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최근 남한에서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해 사살 소각된 남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 진상규명에 이어 2019년 판문점을 통해 강제송환된 귀순 어부 2명 사건도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북한과 관련된 의혹이 있는 안보 사건들을 윤석열 정부가 다시 들여다 보고 있다고 남한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남한의 탈북민 단체들은 이 사건은 반드시 재검토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 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남한의 여당인 국민의 힘은 2019년 9월 판문점을 통해 북송된 탈북 어부 2명 사건도 조사 범위에 넣기로 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북한 어민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문재인 정부는 귀순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북송했습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했으나, 언론 보도로 통해 드러났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시 이들이 동료 십 여명을 살해한 ‘흉악범’이기 때문에 북송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들의 북송 과정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신속하게 판문점을 통해 북송한 점은 지난 3년간 오랜 의문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재조사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 여당대표는 “당시 귀순 어부들은 호송줄로 묶인 채 안대까지 쓰고 북송됐다”며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을 사지로 내몬 반인륜적 행태의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21일 2019년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재조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남한 SBS뉴스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SBS 보도 녹취: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면 우리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는데 북송시킨 것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문제 제기하고 있는데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탈북어민 북송 당시 남한의 30개 북한인권 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인권단체 총연합은 광화문 광장에서 ‘강제추방저지를 위한 전국 탈북민 규탄 결의 대회’를 열고 정부 조치에 대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김흥광 대표 : 탈북민 단체들은 국내법과 국제법까지 어기면서 김정은한테 산채로 사람을 바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국민이 우선이냐, 김정은이 우선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격분과 분노를 금할 수 없어서 오늘 광화문 광장에 나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을 귀순 닷새만에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낸 것은 함께 탔던 배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이유였습니다. 남한 언론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북한 김정은에게 한·아세안 특별 정상 회의 초청 친서를 보냈고, 같은 날 탈북 어민 2명을 추방하겠다는 통보를 북한에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북한 김정은을 초청하기 위해 귀순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탈북 어부 2명을 강제로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 됐습니다. 또한 이들의 북송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위배된다는 지적과 국제인권법을 위반한 졸속 처리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장세율 탈북민연합회 상임대표의 말입니다.
장세율 : 통일부에 공문을 보냈더니 답변이 그 탈북어부들이 흉악범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녕을 위해서 돌려보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북한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의사표시를 해서 보냈다고 했다가, 그러다가 말을 바꾼 것이 흉악범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의 안녕을 위해서 일단 돌려보내기로 결정을 했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러면 당신이 법이냐"고, 재판받을 권리도 있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그 사람들이 살인했다는 그런 명백한 증거도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확인을 했는가 하는데 그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의해 북한 주민도 남한 국민으로 간주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어기고 재판 절차 없이 탈북어부 2명을 북한으로 송환했다는 것입니다. 탈북민 단체의 주장은 북한 어부들이 살해 혐의를 인정했다지만 이는 재판을 통해 밝혀진 혐의가 아니라 정부 조사기관의 판단으로 이뤄진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또 남한은 유엔성원국으로서 지켜야 할 강제송환원칙도 준수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장대표 : 지금 통일부에서도 흉악범이기 때문에 보냈다고 인정을 한거지요. 본인들이 한국에 남아 있고 싶어 한 것은 분명한 겁니다. 맨 처음에는 (탈북어부들이) 남겠다고 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가겠다고 해서 보냈다고 했다가 이제는 지금처럼 어부들이 흉악범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녕을 위해서 돌려보냈다고 하는 겁니다.
탈북민 단체들은 국정원이나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탈북 어부들을 조사할 때 영상으로 기록했기 때문에 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정보 열람 청구를 통해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장 대표 : 우리 인간은 법앞에 평등하고 재판받을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지금 현재 법률적으로도 탈북민이 맞는데, 범죄인 인도 조약도 없는 북한에 어떻게 보내냐고요.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이후 해상 또는 군사분계선으로 귀순해온 북한 주민들은 모두 79명, 이 가운데 19명만 귀순했고 나머지는 북송되었다고 남한 MBN방송이 전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대표는 당시 이 사건은 북한에도 널리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대표 : 한국에서 살겠다고 온 탈북자들을 얼토당토한 검증도 안되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죄명을 들씌워 안대를 씌우고 결박을 하고 판문점으로 보낸 것은 이건 정말 만행입니다. 특히 북한 사람들은 "와, 나도 남조선 가면 저렇게 되겠네"하고 두려움에 있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은 언론에 들켰기 때문에 인정했지 실제로 이런 사례가 또 있었는지 몰라요. 이런 사실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이 못오고 있어요. 요즘 탈북자들이 줄어드는 이유가 코로나도 있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있지만, 문재인 정부 하에서 탈북자들을 돌려보내고, 배타고 온 사람들을 어서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바닷가에서 하루 이틀 견제하다가 들여보낸 사례도 있기 때문에 배타고 온 사람들은 한국군을 피해 가야 한다는 소문이 북한에서 돌았고요.
유엔난민법에 따르면 난민인정자와 인도적체류자 및 난민신청자는「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 제3조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송환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엔고문방지협약 제3조에서는 당사국은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국가로 개인을 추방하거나 송환·인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대표는 윤석열 정부 들어 탈북민 단체들이 해명해야 할 첫번째 의제가 탈북 어부 강제 북송 사건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김성민 대표 : 탈북자 단체들이 유엔에 편지를 보냈고, 여러 국제기구들에 처벌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북한 인권을 위한 탈북단체 총연합의 첫번째 의제가 바로 문제 해결, 아마 여기에 관련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이게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고요. 반드시 처벌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해당 북송 결정에는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대표는 이 사건이 제대로 밝혀져야 대한민국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도 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민 대표 : 반드시 처벌되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북한 주민들이여, 자유를 찾아 어서 오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고무되었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그 앙금이 풀릴 뿐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을 향한 마음이 열려요. 이게 제대로 처벌되지 않으면 재대로 밝혀지지 않으면, 앙금대로 남고 탈북자는 점점 줄어들고 불안은 불안대로 남을 것입니다.
현재 탈북민 단체들은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세율 대표는 “이 법을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의 한 조항으로 만들지, 아니면 특례법으로 따로 할지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들이 다시 북한으로 끌려간다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러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이시간에는 남한에서 지난 2019년 판문점을 통해 강제송환된 귀순 어부 2명 사건 진상 규명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정영입니다.
진행: 정영 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