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6.25 전쟁으로 발생한 1천만 이산가족, 민족 분단의 아픔이 70년 세월 짓누르고 있습니다.
최근 남한과 미국에서는 남북이산가족의 아픔을 덜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지난 6일 이산가족 실태조사를 전면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미 하원에서 미북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발의되었고, 미국무부는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재미한인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이전에 한국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북한 비핵화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셈이 됩니다.
이처럼 외부 사회에서 재미한인가족의 아픔을 덜기 위한 활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10대 20대의 미국의 한인청년들도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들이 당한 이산의 아픔을 달래고자 나섰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DFUSA) 대표를 맡고 있는 이규민(미국명: Paul Lee)씨로부터 재미이산가족 현황과 현재 활동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한인 2세 청년인 이규민 대표는 현재 미국평화연구소(USIP)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민간 단체인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표님 안녕하세요?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71년을 맞고 있습니다. 이 동란이 빚은 이산의 아픔은 그 손자, 증손자들이 져야 하는 시대까지 흘렀습니다. 현재 미국에 생존하고 계신 이산가족들의 숫자를 얼마나 파악해볼 수 있을까요?
이규민 대표: 네, 사실 통계라는 것이 좀 애매한 주제입니다. 왜냐면2000년도에 이산가족 규모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통계가 신뢰할 수 없는 숫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통일부가 상세한 정보, 통계를 매년 정리하고 관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에서는 한번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조사나 연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명이 계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자신 있게 말씀 드릴 것은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가 개인적으로 파악한 숫자는 100여명 정도 됩니다. 올해 3월에 저희들이 개별적으로 미국무부에 전달한 숫자는 약 45명 정도 되었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북한에 있는 친척분들과 상봉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약 45명 정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자, 얼마전 미국무부가 재미한인이산가족 문제를 대북정책에서 다룰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그러면 미국 정책에 재미이산가족문제가 반영된다고 봐야 할까요?
이규민 대표: 바이든 대통령도 작년 가을에 당선되시기 전에 재미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고문을 한국 연합뉴스에 발표했고, 그리고 또한 미국의회에서도 법안이 발의가 되어 희망이 있다는 신호로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2월 미 하원에서 재미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북한인권법처럼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이규민 대표: 사실 똑같은 내용이 담긴 법안이 작년 하원을 통과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상원을 통과하지 못해서 결국 법이 되지 못했지요. 그런데 올해는 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이고,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도 가족의 중요성을 몇 번이나 언급하셔서, 작년보다는 희망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국에 있는 재미이산가족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날 경우, 어떤 방법이 가능하겠습니까?
이규민 대표: 사실 2017년 9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시민권자의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가 되지 않았습니까, 제가 봤을 때는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은 유엔이나 한국 정부가 마련해 놓은 영상 시설을 통해서 화상 상봉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행자: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한인 이산가족들의 나이는 얼마나 되는 것 같습니까?
이규민 대표: 대다수가 80~90 세로 되었습니다. 우리 단체가 파악하기로는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분들 가운데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만나고 싶어하는 심정은 어떻습니까?
이규민 대표: 작년 여름에 제가 버지니아 계신 어느 이산가족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은10년전까지 북한에 있는 동생과 교류하셨던 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몇 년 동안 아무 소식이 없다고 합니다. 정말, 동생과 다시 만나고 싶고, 연락하고 싶지만, 적어도 생사확인이라도 하고 싶다는 희망을 저와 공유하셨습니다.
정말 이런 트라우마를 잊고 싶어서 이미 상봉 희망을 포기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적어도 우리 명단에 계신 분들은 열렬하게 희망하시는 분들이어서, 우리도 차세대 청년으로서, 이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활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단체에 동참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이규민 대표: 네 그럼요. 저도 개인적인 사연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5세에 미국에 이민 와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고향이 원래 황해도입니다. 몇 번이나 한국 정부를 통해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하셨지만, 결국 생사확인도 못한 상태로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에도 이산가족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한국에는 이산가족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미국에는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특히 제이슨 안 이라는 의사 분이 만든 '이산가족'이라고 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저도 미국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분들을 위해서 활동을 좀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년전부터 봉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간단히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에 대해서 소개를 좀 해주시겠습니까?
이규민 대표: 모두 세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미국의 정치권에서 재미이산가족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의회 법안이라든지, 국무부라든지, 적십자 단체와 계속 교류하면서, 재미이산가족 문제가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우선적인 이슈로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재미이산가족명단을 관리하고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올해 특히 코로나 때문에 미북 외교관계가 교착된 상태에서 실제로 이산가족 상봉이 힘든 상황이 아닙니까? 그래서 재미이산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텔링을 만드는 그런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연령대는 어떻습니까,
이규민: 저희 단체 팀원들은 12명 정도 되는데요. 대다수 저와 같은 20대, 1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들입니다. 저와 같은 1.5세, 2세의 재미교포 청년들과, 대학생들도 있고, 심지어 한국 사람이 아닌 어머니가 필리핀 분이신 분들도 있고, 남아시아에서 온 봉사자도 있습니다. 이는 이산가족 문제가 민족적인 이슈가 아니라, 정말 인권의 이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남한과 미국 등지에서 활발하게 벌어지는 이산가족상봉모임이 인도주의 견지에서 이루어 지기를 바래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재미한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를 맡고 있는 이규민씨로부터 미국내 이산가족 상봉 활동 움직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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