대학교 사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승현입니다. 현재 통대동연 부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외국인 친구들한테 북한 인권과 통일에 대해서 알리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서 사업 계획서도 작성하면서 통일을 이루어 나갈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 많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통대동연은 2016년에 창단된 모임으로 통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남북청년들이 주축을 이룹니다. 이들은 청년들만의 방법으로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이나 북한 인권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학술제는 물론 남북청년들이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고요.

(인서트)방청객: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애와 동성 간의 연애는 어떤가요? / 보수적이다 보니까 질문하신 두 부분 다 북한에선 많이 따지죠. 일단 동성은 상상 조차가 안 되고요. 그거는 거의 뭐 공개처형 할 겁니다. (방청객들 웃음) 우스개 소리가 아니라 공개처형을 할 겁니다. 절대 북한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심지어 야동을 봤다고 총살할 정도니까…

남북의 학생들이 모여 ‘북한 음식’을 배워보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인서트)오늘 이렇게 첫 쿠킹클래스를 제가 맡게 됐습니다. / 저희가 쿠킹클래스가 처음이라서…. 많이 와서 긴장되네요. / 인조고기밥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드리자면 이건 콩으로 만들어요. 북한에선 고기가 귀하니까 고기와 비슷하게 콩으로 인조고기를 만듭니다. 이 콩고기에도 종류가 있어요.

그동안 통대동연에서 진행했던 행사들은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의 호응도 좋았는데요. 올해는 또 어떤 특별한 자리가 마련될지 기대가 됩니다.

매달 첫째 주 토요일, 통대동연 사무국 임원진들의 회의가 열리는데 지난 주말이 두 번째 자리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김승현)저뿐만 아니라 지금 통대동연의 회장단들 전부 다 팬데믹 시기의 당선이 된 사람들이라서 한 번도 대면으로 뵌 적이 없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차츰차츰 대면 활동을 늘려가고자 노력할 예정입니다. / (리포터) 지금 사무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 / (김송현) 프로젝트명은 통통배라고 '통대동연, 통일의 배를 타다'의 줄인 말입니다. 많은 친구들의 관심을 이쪽(통일) 분야에 쏟게 하는 사업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여행'이라는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기에는 아직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아서 참가자들이 팀을 꾸리고 그분들이 통일 관련된 탐방지를 보내주시면 그걸 바탕으로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요. 앞으로 통일과 평화 그리고 북한의 인권을 생각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청년들에게 알릴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5월 말까지 통통배 프로젝트에 참가할 팀을 모집 선발하고 선발된 팀들이 자율적으로 여행 일정을 마친 뒤 8월에 최종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더 많은 남북청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하네요.

(김승현)저희가 활동하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한데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바로 접근을 할 수 있고 정보를 많이 알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하자는 게 목표이기에 이렇게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청년들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청년들까지 전부 다 통일이라는 큰 주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데 저희가 조금 이바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승현 씨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경험으로 생긴 확신 때문입니다.

(김승현)저도 사실 이 분야에 들어온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어가는 정도에요. 그전까지만 해도 북한 인권이나 통일 그거와 관련해서는 그냥 위쪽에 있는 국가, 독재 국가… 그 정도 인식밖에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북한이탈주민분을 만나 뵌 적이 있었거든요. 봉사활동을 하면서요. 그런데 처음에는 그분이 북한이탈주민인 걸 몰랐어요. 활동 끝나실 때쯤에 알려주시더라고요. 북한에서 오셨다고요. 그 경험이 계기가 됐어요. 이산가족 문제나 북한 인권문제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생각해서라도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이런 활동을 한다고 '얼마나 달라지겠어?'라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 혹은 내가 직접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통대동연과 함께 활동을 조금만 할 수 있다면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통대동연에서는 2022년 사무국에서 함께 활동할 친구들도 공개 모집할 예정입니다. 마음이 맞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큰 도움이 되니까요. 청년들의 활동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요. 승현 씨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김승현)저희가 학술 세미나를 하거나 동아리 방에 모여서 이제 통일이 이어지면 좋겠다, 이렇게 외친다고 해서 과연 통일이 될까? 북한 인권이 향상될까?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회의감에 빠지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저희로 인해서 많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활동에 참여하신 분들이 진로를 바꾸기도 하고 북한이탈주민분들이 저희의 이런 활동에 되게 감사함을 느낀다,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해주거든요. 그때마다 우리의 활동이 의미가 없는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나비 효과라고 하잖아요? 저희의 활동이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돼 언젠가는 큰 움직임으로 한반도 평화 그리고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Closing Music -

북한인권과 통일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언젠가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 청년들! 이들의 힘찬 날갯짓이 하루 빨리 나비 효과로 나타나기를 바래봅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기자 김인선,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