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진위 논란의 키 누가 쥐고 있나?

0:00 / 0:00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한때 사망설이 나돌았던 김경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 1월 25일 설맞이공연 관람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남편 장성택의 처형과 때를 같이해 6년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김경희 등장을 보고 북한 주민들도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그동안 김경희의 생사여부를 두고 사망설, 독살설, 중병설 등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 여동생인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의 처형으로 졸지에 북한에서 ‘민족 반역자의 아내’가 된데다, 인민군 대장, 노동당 정치국 위원 등 고위직에서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사망설을 뒷받침 해주었습니다.

그러던 김경희가 살아 나온 모습을 두고 외부 세계 사람들은 “기독교 성경에나 나올법한 예수의 재림 같은 기적”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예수의 재림은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하여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난다는 성경의 내용입니다.

또한 그동안 김경희가 죽었다고 보도 했던 언론 매체는 오보 해명에 대한 압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또 김경희 사망설을 주장했던 사람들도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김경희 진위를 누가 해명해야 할까요?

<탈북기자가 본 인권>시간에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남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6년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사망설, 와병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녹음은 지난 6년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던 김경희가 다시 등장했다는 남한 언론 보도입니다. 그동안 김경희는 사람들의 기억속에 희미해졌지만, 다시 등장하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지난 6년동안 김경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2003년 12월 13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그녀의 남편에게 공화국 최고 형벌을 내렸습니다.

<북한 아나운서 녹취 인용> : 흉악한 정치적 야심가, 음모가이며, 만고역적인 장성택을 혁명의 이름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준렬히 단죄 규탄하면서,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다. 판결은 즉시에 집행되었다.

장성택 사건이 북한 전체를 충격으로 몰아넣던 당시 북한 주민들의 시선은 당연히 김경희에게로 쏠렸습니다.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의 처형에 동의했는가, 아니면 반대했는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북한에서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김경희가 장성택을 혁명화 수준으로 처벌하되, 처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조카 김정은에게 전달했고, 또 일각에서는 장성택의 처형을 주동했다는 설도 돌았습니다.

아무리 장성택이 잘못했다고 해도 평생을 같이 살아온 김경희가 자기 남편을 처형하는 데 어떻게 동의했겠는가 하는 의문이 있었고, 만일 동의했다면 ‘독한 여자’ 또는 ‘뻔뻔한 여자’라는 질타를 어떻게 감수하고 설맞이 공연장에 버젓이 나올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2016년 7월 김경희의 최근 근황과 관련해 “(남편인) 장성택 사망 직후 알코올 중독에 빠졌으나 현재는 평양 외곽에서 특별관리를 받으면서 요양 중”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러면 왜 김경희가 갑자기 등장했을까요?

우선 왜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한지 6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김경희를 등장시킨 배경에는 “나는 고모 김경희를 죽이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김경희의 건강이 하루 하루 악화되기 때문에 사망하기 전에 공개석상에 등장시켜 생존 사실을 알리고 김정은 “패륜, 패덕”의 이미지를 지우려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 김정은과 김경희의 관계는 양호한 관계가 아니며, 이번 김경희 등장은 억지로 연출된 것이라는 지적이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김정은이 2012년 6월 릉라인민유원지 참관때 고모 김경희에게 자리를 권하거나, 웃으며 친절하게 대했던 것과 달리, 이번 공연관람에서는 고모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등 완전 딴 판이었기 때문이라고 남한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는 물론, 김여정도 설맞이 공연 내내 김경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동행한 간부들도 김경희를 깍듯이 대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부 탈북인 유투버들은 알콜증독, 신경쇠약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김경희가 오래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약 7분짜리 영상을 분석한 결과, 김경희가 힘들게 계단을 올라오는 점, 그리고 공연관람 내내 손을 떠는 모습, 그리고 설맞이 공연이 끝난 다음 김정은 리설주 등과 함께 무대에 나가 출연자들을 격려하지 않고 자리를 일찍이 비운 점 등을 미뤄 김경희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김경희를 등장시킨 또 다른 이유는 현재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의 리더십, 즉 지도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남한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김정은 지도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론이 상당히 나쁘게 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가기전에는 마치 큰 성과를 낼 것처럼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 ‘자력갱생’ ‘정면돌파’를 주장하자, 젊은 청년들 속에서는 김정은의 외교정책, 영도력에 대한 회의와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민심을 매일같이 보고받는 김정은이 한때 죽었다던 김경희를 등장시켜 자신이 백두혈통의 적자임을 강조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북한인권 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경희가 등장한 이유에 대해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김정은 주변을 보면 지금 김씨 일가 핵심부에 있는 사람들이 몇 명밖에 없습니다. 김여정, 김정철 등 그 밖에 거의 안남았는데요, 김정은도 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또다시 김씨일가 핵심부를 소생시켜야 하기 때문에 김경희까지 부활시켰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설맞이 공연 관람석에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이른바 ‘항일빨치산 줄기’라고 하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가 앉았고, 김정은 왼쪽으로는 리설주, 김경희, 김여정 등 소위 ‘백두혈통’이 앉아 있었습니다.

일부 유트버들 속에서는 ‘김경희가 가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김경희가 살아 있다면, 리을설 ,황순희 등 항일 빨치산 원로들의 장의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며, 왜 노동당 정치국 위원, 인민군 대장 등의 직책에서 사라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폐쇄된 북한의 특성상 북한이 공개한 영상만을 놓고 진위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 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그렉 스칼라튜: 가장 고립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러한 정보를 조심스럽게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론 김경희가 한번 나타났다고 해서 그게 완전히 부활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습니다.

이처럼 김경희를 둘러싼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 논란이 북한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제 김경희의 진위논란은 누가 해명해야 할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명해야 할 차례입니다. 국민의 알권리는 인간의 기본권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가 왜 국민의 알권리를 왜 충족시켜야 하는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행성에서 사는 사람들은 인간의 기본권리를 보장받고 싶어 합니다.

미국과 한국 등 자유세계에서는 국민의 알권리가 가장 큰 인간의 기본권리로 되고 있으며, 설사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은폐시키면 정치적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해주는가에 따라 국가 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신뢰관계가 형성되게 됩니다.

중국과 북한 등 권력자들은 언론을 장악하고 여론을 자기 이익에 맞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할지 모르지만, 자유민주주의 지도자들은 아닙니다. 국민의 지도자는 자기 국민이 진실을 알 수 있게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얻습니다. 이것이 자신을 은폐하기 위해 언론을 악용하는 독재자와 다른 점입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