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북한 김정은 시리아에만 강진 위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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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 청취자분들도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중동에서 발생한 대지진에 대해 보셨으리라 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으로13일 기준으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3만명을 넘었고, 부상자도 9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가 지진 피해자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데, 북한의 동맹인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은 반군이 차지한 지진피해 현장에 폭격을 가해 국제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도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폭탄을 퍼붓는 행위는 반인륜적 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사드 대통령에게 지진 피해와 관련해 위로 전문을 보냈습니다. 그 가운데 “영토 완정을 위한 시리아 인민의 정의의 투쟁에 굳은 연대성을 보낸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중동의 대지진을 돕기 위한 세계의 도움의 손길과 그에 반하는 아사드 정권의 반인권적 행위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2월 6일 현지시간으로 새벽 4시 경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접경한 국경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규모 7.8 강진과 7.5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진은 사람들이 모두 잠든 새벽에 발생했고, 얕은 지반층 아래서 발생해 도시 전체를 아비귀환에 빠뜨렸습니다. 아파트 건물이 통째로 주저앉고, 기초가 변변치 못했던 건물들이붕괴되면서 밑에 깔린 생명들은 구조를 기다리다 지쳐 쓰러졌습니다. 더욱이 겨울철에 발생해 폐허에 묻힌 생존자들에 대한 수색 및 구조작업마저 어려워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미국 NBC 보도를 들어보시겠습니다.

<NBC녹취/ 2/11일>: 콘크리트 잔해 속에 아직도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 구조대원들이 허물어진 아파트 잔해 속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닷새동안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있던 6살난 아이가 기적적으로 구조됩니다. 구조대원들은 산더미 같이 쌓인 콘크리트 더미 속에 묻힌 사람들을 찾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한 남성은 콘크리트 잔해에 깔린 딸애의 싸늘한 손을 붙잡고 망연자실에 빠졌습니다. 지질 전문가들은 이번 대지진의 강도는 히로시마에 터진 원자폭탄 32개를 합친 것보다 더 강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릿지 음악>

충격적인 소식에 전 세계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진 발생이후 신속히 지원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미국의 구조대원들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 수색 및 구조를 돕기 위해 현지로 날아갔습니다. 의약품과 먹을 것 등 보급품도 급히 제공됐습니다. 튀르키예가 속한 유럽연합(EU) 회원국도 지원에 나섰습니다. 과거 이 나라와 관계가 좋지 않던 국가들도 재난 앞에서는 한덩어리가 됐습니다. 그리스는 튀르키예와 수십년간 대립해온 관계였으나, 대지진 이후에는 즉시 구조인력을 파견하고 물자를 보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 역시 튀르키예의 반대로 나토가입이 지연되고 있었으나, 구조에는 발벗고 나섰습니다. 파키스탄과 네덜란드, 헝가리, 독일, 쿠웨이트, 멕시코, 중국 등 전세계에서 파견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들이 전파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이런 국가들 가운데 한국이 가장 앞장 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100여명의 긴급구호대(KDRT) 원들을 튀르키예에 파견했고, 지금까지 이들 손에 구원된 생명들의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며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 윤석열 / 대통령 녹취 >: 1950년 우리가 공산 침략을 받았을 때 지체 없이 대규모 파병을 해서 우리의 자유를 지켜준 형제의 나라가 바로 튀르키예입니다. 형제 국가인 튀르키예가 겪는 이 고통과 어려움을 돕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튀르키예는 한국전쟁에 유엔군 소속으로 5천 여명 군인을 파병했습니다. 참전규모로는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가장 컸습니다. 자유 수호를 위한 전장에서 수백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하여 튀르키예 사람들은 한국을 ‘피로 맺어진 형제의 나라’로 부릅니다. 이러한 때 남한의 한 만화가가 그린 그림 2장이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만화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 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를 돌봐주는 튀르키예 군인 모습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아이들을 돕고 있는 한국 긴급구조대의 활동을 담은 그림 2장을 나란히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렸습니다.

이 그림에 대한 감동이 이어졌습니다. 수십만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고 남한의 조선일보는 전했습니다. 특히 튀르키예 사람들은 명 작가의 SNS에 찾아와 고맙다는 댓글을 달고 “이 나라는 당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글도 남겼습니다. 한국전쟁에서 튀르키예 도움을 받은 한국이 이제는 튀르키예를 돕는 감동적인 화폭이 펼쳐졌다는 것입니다.

<브릿지 음악>

한국 국민들은 튀르키예 강진 피해지역에 따뜻한 온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적 차원의 도움은 물론 기업들과 기업가들이 수십만에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후원금을 국제구호단체에 전달하고, 유명 연예인들과 체육인들도 ‘통큰’ 기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모금 행사가 줄을 잇고 있는데요.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은 직접 기부하거나 응원 댓글을 다는 방법으로 한번에 미화 1달러씩 기부하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튀르키예는 국제사회로부터 적극적으로 구조를 받는데 반해 북한의 동맹인 시리아의 환경은 사뭇 다릅니다. 지진이 강타한 지역은 시리아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인데 국제사회의 도움이 가닿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나라들이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지만,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이를 거부한다고 발표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또 아사드 정권은 강진이 발생한 지역에 포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사드 정권이 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보다는 반군 소멸에 혈안이 되었다는 겁니다. 영국 하원의 얼리셔 컨스 외교위원장은 “반군이 장악한 도시가 강진 여파와 씨름할 때 공격받았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냉혹하고 극악한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시리아와 북한은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위로전문에서 “시리아 정부와 인민 그리고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며 “이 기회에 나라의 자주권과 영토 완정을 위한 시리아 인민의 정의의 투쟁에 굳은 연대성을 보낸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튀르키예에 위로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을 하루 늦게 공개했는데, 발신 당사자는 최선희 외무상 으로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언론들은 북한이 튀르키예와 수교를 맺고 있긴 하지만, 튀르키예가 6·25 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하는 등 시리아와 비교해 우호관계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드 정권과 반군 사이에 내전이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이미 40만명이 숨지고 수백만명이 시리아를 등지고 떠났습니다. 게다가 설상 가상으로 100년만에 덮친 대지진으로 최대 희생자가 나왔지만, 아사드 정권의 공격과 국제사회의 외면 속에 무고한 생명이 숨져가고 있습니다. 세계 양심은 재난을 당한 시리아에서 무고한 생명들이 더 이상 죽어가는 비극이 종식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