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은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는 지금, 누구나 인터넷으로 개인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데요. 그러면서 일반인이 유명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굉장히 오랫동안 해온 개인의 작은 취미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크게 화제가 되기도 하고요.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갈고 닦는 일, 그게 무엇이든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건데요.
회사나 단체도 마찬가집니다.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팠다는 것, 그만한 실력과 깊이가 더해졌다는 얘기겠죠? 북한인권 실태를 국내외에 알리고 탈북민 교육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사단법인 물망초도 올해 설립 10주년이 됐습니다. <여기는 서울>에서 그 10주년 행사장에 다녀왔는데요. 지난주에 이어 전해드립니다.
(현장음) 2022년 물망초인(人)상! 수상자!! 요안나 호사냑. 요안나 호사냑은 2004년 북한인권 시민연합활동을 시작으로 UN인권~~
물망초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제1회 물망초인(人)상을 선정했습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폴란드 출신의 요안나 호사냑이 그 주인공인데요. 청취자 여러분들에겐 낯설겠지만 북한인권 관련 단체와 기관들 사이에선 유명한 분입니다. 한국 사람 중에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많지만 요안나 호사냑이 선정된 이유가 있다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현장음)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물망초인상 위원회 위원인 김종철 이사입니다. 첫번째로 대한민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또는 국군포로. 두 번째로 국적을 불문하고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10년 이상 헌신하신 개인이나 단체. 이들 중 해당자 1명을 선정하여 매년 물망초인 날에 시상과 함께 1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망초인(人)상 후보자는 총 15명이 추천되었고 그 중에서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한 후에 마지막으로 요안나 호사냑을 최종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요안나 호사냑은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10년 이상 헌신한 자로서 특히 역사의 조난자인 국군포로의 인권 침해 문제를 2021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최초 적시하는데 공을 세워 물망초와 뜻을 함께 같이 하여 최종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요안나 호사냑은 북한 내 여성 착취 문제, 정치범 수용소에서 생산한 물품 수출 문제 등을 제기하고 관련 내용들의 진정서들을 실무 그룹에게 제시하면서 한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 공을 인정받아 물망초인(人)상을 수상하게 됐는데요. 요안나 호사냑은 북한인권 시민연합과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수상소감을 통해 뜻을 함께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립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북한인권이 개선되기까지는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도 남기는데요. 요안나 호사냑의 수상 소감, 직접 들어보시죠.
(현장음)안녕하세요. 저는 북한 인권시민연합의 요안나 호사냑이라고 합니다. 2003년에 폴란드 활동을 시작하고 2004년에 북한 인권 시민연합의 초대 받고 한국에 와서 이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년 지나서 많은 단체와 많은 피해자분들 덕분에 유엔 인권 조사위원회를 설립해서 저는 제네바에 있었습니다. 그 상황을 뒤로 돌아 보면 작은 변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야 될 게 너무 많고 과제가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작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예전엔 탈북민이 북송되면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 끌려가 고문을 받는 게 당연했고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경우가 많아도 암묵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화소에서 나올 때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았다’는 서명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북한인권 관련 단체와 기관들, 활동가들은 북한 내에 국제사회의 영향이 미치는 것이라 해석하고 북한인권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작은 변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10년동안 꾸준히 북한인권 실태를 국내외에 알리고 탈북민 교육 등에 앞장서는 물망초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 다짐을 구호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조경희 국장의 설명입니다.
(인터뷰-조경희)물망초의 10주년 구호가 '걸어온 10년 그리고 함께 뛰어갈 10년'이라고 정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이탈주민과 국군포로분들이 어렵게 남한에 와서 한 걸음 내디딜 때 우리도 같이 한 걸음을 보태서 같이 걸어가면서10년 동안 기반을 다졌다고 하면 앞으로는 좀 더 속도감 있게 뛰어갈 10년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망초는 앞으로도 역사의 조난자들과 함께 그분들의 인권 신장과 삶의 가치를 좀 더 올릴 수 있게 물망초가 더 힘이 되고 그분들이 의논하고 싶어 하는 NGO로서 저희가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저희가 했던 여러 가지 활동은 꾸준히 할 거고요. 자유 시민으로서의 대한민국에서 탈북민들이 안정되게 생각하려면 교육의 힘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탈북민들 교육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좀 더 다양하게 할 예정입니다.
물망초에서는 탈북민을 위한 다양한 교육뿐 아니라 탈북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왔는데요. 탈북 청년들 사이에선 선발 조건이 까다로운 단체라고 표현을 한답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 의과학부에 재학 중인 조혜금 양의 말입니다.
(인터뷰- 조혜금)제가 알기로는 물망초가 이 장학생 선발하는 게 되게 어렵다고 들었거든요. 저도 매번 지원을 했는데요. 이번에는 잘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도 잘 봐서 선발된 것 같아요. / (리포터) 몇 번의 시도가 있었던 거예요? / (조혜금) 두세 번 정도 지원했던 것 같아요. 물망초에서는 일회성 장학금이 아니라 한 학기를 지원해 주시기 때문에 안도하면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망초 장학생으로 선발된 탈북청년들은 장학금을 받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봉사활동으로 감사함을 전하기도 하는데요. 물망초 10주년 행사장 곳곳에서 일손을 보탰습니다. 행사장 입구에서 참석자들의 명단 확인과 자리 안내를 해 준 조혜금 양과 임충혁 군은 같은 고려대학교 동문인데요. 두 사람 모두 교내 북한인권학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청년들에게 북한인권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수많은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 자리는 어떤 의미일까요?
(인터뷰-조혜금)일단 북한이탈주민을 위해서 되게 많은 일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책도 내시고 장학생 지원뿐만 아니라 여러 일을 많이 해주셔서 10주년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북한이탈 주민을 위해서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서 많이 애써 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물망초를 도우면서 같이 많은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고 싶습니다. / (임충혁) 물망초가 국군 포로나 북한인권, 북한 주민들의 삶의 개선에 대해서 그리고 한반도 문제 개선에 대해서 많은 목소리를 내왔고 또 한국 내에 있는 북한이탈 주민들을 위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그런 일이 10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거는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통일이 될 때까지 물망초 재단이 좀 더 번성을 해서 한국 내에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그런 단체가 됐으면 좋겠고 어떤 안건이 발생했을 때 그 안건에 대해서 같이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일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Closing Music –
미래의 북한인권 활동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한 두 청년을 보면 북한인권 실태를 국내외에 알리고 탈북민 교육에 힘써 온 물망초의 앞으로 다가올 10년도 무척 밝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기자 김인선,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