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구상에 코로나가 창궐한 지햇수로 4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 즉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도시 전체를 봉쇄하던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방역을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 인해 해외 여행을가려는 중국인들이 앞다퉈 출국하고, 커피점이나 식당에도 사람들이 몰린다는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철통 봉쇄를 주장하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주민들을 4년째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만 나홀로 ‘봉쇄’를 고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중국과 북한의 서로 다른 코로나 대응 방식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연합뉴스 1/9일자 녹취>중국발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를 앞두고 20억 명 이상의 인구 이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연합뉴스는 지난 9일 방송에서 설연휴를 맞아 해외 여행에 나서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음력설 때에는 약 20억명이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중국 국무원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 시 봉쇄 지역을 최소화 하는 내용이 담긴 20가지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지방정부도 빠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우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도시 전체를 봉쇄하던 조치를 철회했습니다. 그리고 주민의지역간 이동제한도 풀었고 코로나 환자가 격리 시설로 가는 것이 아닌 자기 집에서 치료받도록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검사도 의무가 아닌 자발적으로 받도록 했습니다. 중국이 이와 같이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처럼 코로나를 용인하고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로 사실상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브릿지 음악>
그러면 왜 중국은 갑작스레 코로나 정책을 완화했을까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우선 자유와 인권을 요구하는 중국 사람들의 목소리를 수용한 결과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우루무치에서발생한화재사고로 촉발된 백지 시위가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소방차가 화재가 번진 아파트에진입하지 못한 것이코로나봉쇄조치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인터넷 소셜미디어로 확산되면서 중국인들은전국수십개도시의대학과거리에서‘백지시위’를벌였습니다. 게다가 세계축구선수권대회(월드컵)을 구경하는 세계인들이 마스크를 벗고 열광하자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억제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분노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중국인들은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인상을 주었고, 인터넷이라는 소통 수단이 있었기 때문에 정책 변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갑자스런 코로나 정책 변화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허점들을 노출시켰습니다.
코로나 정책 완화 이후 중국 각지에서는 코로나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사망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상해에 있는 룽화 화장장에 평소보다 5배 많은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베이징시에서는 현재 화장장이 모자라 추가로 여러 화장장을 짓고 있다는 동영상이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떠돌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당국이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바꾼 뒤, 중국 베이징 소재의 화장장에 시신이 몰려들어 업무가 과중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베이징시의 둥자오 화장장 직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평소 하루에 30~40명의 사망자를 처리하던 화장장에 200명 가까지 시신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베이징의 한 화장장에서 24시간 시신을 태우고 있다며 연기가 타래쳐 오르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외신과 중국 인터넷 등에서 나오는 소식을 종합해보면 중국 당국이 코로나 확진자수를 축소 또는 은폐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 코로나 확진자수는 2천 여명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감염 사망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13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외신 보도와 중국 현지인들이 전하는 소식은 다릅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국제적으로 신뢰있는 영국 보건자료 분석업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내 코로나 감염자수가 하루 200만명 수준이며, 하루 사망자도 1만 6천명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지난해 12월 19일 홍콩대학교 연구진과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통계를 토대로 중국에서 코로나로 100만명 이상 사망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발표와 외부의 평가가 이처럼 차이 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 사망자 분류 기준 범위를 대폭 좁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사망자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호흡부전 등으로 사망한 경우”만 인정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40대의 젊은 유명 여배우가 원인모르게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80대의 원로 배우와 교수 등 유명인사들도 줄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코로나가 노년층에 치명적이라는 의학적 소견으로 볼 때 중국내부에서도코로나와연관된 사망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고있습니다. 북한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현철해 인민군 원수 등이 사망했을 때도 외부 사회에서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점쳤던 것과 비슷한 견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핵심관계자들은코로나 사망자를 집계하는 중국의 기준 범위가 너무 '좁다'고 비판하며 정확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위그르 서비스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갑작스런 방역정책 철회로 인해 그동안 숨겨왔던 부정적 요소들이 한꺼번에 드러났다”면서 “공중 보건 의료 시스템의 열악한 환경, 예를 들어 병원침상 부족과 의약품 부족, 중국산 백신 무효 등이 코로나 사망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브릿지 음악>
그러면 또 다른 코로나 봉쇄 국가인 북한의 경우는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코로나 방역전에서의 완전승리’를 선포하고 국경 문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이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되었던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백신을 충분히 보급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은 “코로나가 완전 박멸한 것은 세계 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국경과 전연, 해안과 해상, 공중에 대한 다중적인 봉쇄 장벽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대유행병의 변동 특성에 따라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새로 차단할 것은 차단하면서 봉쇄의 완벽성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완전승리를 주장하면서도 국경은 여전히 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됐습니다. 남한의 탈북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북한이 코로나가 없다고 주장했으면 개방해야 하는데, 개방하지 않고 문을 꽁꽁 닫아매는 것은 그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는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남측의 대북전단 등에 의해 코로나19가 북한에 유입됐다고 억지 주장을 펴면서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코로나의 부작용을 남측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한 통일부는 “북한이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경로와 관련하여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에 대해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국경을 닫아매어 해외에 파견됐던 북한 해외 근로자들이 4년째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중국 주재 북한 류경식당 지배인이었던 허강일씨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 중에는 자금 부족과 생활난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허강일 씨 :코로나 때문에 북한이 문을 닫아가지고 북한 사람들도 함부로 들어가고 나갈 수 없게끔 이동을 통제했기 때문에 상당히 해외에 있는 고위층들이 많이 애를 먹고 있고 또 자금 부족 때문에 생활난에 허덕이다가 일부 자살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진짜 코로나 기간에 해외에서 치료를 제때 못 받아서 죽은 북한 사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이전에 중국에 수만명의 해외 노동자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현재 코로나 사망자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중국에서 몇년째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중국 인민들의 거센 항거에 부딪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위드 코로나 대열에 동참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마지막 폐쇄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탈북기자가본인권> 오늘시간을마칩니다. 지금까지자유아시아방송정영이었습니다. 청취자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정영, 에디터이진서,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