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봄이 아닌 뜨거운 여름,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봄을 기다리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통일부에서 지난 6월 21일부터 이틀에 걸쳐 개최한 ‘통하나봄’! 통일로 하나된 미래를 본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여기는 서울>에서 첫날, 행사장을 다녀왔습니다.
(현장음)노래 소리
이곳은 서울 광화문 청계천 광장인데요. 경쾌한 음악 소리를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행사장이 나타납니다.
‘청계천에서 통하나봄’이라는 글자가 적힌 무대가 설치돼 있고, 아래로는 200여 석의 의자가 준비돼 있습니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속속 빈 의자를 채워 나가는데요. 오전부터 쏟아지는 햇살은 머리 위로 설치된 수많은 우산이 막아줍니다.
(현장음)청계천에서'통하나 봄'행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준비된 좌석에 앉으셔서 초여름 햇살을 같이 즐기면서 이 통일의 기운을 함께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후 10시가 되면…
2024년 통일문화행사 ‘청계천에서 통하나봄’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유와 통일을 본다’는 주제로 개최됐는데요. ’통일로 하나된 미래를 본다‘는 의미입니다.
(현장음)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 장관 김영호입니다. 여러분은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두가 자유롭고 풍요를 누리며 사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나고 싶은 가족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보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통일 한반도입니다. 오늘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청계천에서 통하나봄 행사는 이러한 미래를 꿈꾸고 체험하는 시간입니다.
이번 통일문화행사는 크게 세가지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는데요. 다양한 문화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에서 만나는 통일’, 분단의 역사와 통일의 필요성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직접 체험하는 통일’ 그리고 북한의 경제와 사회, 통일 정책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 보는 통일’입니다.
‘직접 체험하는 통일’에서는 원하는 색상의 점토를 선택해 통일을 기원하는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비롯해서 통일을 향한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 작성, 남북한 먹거리 체험 등이 마련돼 성인은 물론 어린 학생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 초등학생이 눈에 띄었는데요. 학교 수업이 있는 날인데 어떻게 온 걸까요?

(인터뷰)저는 단대초등학교 5학년 3반 김지연이에요. / (리포터) 원래는 학교가 있어야 되는 시간 아닌가요? / (김지연) 네, 너무 오고 싶어서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왔어요. 거의 전체 다 둘러봤는데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스는 내 손으로 만드는 통일이라는 부스였는데 통일이 되면 뭘 하고 싶은지 적는 거였어요. 저는 거기에'통일이 되면 북한 친구와 탕후루를 먹고 싶다'고 적었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그 소원을 꼭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지연 양은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학교를 하루 쉬며 행사장을 방문한 건데요, 통일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어른스럽지만 탕후루를 함께 나눠먹고 싶다는 그 말은 학생답게 귀엽습니다.
탕후루는 꼬치에 딸기, 포도 등의 과일을 끼고 그 위로 사탕(설탕)물을 얇게 입힌,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인기있는 간식인데요, 북한 학생들도 분명 좋아할 겁니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엄마들도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저는 경기도 성남에서 온 최현아입니다. 여러 가지 체험하는 게 많다고 해서 오게 되었어요. 요즘 애들이 통일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거리감 있게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애들이 그런 분단의 아픔도 알고 피난민이나 탈북민들 이런 얘기도 듣고 하니까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북한의 경제와 사회, 통일 정책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 보는 통일’에서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정보를 배워볼 수 있는 전시와 홍보 부스가 다양하게 마련됐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납북자의 역사, 북한 인권, 대북 제재, 이산가족 문제 등을 퀴즈로 풀어보며 알아가는 공간, 또 탈북민들이 직접 북한을 알리는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인터뷰)사단법인 미래를 위한 사랑 나눔 협회 대표 이영철입니다. 우리 사단 법인은 탈북민 정착 지원과 탈북민들의 생활 안정, 탈북 미래에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후원 사업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 비영리 단체가 오늘'하나의봄'이라는 행사에 나와서 하고자 하는 내용은 우리가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한국에 사시는 분들이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현재 북한의 실상이 어떻게 들어가고 북한의 경제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느냐... 그래서 이런 내용을 한국 분들에게 더 생동하게 알려 주자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됐어요. 북한 국민의 일부 특권층만 제외하고 90% 이상 되는 국민들은 자기들이 느끼지 못하지만 시장 경제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 북한 경제가 힘들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한국 사회나 국제사회가 알아야 하기 때문에 부스 행사를 맡게 됐습니다. 오늘 이 과정에 저는 모든 대한민국의 하나의 된 통일, 하나의 마음, 우리가 가고자 하는 한민족의 고유성을 지켜가면서 어떤 평화의 통일이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오늘 나왔습니다.
이영철 대표는 한국에 정착한지 20년이 넘은 탈북민인데요, 활동하면서 한국 사람들의 변화, 특히 청년들의 변화를 체감한다고 합니다. 그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영철) 한국의 10대에서 30대 청년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들에게 북한의 실상과 탈북민들의 꿈, 북한에 가서 해야 될 중요한 역할을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니 인식을 하기 시작했어요. 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이 중요한가를. 현실적인 이야기를 탈북민들 입을 통해서 듣다 보니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하더라고요. 언론 보도로 볼 때 자기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나와 탈북민 목소리를 들을 때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진실한 마음이 나왔다. 정치적으로 치우친 이야기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생동감 있게 들었기에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Closing Music-
남북 분단의 현실과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고, 통일 미래를 상상하고 체험하는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통일에 대해, 북한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죠.
‘통하나봄’에서는 탈북민과 함께 하는 이야기 공연을 통해 북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한국에 입국한 지 1년이 안 된 규리 씨가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현장음)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강규리입니다. 제 나이는 24살이고요. 저는 지난해 10월에 목선을 타고 동해에서 배를 타고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원래 저는 평양에서 태어나고 평양 출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주 어릴 때 할머니가 종교를 믿어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지방으로 추방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평양 대학을 다닐 때 지방생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차별도 당하게 되었고 그래서 저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으로 탈북한 탈북민들이 196명이라고 합니다. 이 중 99명이 MZ세 대, 즉 20대, 30대로 이 자리에 나온 규리 씨와 비슷한 또래인 거죠. 입국 탈북민 중 젊은 세대의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는 건 눈 여겨 볼만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들을 대표해서 규리 씨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