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미의회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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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 이승만 대통령을 아시죠? 북한 교과서와 여러 문헌에는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을 악마화 하는 글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한반도 분열 책임이 이승만에게 있고, 6.25전쟁을 도발한 장본인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이승만 대통령을 미국의 앞잡이, 괴뢰도당 등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만약 북한도 이승만 대통령이 남한에 세웠던 자유민주공화국처럼 되었다면 지금은 얼마나 잘 살게 되었을까?” 하는 가설 앞에는 말문이 막힙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남한에서도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남한에 받아들여 오늘날 세계 경제 10위 국가가 되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초석을 닦았으니 영웅 대접을 받아야 할 텐데, 왜 이승만 대통령이 논란의 중심에 섰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 ‘건국전쟁’이 올해 개봉되어 현재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영화가 미국 의회에서도 지난 16일 상영되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그 현장을 다녀온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 중심에 위치한 미의회 영화관, 약 120명의 관객이 모인 대형 극장 무대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박수소리 김덕영 감독>: 저는 영화 건국 전쟁을 만든 김덕영 감독입니다. 반갑습니다. 건국전쟁이 한국에서 1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다큐멘터리로는 굉장히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그런 놀라운 성과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미 의회에서 이렇게 상영될 수 있었다는 것은 저 한테는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감독은 “대한민국 독립과 건국을 위해 꿈을 키워온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 대통령이지만, 온갖 비난과 왜곡의 중심에 서 있었다”며 “심지어 독재자, 살인마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건국 전쟁은 단순히 다큐멘터리 한 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올바로 새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상영은 미쉘 박 스틸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도움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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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하원의원 미셸 박 스틸 의원. /RFA Photo - 정영

미셀 박 스틸 의원 :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일본에서 자라고 19살 때 미국에 왔어요. 오늘 사실 너무 기쁜 날이고요.

미쉘 박 스틸 의원은 2021년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지역구에서 당선되어 연방하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 미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4명의 한국계 미국 정치인 중 한명입니다. 미셀 박 스틸 의원은 “한국의 건국 과정 등 근현대사를 다룬 역사라고 생각해 의회 상영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속 내레이션 1>: 수천 년 동안 함께 살아왔던 한 나라가 분단된 지 불과 70여 년 만에 어떻게 이렇게 극단적인 두 나라로 나아갈 수가 있었을까? 오늘날 한국은 왜 한국이 되었고 북한은 왜 북한이 되었느냐를 어떻게 과연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것을 놓고 학자들이 큰 논쟁을 벌이고 있죠.

<영화 속 내레이션 2>: 북한은 적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심지어는 6.25 남침도 한 거 아니에요? 그것을 막아낸 사람이 이승만 대통령이고,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천추의 한이 이승만인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세웠을까?

김 감독이 건국전쟁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바로 직전에 기록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촬영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던 중, 북한의 “이승만 괴뢰도당을 타도하자!”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본 게 계기가 되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왜 북한이 그토록 이승만에 대해서 적대적인지, 그리고 역사에서 지우려고 애 썼는지를 알게 되면서 이승만을 재조명하는 것이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자료를 발굴하고 카메라를 들 게 되었다는 겁니다.

8.15 해방 후 일본의 패망으로부터 독립을 맞은 한반도는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을 경계로 갈라집니다. 남에는 미국식 자유민주주의가 들어서고, 북에는 소련식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남과 북은 이념의 가치 때문에 극렬하게 대립했습니다.

북한에는 소련의 영향으로 자유와 인권을 무시하고 주민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공산주의가 들어서고, 38선 남쪽지역에는 미국의 영향으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두 나라는 같은 언어, 역사, 민족을 공유하면서도 두 나라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을 세우게 된 토양에는 미국이 있었다고 김 감독은 말합니다.

김덕영 감독 :나라를 잃어버린 조선의 젊은이로서 미국 땅에 와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랬던 대통령을 이곳 미국에서 미국의 기독교 선교사들과 미국의 정치인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의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미국땅에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1954년 8월 2일 뉴욕 맨하탄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영웅의 거리에서 맥아더 장군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행진했던 그 영웅의 거리에서 행진하는 장면을 여러분들은 영화를 통해서 보실 겁니다.

그러면 이승만 대통령은 어떻게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되었을까?

<영화속 내레이션:> 1960년 4월 19일 그날부터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이승만의 모든 기록들은 비난과 왜곡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4.19혁명을 촉발한 3.15부정선거는 불법 선거였지만, 이 전 대통령과는 관련이 없다"라며 "당시 부상자를 찾아 사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내려놓았다"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설명했습니다.

이 상영회에는 워싱턴 디씨 주변의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멀게는 뉴저지, 노스다코타주에서3시간 이상 운전하고 왔다는 교민들도 있었습니다. 워싱턴 DC지역에 살고 있는 데이빗 리씨는 영화를 감상한 뒤 이승만 대통령을 새롭게 알 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빗 리씨 : 첫째는 대한민국 국민을 너무너무 사랑하셨다는 것과 그 다음에 미국을 상대로 동등한 한미 동맹을 이뤄냈고, 전무후무한 그러한 일을 하셨고 또 잘못에 대해서는 누가 잘못이 됐든 잘못은 잘못이니 책임을 진다는 책임의식이 강한 참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도 그렇고 아주 올바른 태도가 우리가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며 존경해마지 않습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이러한 큰 일을 한 이 대통령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습니다.

데이빗 리씨 : 되게 감격했고요. 또 좀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국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마다 전부 다 폐쇄되거나 다 망가져 있든가 아니면 굉장히 열악한 곳에 사진들이 배치된 걸 보고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건국전쟁’ 상영을 추진한 미국의 비영리단체 한미연합회(AKUS) 김영길 회장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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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을 추진한 한미연합회 김영길 회장 /RFA Photo - 정영

김영길 회장 : 처음에 김덕영 감독으로부터 영화 상영을 미국에서 하는 걸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와서 제가 생각한 것은 각 극장에서 돌릴 수 있는 것은 돌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의회에서 돌리는 거고 또 하나는 유엔에서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제가 미셸 박 스틸 연방의원을 알고 있어가지고 연락을 드려서 한번 해보겠다고 이야기 된 겁니다.

김영길 회장은 미국 의회에도 이승만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영화를 보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 의회에는 현재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얼마 전에 40명으로 늘어났다”면서 “40명의 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서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지 궁금하다”며 “그런 의원들에게도 한국이 어떻게 건국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덕영 감독은 미의회에서 영화상영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김덕영 감독 : 한미동맹의 상징이기도 하고 저희 영화가 한국과 미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도모할 수 있는 이승만 대통령의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외국인들도 굉장히 높이 평가해서 이번에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북한의 ‘이승만 지우기’ 의도에 대해서도 이렇게 지적합니다.

김덕영 감독 : 북한이 오랫동안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 비난하는 그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처음에는 이승만 대통령을 왜 이렇게 비난하는지 이유를 잘 몰라서 공부하는 차원에서 시작을 했는데요. 알고 보니까 사실은 북한이 계속적으로 이승만을 비난하고 이승만의 역사를 지우려고 했던 것은 결국은 한반도에서 역사의 정통성을 누가 먼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문제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분단된 한반도에서 누가 더 정통성 있느냐는 이념 싸움이 결국 이승만 대통령을 악마화하고 그의 업적을 지우는 선전선동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은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세습하지 않고 홀연히 자리에서 물러난 이승만 대통령을 늦기전에 이제라도 기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이승만 대통령을 재조명한 기록영화 ‘건국전쟁’이 미국 의회 영화관에서 상영된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