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김정은 집권 인권유린 사례 초점 맞춰야”

0:00 / 0:00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남한정부 최초로 북한인권보고서가 공개되는 등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인권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했던 지난 정권시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북한인권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뛰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남한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인데요. 미국을 방문한 이 대사는 지난 21일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만났습니다. 모임에서는 한국정부의 북한인권개선방향과 그 해법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남한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탈북민들의 만남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21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인근에서 이뤄진 만남에서는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자리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미국 정착 13년을 맞는 앤드류 안 씨는 자강도 강계에서 경험한 북한 인권 참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앤드류 안씨 :그때가 1998년 강계시 전역에 광고문이 붙었어요. 공고문에는 민족 반역자들을 처형한다는 공문이 붙었고, 강제시 전 대학생들은 100% 다 참여해야 된다, 그래서 대학 전체 학생 교직원 할 것 없이 모두가 강계시 강서동에 있는 강가 다리 밑에서 공개 재판이 있다고 해서 저희들이 다 불려나갔어요. 그때가 오전 11시쯤 됐는데 , 다섯명을 그때 공개 처형했어요.

앤드류씨는 당시 두 명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교수형에 처해졌고, 3명은 공개총살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공개처형된 3명의 주민들은 소를 잡아먹은 죄, 구리선을 중국에 밀수한 죄, 북한 여성들을 중국으로 넘긴 인신매매죄에 연루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처형장소에 끌려나온 죄수들은 눈을 가리고 입에는 자갈을 물린채로 끌려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류 안 : 저희들이 뭐 한 10m 도 안 되는 가까이에서 그거를 목격을 했는데, 그 현장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남한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2023북한인권보고서’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담겼습니다. 남한 통일부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탈북민 500여명을 심층 조사하여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10대의 미성년자들이 한국 영상물을 시청하고 유포하다 발각돼 처형당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2017년에는 집에서 춤추는 한 여성의 동영상이 시중에 유포됐는데, 당시 여성은 임신 6개월째였으나, 김일성의 초상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되어 처형됐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윤석열 남한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보고서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미국내 탈북단체인 자유조선인협회 대표를 맡고 있는 안씨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지금까지는 대부분 정착에 많은 부분 노력해왔지만, 이제는 북한인권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류 안 :우리 미주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들의 삶,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 이러한 정보나 인포메이션들을 잡지와 책 이런 것들을 통해 북한에 들여보내는 그런 일들을 좀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듭니다.

이신화 대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북한인권보고서의 첫 발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신화 대사 : 이번에 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북한 인권 보고서가 나온 거 아시죠. 그리고 대통령 순방 직전에 영문을 내려고 지금 열심히들 노력을 하고 있어요. 북한인권보고서가 최초로 나온 것에 의의를 갖는것이고, 그만큼 윤 정부가 정말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인권법이 남한에서 2016년에 제정된 이후 주요 사업 중 하나가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이었는데, 비로서 이번에야 이뤄진 겁니다. 남한 통일부는 2017년부터 북한인권 보고서를 자체 조사 작성했으나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시카고에서 온 탈북 대학생 데보라 김씨는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데보라 김씨 :북한 내에서 어느 만큼 인권이 유린되는지 정보를 알아야 우리가 중국과 북한과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잖아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게 중요하다 그랬잖아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탈북민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런 기회를 정부에서 주목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또한 중국이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당사자로서 탈북자 강제북송 등을 중단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여론화 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탈북민들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 내부에 외부의 정보를 들여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남한을 거쳐 미국에 와서 공부하고 있는 탈북 유학생 김예솔씨는 “북한 주민들은 세뇌되어 자유와 인권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인권의 가치를 알려주는 방법으로서 북한식 사상교양 방법을 도입해볼 만 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예솔 씨 : 아무리 인권 탄압 당하고 있어 착취당하고 있어도 인권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동감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를 심어주고 북한 주민들이 인권이 이런 것이구나, 그래서 이것을 내가 쟁취해야 되고 그것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야 된다까지 가려면 시간이 엄청 걸리더라고요.

또한 탈북민들은 2019년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재조사하고, 탈북민 강제북송을 막는 제도적 법적 장치도 만들 것을 한국정부에 주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사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주민들의 식량권, 정보권, 건강권, 자유이주권 보장으로부터 시작하여 최근 북한에서 제정된 3대 악법들이 철폐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부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법들을 연이어 채택하고 북한 주민들의 초보적인 인권을 말살하고 있습니다.

계속하여 2014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 김정은 정권들어 자행된 북한인권유린 사례를 집중 조사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2014년에 발간된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는 1990년대 중반부터 고난의 행군시기와 김정일 시기 자행된 북한인권에 관한 내용들이 주로 담겼습니다. 2011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시작된 이래 북한은 장성택 등 340명의 고위층들을 숙청 및 처형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집권이 시작되어 단행된 인권 침해를 사례별로 작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습니다. 2014년 유엔북한인권보고서가 발간되자, 북한은 보고서 발간을 주도했던 마이클 커비 유엔북한인권위원회 위원장을 겨냥해 맹비난했습니다.

이 대사는 “현재 한국정부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에 무작정 지원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며 “북한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앞으로 탈북민들과 북한인권 단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북한인권을 알리기 위해 탈북민 증언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에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토론회 등 열린 대화 마당을 통해 북한인권을 공론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신화 대사 : 우리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탈북자도 돕고,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고, 또 우리 납북자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이산가족들(도울지) 이렇게 진짜 너무 많아요. 그래서 아까 말한 것처럼 개별적인 대화도 나누고, 다자 대화도 나누고 하는 그런 문제가 굉장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면담에는 또한 한반도통일 및 안보문제를 다루는 원코리아네트워크의 헨리 송 워싱턴지부장 등 관계자들도 참석해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 활동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남한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탈북민들의 만남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