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의 허리띠를 더 조이는 ‘새로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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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밝히겠다고 했던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나흘동안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드러났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또 자력갱생이었습니다.

북한의 자력갱생은 근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70년전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이라는 인간의 기본권을 철저히 외면하는 초인간적 정신무장을 강요한 이후, 손자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대에는 자력갱생이라는 용어를 약간 달리해 ‘자력자강’이라는 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력갱생은 지난 수십년간 북한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인간의 기본권은 유린되고, 국가의 국민보호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김정은은 2012년 4월 북한 인민들 앞에서 한 첫 육성연설에서 “다시는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게 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집권9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인민들의 허리띠는 풀어주기는 고사하고, 더 조여매자고 요구한 것이 바로 이번 ‘새로운 길’의 이정표입니다.

이에 관해 오늘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집권 17년동안 한번도 신년사를 하지 않았던 부친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집권후 매년 신년사를 육성으로 발표해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였으나, 올해는 하지 않았습니다.

신년사 내용으로 대체할만한 것들을 이미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에 담았기 때문에 신년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만큼 북한의 고민이 컸을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밝힌 ‘새로운 길’은 무엇일까요?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서는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를 목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내부적으로 직면한 경제적 난관을 내부 원천을 깡그리 동원해 “정면돌파전”으로 넘고,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속을 깨고 "미국과 타협 없이 자력갱생으로 버티기"를 하겠다고 나왔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2년동안 미국 대통령과 3차례 만남을 통해 대북제재 해제, 핵보유국이라는 성과를 따내려고 했지만,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김정은은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이른바 ‘준엄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력부강, 자력번영 외에 다른 수가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4월 시정연설에서 2019년 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촉구했고, 이후에는 ‘새로운 길’로 갈 것임을 예시한 바 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무력도발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했습니다. 또한 ‘크리스마스 선물’ 등으로 국제사회를 긴장 시켰으나, 무력도발은 없었고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전개할 것임을 밝힌 것입니다.

현재 북한의 내부 상황은 상당히 불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두차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회의도 나흘동안 진행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내부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한 것도 주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영환 남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북한의 상황을 1956년 8월 종파사건 때 만큼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문 부서장 15명 중 10명을 교체하는 등 대폭 손질한 것도 내부 상황이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친동생 김여정을 북한 내 간부 사업권과 감시권을 틀어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옮겨 ‘오누이 공동통치’의 친정체계를 확립했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주역인 리병철 노동당 제1부부장을 정치국 위원,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승진시켜 미국과의 대결에 필요한 무기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두번째로 북한의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를 넘어 외화 자금 고갈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하고, 국가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하는 발언들을 했습니다.

전원회의 결정서 문장에 자력이라는 단어가 23번, 정면돌파가 22번이나 반복되었습니다. 북한 삼지연 출신의 미국 북한 난민 허씨는 “북한이 삼지연시 아파트 신도시에 나무를 때지 못하게 구들을 모두 전기 온돌로 바꾸어 놓아 정전이 되어 온 도시 주민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허씨: 우리 아버지는 야, 지금 여기서는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느냐? 먹고 사는게 힘들다. 우리한테는 들어오는 게 하나도 없고 사람들이 먹고 사는게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삼지연시 내부 협조자를 통해 겨울에 섭씨 영하 30~40도까지 온도가 내려가는 삼지연 지역에서 주민들은 상상할 수 없이 견디기 힘든 추위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2월 7일 준공테이프를 끊은 양덕온천 지구에서도 현지 주민들의 어려운 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7일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온천지구 완공 테프를 끊고, "조선노동당만이 안아올 수 있는 빛나는 결실"이라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양덕온천 지구를 꾸리기 위해 이미 농민들이 살고 있던 주택과 뙈기밭들을 밀어내고 관광지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은 정든집과 토지를 빼앗기고 강제 철거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주했던 주민들에게 준공식 이후 살림집이 배정되었지만, 내부공사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 당장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한숨만 쉬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힘을 쏟은 경제부분은 다름아닌 관광지 개발이었습니다.

2017년 8월 유엔 안전보장리사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북한의 석탄과 철, 철광석, 납, 납광석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유엔결의 2371호를 채택했습니다. 석탄과 수산물 등 수출 판로가 막힌 북한은 유엔제재를 피해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관광지 건설을 대대적으로 벌여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광지 개발지구가 원산갈마해안관광지 개발, 삼지연지구 개발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원산갈마반도 개발지의 건물은 골조공사는 끝났지만, 내부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마감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오지 못하게 되면서 올해 4월까지 된 공사기한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북한이 택한 ‘새로운 길’이 과연 제대로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은 미북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이른바 “시간 끌기, 대북압살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미국과의 약속에 매이지 않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김정은 생일과 김정일 생일이 이어지는 1월과 2월 중순을 북한의 도발시기로 점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미국에 강경대응 했던 이란군 실세가 미군의 드론 공격에 살해되는 장면을 보면서 국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을 향해 강경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월 3일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총사령관 등 10여명은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미군 무인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이번 공습은 북한을 겨냥한 우회적 경고 메시지 성격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장관은 미국 언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든 우리에게 도전하면 미군이 가혹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과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정한 ‘새로운 길’이 인민들이 잘사는 길이 되겠는지 아니면 인민들의 삶이 황폐화되는 길이 되겠는지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