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신형 코로나비루스(코로나 19) 감염병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공동 대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국의 코로나 비루스 감염자 실태를 보고하는 등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폐쇄적인 국가들은 여전히 코로나 감염 실태를 은폐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북한이 대표적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내부에 코로나 비루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국제사회 협조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 사령관은 최근 북한내부에 코로나 감염병이 발생했다고 지적했고, 북한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들은 북한당국이 코로나 비루스에 감염된 밀수자들이나, 무역일꾼들을 처형했다는 첩보를 전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 2달이 지난 지금, 국제사회와 동떨어진 북한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탈북기자가 본 인권>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남한 채널A 녹취>: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내가 아는 것은 북한군대가 약 30일간 근본적으로 봉쇄됐고, 최근 들어와서야 일상적인 훈련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북한 내부에 상당한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언급한 사실을 보도한 남한 언론 보도입니다.
일본 아사히도 북한 김정은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경계하며 최근 오랜 기간 평양을 비우고 있다고 11일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코로나 감염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여러명 총살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1월말과 2월초에 평안북도 용천군과 신의주에서 밀수에 종사하던 4명이 북한 보위부에 체포되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2월중순에는 평북 철산군 앞바다에서 중국 상인들과 접촉한 50대의 밀무역 사장이 역시 열이 나서 격리되어 있는 것을 북한 보위당국이 체포하여 즉결 처형 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처형된 이유는 중국인들과의 접촉을 사전에 보고하지 않고, 또 돌아와서는 자진 신고하고 격리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시범껨'에 걸려 처형된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지난 1월 30일 국가비상방역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을 봉쇄하고, 일체 외국인들과의 접촉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바쁜 사람들은 밀거래로 살아가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몰래 압록강이나 두만강에서 중국 사람들과 만나 물건을 주고 받는 등 접촉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이 공식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첩보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그 진위가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은 북한의 보도 매체의 공식발표로 볼 때 상당한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달 말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국가적인 비상방역에 관한 법을 수정보완하고 국가위기관리규정들을 정연하게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한 과업"이라고 강조하고, "방역력량을 더욱 강화하고 방역수단과 체계, 법들을 보완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것은 김정은이 "방역에 관한 법을 수정보완하고 국가위기 관리 규정을 재정비하라"는 부분입니다. 과거 북한에서 전염병이 발생해도 처형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환자들을 격리시키거나 약물 치료를 위해 완치될 때까지 출입을 금지시키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방역 규정을 어긴 사람들을 위반자로 몰아 처벌하는 새로운 조항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이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간부 양성기지인 고급당학교 당위원회를 해산하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 리만건과 농업담당 부위원장인 박태덕을 해임한 것도 이러한 코로나 비루스 방역 과정에서 나타난 비리와 무관치 않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 전염병 확산자들에게 '국가반역죄'라는 어마어마한 범죄 조항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왜 북한이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북한의 생사존망을 가르는 중대한 악재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조선일보 기고문에서 "우한 폐렴이 북한 종심으로 침습하면 북한 체제를 받치고 있는 군대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유트뷰 녹취):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선군정치' 시대 때 영양실조 현상이 제일 만연했던 곳이 바로 휴전선 일대 '전연지대 군단'들이었습니다. 당시 북한 군대 내 영양실조 현상이 오죽했으면 부모들이 군대에 입대하는 자녀들에게 "제발 강영실(강한 영양실조 북한식 줄인 말)은 만나지 말라고 당부할 정도였습니다.
북한은 국경을 폐쇄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에서 주민들의 이동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양시를 봉쇄하고, 평양주재 외국 공관을 일부 폐쇄하는 조치까지 실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평양시까지 덮칠 경우, '최고존엄'인 김정은의 안전도 무사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평양시에도 코로나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평양시를 비우고 지방으로 피신했다고 일본 아사히가11일 보도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실례가 노동신문 3월 3일자 이후 보도 내용입니다. 북한 김정은이 3차례에 거쳐 북한군 포사격 시범사격을 지도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모두 원산일대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장거리포 시범 사격을 참관하기 위해 도열한 북한군 장령들은 모두 검은색 마스크를 끼고 등장했습니다.
이는 김정은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로 보입니다. 유독 김정은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북한 내부에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공개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현재 원산시 등 외자에 머물면서 코로나가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각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국의 코로나 비루스 감염자 실태를 보고하는 등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3월 16일 남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우한 폐렴, 즉 코로나 바이러스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에서는 확진자가 8만1천20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 이탈리아가 2만4천747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란 1만3천938명을 기록했고, 한국이 8천162명으로 4번째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가 각국의 발표를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6일 현재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환자는 중국이 3천296명, 이탈리아가 1천809명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3천774명이 나왔고, 6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세계보건기구에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와 달리 현재 각국 지도자들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가 공동 대처할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7개국 정상들은 16일 화상통화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을 인류의 비극이자 세계적 보건 위기라고 규정하고 긴밀한 협력과 조율을 통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개발에 30억달러(3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만들기 위한 첫 인체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외신들은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실제 사람들이 접종을 받기까지는 최소 1년에서 최대 1년 반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 비루스 백신 개발에 세계 '큰 손'들도 나섰습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사용해 달라며 1억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백신 개발에 1억 위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전세계가 전염병 확산에 공동 대처하고 있지만, 북한은 코로나 비루스 감염실태를 은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장 도움이 필요한 애매한 인민들만 국제사회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전염병에 걸려 저 세상으로 가게 됩니다.
이것이 독재 국가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코로나 대응과 방식의 차이점입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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