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확대회의를 열고 남포시 온천군과 자강도 우시군 지방 간부들의 부패 행위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 사건에 연루된 간부들이 공개처형되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로써, 김정은 집권 초기에 빈번하게 발생하던 간부숙청이 또다시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간부들의 부패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도, 또다시 지방 간부들을 숙청하는 것은 최근 지방경제 실패에 대한 ‘희생양’을 찾기 위한 북한의 통치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탈북기자가 본 인권 ] 오늘 시간에는 김정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간부들을 향해 “썩어빠진 무리"라고 질타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공개했습니다.
[ 북한 중앙텔레비전 일부 녹취 ]: 집단적인 음주불량 행위는 규율건설에 관한 당의 노선에 전면 배치되는 행위이며, 지도간부로서의 초보적인 자격도 없는 썩어빠진 무리, 방자한 오합지졸의 무리들...
지난 달 1월 27일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에서는 남포시 온천군과 자강도 우시군 지방 간부들이 ‘음주 접대’나 ‘재산 침해’ 등 비리를 저질렀다고 폭로되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를 “추호도 용서할 수 없는 특대형 범죄사건”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온천군당의 간부 약 40여명은 군당전원회의를 “심히 형식적으로 진행”한 후 “집단적으로 봉사기관들에서 음주접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자강도 우시군에서는 농업감찰기관 감찰원들이 신성한 법권을 악용하여 지역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재산을 마구 침해하면서 용납할수 없는 범죄를 거리낌없이 감행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폭로되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김정은은 "우리 제도와 우리 법권에 있어서 추호도 용서할 수 없는 특대형범죄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엔케이는 우시군 농업감찰기관 감찰원과 안전부장 등 관련자 10여 명이 지난달 31일 우시군 주민들 앞에서 공개처형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시군 협동농장들에 할당된 군량미를 징수하는 과정에서 군량미 공출을 미달한 일반 주민들의 집을 농업감찰기관 성원들이 가택수색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 주민들이 키우던 집짐승이나 가전제품까지 가져가는 현상이 나타나 인민들의 원성을 샀다는 것입니다.
해당 기사가 외부 사회에 보도된 후 인터넷에는 “(북한)저 동네는 닭 돼지보다 사람 목숨이 가치가 없다”는 탄식이 나오는가 하면, “동물 훔치거나 술 먹는게 총살 당할만한 범죄인가?”라는 놀라워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또 다른 인터넷 사용자는 “사람 목숨은 파리 목숨이다”며 인권이 무너진 북한 실태를 비판했습니다.
남한 텔레비전 방송 SBS는 북한 김정은이 본인이 추진하고 있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추진 동력을 유지하고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노동신문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간부들의 뇌물 행위를 공개 질타하며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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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간부 숙청되면 적대계층 전락 "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간부들의 부패비리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 주간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안찬일 박사 ]: 간부들이 뇌물을 수수하는 등 감찰 권한을 남용해 주민으로부터 이익을 편취한 것으로서 이와 같은 일은 북한의 어느 지방당에서나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물론 우리가 북한 지방당 간부들 편을 드는건 아니지만 평양의 중앙당이 얼마나 부패하고 썩었는지에 대해서는 눈 꼭지러감고 있는 김정은 총비서가 유독 지방당만 못살게구니 그게 문제란 겁니다.
북한은 지난해에 노동자 사무원들의 생활비(월급)를 20년전에 비해 약 20배 올렸지만 물가는 그동안 50배 가량 상승했습니다.
데일리엔케이 보도에 따르면 평양지방에서 쌀 1kg그램은 6천400원인데, 한달 월급으로 쌀과 부식물을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간부들은 지위가 있을 때 뇌물도 받아 저축해야 직장을 그만둔 후에도 불행하게 살지 않는다는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은 하급 간부에게 뇌물을 바치고, 하급간부는 중간 간부에게, 중간간부는 상급에 뇌물을 고이는 이른바 ‘피라미드식 먹이 사슬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2024 국가별 부패인식지수’(2024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보고서를 밝혔는데, 북한이 180여개 국가 중 170등을 했습니다.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북한 김씨 일가에 도전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당반혁명종파분자, 간첩 혐의를 들씌워 공개처형을 했지만, 간부 숙청은 북한 핵심계층 약화와 노동당의 간부정책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북한은 철저한 계급 사회로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간부들은 핵심계층들로, 대부분 가족 친척 등이 간부들로 구성됐습니다. 간부에 대한 처형은 그 일가족을 모두 적대계층으로 만들기 때문에 북한도 공개처형보다는 재교육 과정을 거쳐 재등용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반당반혁명 종파로 몰아 처형하고,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고위층에 처형하는 등 김정일 시대의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7년 '김정은 집권 5년 실정(失政) 백서'를 통해 340명의 고위 간부들이 총살되거나 숙청당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 지방경제 실패 희생양 필요 "
남한 통일 연구원 오경섭 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이번 지방당 비리를 크게 문제 삼은 배경에 대해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의 주요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 문제화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숙청은 김정은 집권초기와 다르다”면서, 지방경제 살리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지방공무원 숙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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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렉 스칼라튜 위원장 ]: 김정은 정권은 경제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앞으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고요. 대외적으로도 물론 미북정상회담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랑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그것도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대외정책 실패했고, 경제는 실패했고, 정치적으로는 두 국가론 때문에 북한의 기본적인 사상이 지금 흔들리고 있어요. 그래서 상황이 그렇게 안 좋은데 희생양이 필요합니다. 최고 지도자가 잘못됐다는 것을 절대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희생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 공무원들을 지금 숙청하고 있어요.
그렉 스칼라튜 위원장은 간부 숙청은 평양이 아니라 지방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렉 스칼라튜 위원장 ]: 2012년부터 몇년 동안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대숙청을 당했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일은 북한의 지도자 되기 위해 20년 동안 준비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2011년 12월에 27살밖에 안 됐었어요. 그때 대숙청은 김정은이 그만큼 정치 권력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만의 정치 권력 기반을 세우기 위해 대숙청이 일어난 거예요.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지방간부 숙청은 ‘정책적인 실패’에 기인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부패의 ‘최고 중심’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서있다고 지적합니다.
[ 그렉스칼라튜 위원장 ]: 김정은은 분명히 부정부패의 왕이죠. 최고 지도자를 위한 외화벌이도 그렇고 최고 지도자를 위하여 주민들 착취당하고, 근로자들도 그냥 해외로 보내어 월급의 90%까지 압수해가고, 그것도 김 씨 일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외화벌이죠.
북한에서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뇌물 행위, 노동착취 등 부정 부패는 국가적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으며, 그 인권착취의 중심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탈북기자가 본 인권 ]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지방 간부 숙청의 본질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