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자국을 떠날 권리와 돌아올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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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정영입니다. 세계인권선언 제13조 2항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하여 어떠한 나라를 떠날 권리와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

세계인권선언은 인간이 천부적으로 누려야 할 30가지 권리와 자유를 규정했습니다. 즉 인간은 생명권, 자유권, 사생활권, 시민적, 정치적 권리와 고문을 받지 않을 권리, 표현의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 등 정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와 자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발표된 세계인권선언은 특히 세계대전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주목했는데요, 특히 인간은 국경을 초월하여 자기 나라를 떠날 자유와 돌아올 권리도 있다고 포함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주민들이 마음대로 자국을 떠날 권리와 자유도 주지 않고 있으며 다른 나라로 배가 고파 갔다가 붙잡혀 오면 일생동안 혹독한 처벌을 가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9살 탈북소녀 엄마 육성/ 유트뷰 녹취>단지 엄마가 보고 싶고, 배가 고프고, 죽음을 각오하고 탈북을 한 저희 어린 딸이 탈북이 무엇이고, 중국이 무엇이고 대한민국인지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오직 엄마를 만나겠다는 한가지 생각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힘들게 도강을 한 저희 딸을 제발 중국대사님은 불쌍히 여기시고, 중국 정부는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을 하시고 한번만 사랑하는 엄마의 품에 저희 딸을 안겨주십시오.

이 녹음은 지난달 28일 중국 심양 인근지역에서 체포된9살난 자기 딸의 강제북송을 막아달라고 남한 주재 중국 대사관앞에서 오열하는 최모양의 엄마의 목소리입니다.

이번 사건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살기가 너무 힘들어 두만강을 건너와 중국 심양 지역의 외곽에 은신 중이던 9살 최모양과 32살 난 최양의 삼촌 등 7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다”면서 “꼭 미국정부가 나서서 도와주시도록 노력해달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대한민국 정부를 통해 중국 정부에 전달되기는 했지만, 중국 당국이 북한으로 이들을 북송시켰는지 아니면 자유가 보장되는 땅으로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3월초에도 중국 심양 외곽의 은신처에서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려고 대기중이던 10대 소녀를 포함한 탈북자 3명이 중국 공안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박소현(가명) 씨는 3월 24일 심양에서 곤명(쿤밍)까지 가는 기차를 탔던 언니가 출발하기 10분 전에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다며, 경찰들이 주시하다가 15살난 여자아이와 북한 여성 등 3명을 붙잡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처럼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체포되는 사건은 남한과 세계 언론에 의해 빈번히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과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탈북민 북송은 살인 방조행위”라며 중국 정부에 강제북송을 하지 말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엔의 대북제재가 심화되는 가운데 탈북인들의 행렬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라고 남한의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말하고 있습니다.

김흥광: 군대끼고 넘어오는 것도 있고, 그냥 무작정 날 죽여라 하고 강물에 첨벙 첨벙 접어들고요. 보면 강폭이 넓지 않는 곳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의 안내를 받아 오는 곳도 있고, 후미진 곳 경계가 좀 덜한 곳으로 막 넘어오고 있지요.

김 대표는 “현재 탈북자들을 도강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2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엄청난 도강 비용 때문에 남한에 가족이 없는 북한 주민들은 군대들을 끼지 않고 도강을 시도하는데, 그러다가 붙잡히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부터 김정은 정권이 탈북자들을 정치범으로 취급한다는 공포의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에는 먼저 탈북한 가족이 자금을 대주며 탈북을 권유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올해 초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작년까지의 탈북은 용서해주되 이제부터 탈북을 하려는 자는 정치범으로 엄벌할 것을 지시하면서 주민들이 올해부터는 탈북 도강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과거 일제시기에도 처벌하지 않던 도강자들을 왜 반역자로 몰아 처벌하고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한 탈북민은 “일제시기에도 조선사람들이 연변지방과 흑룡강 등 북간도로 살길을 찾아 이민을 떠났으나, 일제경찰이 통제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지금 북한 사람들은 일제시기보다 더 악독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증조할아버지인 김형직도 일제시기 “나라를 찾겠다”며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지만, 일제 경찰이 붙잡아 정치범 수용소로 끌어갔다는 비화도 없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난민이 발생했지만, 북한처럼 살길을 찾아 나가는 주민들을 탄압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더욱이 중국은 탈북자 강제북송에 악명이 높습니다.

1948년 채택된 유엔인권선언 14조에는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하여 다른 나라에서 보호를 요구하거나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1951년 체결된 유엔난민협약에도 정치적 탄압을 받을 수 있는 이유 때문에 종전의 상주 국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종전의 상주국가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자를 강제로 보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중국은 지속적으로 강제북송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 협약에 모두 147개국이 서명했습니다. 중국도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한 당사자로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국가로 갈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고 북한인권활동가들은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탈북자들을 불법월경자(도강자)로 보고 붙잡아서는 강제로 북한에 넘겨주고 있습니다. 요즘 디지털 강국으로 발전한 중국은 한반도 유사시 대량 북한 난민을 막는다고 북중 국경지역에 철조망을 높이 세우고, 5세대 디지털 첨단감시 장비까지 설치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는 김씨 체제하의 노예생활을 참기 어려워 사람들은이 탈출을 원하고 있지만, 첨단 기술로 무장한 중국이 밖에서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왜 북한은 주민들이 자국을 떠날 권리와 돌아올 권리도 주지 않을까요?

이와 관련해 안드레이 란코프 남한 국민대학교 교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많이 아는 것이 불리하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외부 정보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차단한다고 지적합니다.

란코프: 기본적인 이유는 국내 안정에 대한 북한 당국자들의 우려입니다. 북한 지도층의 입장에서 보면 제일 큰 위협은 무엇일까요? 해외여행을 허용할 경우, 북한 국내에서 해외생활에 대한 지식이 퍼지는 일입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헨리 앤드 파트너스’(Henley & Partners)가 최근 발표한 전세계 여권지수에 따르면 북한은 전세계적으로 여행의 자유가 없는 나라 20개국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반면 남한의 경우 여권을 소지하면 189개국을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입국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해외 여행을 가장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라 1위로 꼽혔습니다.

남한이나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은 주민들이 다른 나라로 갔다가 몇 개월, 몇 년씩 있다가 돌아와도 크게 처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전세계 적으로 해외 여행이 가장 힘든 나라로 꼽힙니다. 북한 주민들도 이에 대해 점차 알아가고 있고 그 족쇄를 끊기 위해 감행하는 것이 오늘날의 탈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김흥광 대표는 말했습니다.

김흥광 대표: 지금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먹을 것을 달라는 것이고, 생존을 위해서 경제상황을 좀 자유롭게 해달라는 것인데, 그걸 풀어놓으면 체제가 전복될 것 같으니까, 양치기 소년처럼 “또 승냥이가 온다”고 이 소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이제는 이런 것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근 70년동안 미제국주의가 우리를 친다고 했는데, 친적이 한번도 없고 6.25전쟁도 알고보니까 북한이 먼저 침략했지 이런 자료들은 이미 북한에 많이 들어갔거든요.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 주민들은 살길을 찾아 그 ‘조롱’과 같은 철창을 넘어 탈북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RFA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