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6월1일은 북한에서 '국제아동절'이라고 부릅니다. 나라마다 어린이들을 미래를 떠메고 나갈 주인공으로 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남한의 경우5월5일이 어린이 날입니다. 이 날 부모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어린이가 평소에 가지고 싶어 했던 물건 등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대부분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있은 아동복지를 위한 세계회의에서 정한 국제 어린이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을 기념하지만,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공산국가들은 1949년 9월 11일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국제민주여성연맹이사회에서 제정한 6월 1일을 아동절로 쇠고 있습니다.
자유국가에서는 어린이 학대, 강제노동 등을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지만, 북한 어린이들은 지금도 영양실조와 강제노동, 학대 등 사각지대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국제아동절을 맞는 북한의 아동 인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녹취>: 어린이들이 이어 달리기, 밧줄 당기기 등 다채로운 체육유희오락경기를 벌이며 국제아동절을 뜻깊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 녹음은 6.1절을 맞아 북한 어린이들이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고 전하는 조선중앙텔레비전 보도의 한 장면입니다.
중앙텔레비전은 국제아동절에 평양과 신의주를 비롯한 큰 도시의 유치원들에서 진행하는 체육 오락 경기 등을 소개하면서 어린이들이 세상에 부럼없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노동신문과 중앙텔레비전을 비롯한 언론 매체들은 육아원 등 아동시설들을 집중 조명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어린이 사랑'을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노동신문은 "그 어느 나라에나 부모 잃은 아이들이 있지만 국가와 사회가 그들을 전적으로 맡아 보살펴주는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 사회주의제도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서 부모 잃은 아이들은 대부분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거나, 부모와 헤어져 가출한 아이들을 의미한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김 총비서의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 '부모 잃은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 됩니다.
북한에서 아이들은 '나라의 왕'으로 불리지만, 아동의 영양실조 문제와 학대는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5월 5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이 공동 발표한 '2021 아동 영양실조 추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 5살 미만 아동의 발육 부진 비율은 2020년 기준으로 했을 때 18.2%로 나타났습니다. 숫자로는 31만 7천800명입니다.
이 보고서는 영양 결핍으로 인한 발육 부진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며, 키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는 것은 물론 두뇌발달까지 저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들이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지 못할 경우,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남한의 한 연구기관인 기술표준원이 조사한데 따르면 한국 20대 젊은이의 평균 신장은 174센티미터에 몸무게는 69킬로그램인데 비해 탈북민의 평균신장은 165센티미터로 한국 보다 9센티미터나 작았습니다.
남한 전문가들은 이렇게 남북한 젊은이의 키 차이가 나는 것은 고난의 행군 시기 태어난 북한 20대 젊은이들이 잘 먹지 못해 키가 자라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집권 이후 아버지(김정일) 시대에 만연한 꽃제비를 퇴치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육아원을 짓고 부모 잃은 아이들과 가출 어린이들을 대대적으로 수용했습니다.
결과 2014년 경 평안북도 지방에는3개의 도급 애육원이 생겨났고, 450여명의 수용능력을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와 경제난으로 다시 꽃제비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도 코로나가 아동의 영양 공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 한 다음 1년 넘게 생필품과 식료품, 의약품을 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중 국경에 거주하는 중국상인들에 따르면 코로나로 북중 국경이 봉쇄된 이후 북한에서는 식용유와 맛내기, 밀가루 가격이 5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탕 가격도 10배 이상 폭등하여 당과류 가격도 올라 어린이들의 발육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공급이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더욱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4월 초 진행된 노동당 세포비서 대회에서 "고난의 행군을 결심했다"고 선포하는 등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녹취>: (김정은 총비서 육성)더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 어떤 우연적인 기회가 생길 것을 절대로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어디에 기대거나 바라볼 곳도 없으며…
최고 지도자가 경제적 난관을 시인하면서 어린이들의 영양실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어린 학생들을 농촌에 동원시키는 것은 노동착취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해마다 고등중학교 1학년이 되는 아이들을 농촌 동원에 총동원 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한 취재 협력자는 지난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13일부터 전국에 '모내기전투'를 위한 '총동원기간'이 선포되었다"면서 "당장 시급한 모내기 지원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밥술을 뜨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총동원되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 동영상 사이트 유트브에 출연한 한 탈북여성은 북한에 있을 때 경험했던 농촌 지원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유트브 녹취/탈북여성>: "북한에서 농촌 동원은 굉장히 힘들어요. 일단 일은 아침부터 시작해서 저녁 늦게까지 일해야 해요. 할 일이 엄청 많아요. 몇 천평 되는 땅을 학생들이 김매기를 해야 하는데요. 일손이 부족해서 그렇게 학생들이 가서 일해야 하는데요. 정말 땡볕에 한국처럼 썬크림도 없고 모자같이 햇빛을 가릴 수 있는게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땀을 흘리면서 땡볕에 새까맣게 타가지고 오거든요.
이 탈북여성은 "한 사람이 몇 고랑씩 해야 한다는 할당량이 주어져 그것을 수행하지 못하면 작업장을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동부에 정착한 황해도가 고향인 탈북 여성 김씨도 "자신은 황해남도 곡창지대에서 자랐기 때문에 인민학교 1학년(8~9세)부터 농사일에 동원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11살짜리 아들이 미국에서 법적 보호를 받으며 잘 성장하고 있다는 데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김씨: 처음에는 학교(스쿨)버스가 지나갈 때 그 어떤 차가 옆으로 지나가지 못하고, 막 스쿨버스의 정지 표지판이 닫겨야 다른 차들이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나도 깜짝 놀랐어요. 아, 애들이 이렇게 보호를 받으면서 사는구나, 아이들이 사회적 약자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미국에서는 애들이 왕으로서의 대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해마다 벌이는 대집단체조도 아동학대로 꼽힙니다. 북한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은 조선의 20세기 문예부흥의 총화작"이라고 치켜세우며 근 10만명의 어린이들을 동원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도 참기 어려운 아스팔트의 폭염 속에서,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6개월동안 공부를 하지 못하고 준비하는 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과연 예술로 볼 수 있겠는가 하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세계인권선언 제25조 2항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동은 특별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아동은 적서(사생아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사회적보호를 받을 수 있다"
1989년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도 어린이들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살 권리, 교육받을 권리, 차별, 학대, 폭력, 노동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고 법으로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어려서부터 강제노동을 시키거나, 집단체조와 같은 정치행사에 동원시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6월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북한 아동의 인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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