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세계는 코로나 종료 선언, 북한은 여전 봉쇄

작년 9월 운행 재개한 북중 화물열차.
작년 9월 운행 재개한 북중 화물열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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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지난 10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국가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각 주에 비상사태 때 시행했던 조치들을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그래서 주정부와 연방정부 기관에서는 마스크를 실내에서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등 일련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은 이미 지난해에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지난 3월20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싶은 사람들은 쓸수 있지만,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조항은 사라진겁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봉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최근 공개된 북한 내부자료에서 나타났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적들이 신형코로나비루스를 전파시키기 위해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남한과 국제사회는 코로나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못하고 고생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초보적인 인권인 이동의 자유, 생명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돕자고 세계가 손을 내밀고 있는데, 북한은 이는 받아들이지 않고 문을 더 꽁꽁 닫아매고 있습니다.

오늘 시간에 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 뉴스 효과음 >

이 녹음은 미국과 한국, 중국 등 외국에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여행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반응을 정리한 것입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코로나 국가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AP 녹취>: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국가비상사태를 공식적으로 종료했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 시간 10일 올초 상하원을 통과한 비상사태종료 요구 결의안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미국은 2년 전에 코로나로 인한 여행 제한조치를 완화했고, 이에 따라 유럽과 남미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들과 미국을 찾는 사람들로 공항과 여객 터미널, 기차역은 북적였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한 연합뉴스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 해외 입국자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한국을 찾는 여행객이 지난해에 그 전년에 비해 4배 급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도 지난해 12월 7일10개항의 방역 완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로 인해 발이 묶였던 중국인들이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물밀듯이 나가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중국정부는 코로나 발발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엄격한 방역조치를 고수했으나, 지난해말 신장 위그르 자치구의 우루무치시에서 촉발된 ‘백지 시위’ 즉 코로나 봉쇄에 반발하는 중국 국민들의 비폭력 시위에 부닥치게 되자, 해외 여행조치 등을 대폭 완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이 여행할 때 반드시 제시해야 했던 코로나 감염증서도 사라졌고, 백신접종 증명서만 제출하면 얼마든지 해외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계가 이처럼 코로나 비상사태 종료를 잇따라 선언하고, 방역조치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환자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방역조치가 인간의 기본권인 이동의 자유 등을 심하게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또 코로나가 계절성 감기처럼 일상화 되었다는 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물론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전히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각국은 자체 실정에 맞게 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 봉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최근 북한이 코로나 비상방역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북한 내부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적들의 코로나비루스 전파 책동을 분쇄하기 위한 협의회 진행정형과 대책보고”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신형코로나 감염증의 전파확산이 완전히 꺾일때까지 지금의 봉쇄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라”고 지시했습니다.김 위원장이 이러한 지시를 내린 시점도 올해 2월12일이고, 자료가 비준된 시점도 올해 3월2일로 되어 있어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 비상봉쇄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신형코로나비루스 전파를 막는 데서 중요한 것은 적들이 강하천들과 기구를 통해 들여보내는 적지물들을 우리 사람들이 손을 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주장과 관련해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북한에 유입된 코로나의 책임을 남조선 혹은 탈북민들에게 돌리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대표 :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유행의 책임소재에 대해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남조선에서 들어왔다고 하고 있어요. 2020년도에 그 수많은 중국관광객들이 북한에 들어와서 전파한 것이든지 러시아와 중국 국경을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전파된 것 이런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도 남조선에서 들어왔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남조선에서 보내는 삐라나 적지 물자를 통해서 들어왔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는 단순히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부터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런 것들은 결국은 책임을 남조선 혹은 탈북자들에게 돌리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고요. 현재까지도 그런 주장을 계속하고 있죠.

북한은 코로나 발생초기부터 “남조선 괴뢰가 삐라에 전염병균 뿌려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코로나를 계속 옮기면 비루스는 물론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것으로 대답할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대표는 “대북 전단에 코로나가 묻어 간다는 것은 극히 비정상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성민 대표 :대북 삐라는 우리 북한 탈북자들이 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박상학은 물론 이민복, 박정호 등 삐라 뿌리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관련해서 잘못돼야 돼요. 그런데 그런 일이 단 한 건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비과학적인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잘못된)일을 외부 세계에 책임지우려고 하는 북한 당국의 아주 노골적인 의도가 다분히 묻혀 있었던 거죠.

김대표는 “이미 북한 주민들은 남한에서 들여오는 대북 전단과 물건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북한의 선전을 잘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민 대표 :지금 북한 주민들은 과거에 제가 군사 복무할 때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담배 피우면 내장이 썪고, 사탕 과자 만지면 죽는다는 말을 안 믿거든요. 그런 사람들한테 코로나가 삐라에 묻어 들어온다고 하면 그걸 믿을 북한 주민들이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탈북민들이 자기 형제, 친구가 있는 북한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들여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코로나 중앙비상방역 사령부는 “당과 근로단체 조직들과 사회안전기관을 비롯한 법기관들에서 주민요해 사업을 시급히 진행하고, 미거주자, 무직자, 직장 리탈자들을 해당 거주지와 단위로 돌려보내도록 하여 가족 및 친척관계가 불명확한 대상들이 자기 지역에서 돌아다니거나 무단숙박하는 데 대해서는 제때에 보위 안전기관에 신고 통보하는 체계를 세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코로나를 기회로 주민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키지 못한 나라는 북한과 아프리카의 에리트리아 이렇게 두 나라라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의 수는 6억 6,900만 명이며, 사망자는 680만 명입니다.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횟수도 132억 회 이상입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적어도 한번 이상 백신 접종을 받은 것으로 됩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어떤 사람들은 최고 3~4번까지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코로나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못한 북한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5/16/23연설 녹취>: (북한이 호응하면)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의 이러한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코로나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겠다고 문을 더 꽁꽁 닫아매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지금 세계가 코로나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는 내용 전해드렸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