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세계에서 여성들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미국의 시사 전문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는 매년 각국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와 인권 순위를 발표합니다.
2019년에도 전세계 80여개 국가의 9천명 이상 응답자들을 설문 조사해 총 5개 부문을 각각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 등수를 정했는데요.
1등이 어딘지 아십니까? 1위는 스웨덴(스웨리예), 2등은 덴마크(단마르크), 3위는 캐나다(카나다), 4위는 노르웨이 순이었습니다. 대부분 사회복지체가 잘 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미국은 16위를 했고, 일본은 18위를 했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들이더라도 여성 만족도 순위에서는 뒤로 밀렸습니다. 한국은 28위로 아시아 국가들에서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와 인권 순위는 유럽이나 서방국가들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몇 등에 속할까요?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시사 전문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매해 각국의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와 인권 수준을 5가지 부문, 즉 여성의 인권, 양성평등, 소득 평등, 안전, 혁신적인 태도 등으로 조사하는데요. 스웨리예가 2017년에도 1등을 했습니다.
여성들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면, 여성들이 인권이 보장되고,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없는 평등이 보장되고, 안전이 보장되는 등 만족도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 매체가 각국의 여성들에게 질문을 해서 5개 부문에 대해 각각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면 50점을 맞는 국가가 1등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북유럽 국가들이 여성 삶의 만족도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이 나라들의 복지 체계가 잘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여성인권 점수는 10점 만점에 9.8점, 여성의 안전 점수도 9.6점입니다.
선진국일수록 이러한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한 수준이 높은 반면, 발전도상국이나 저개발 국가로 갈 수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북한 주민들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로 인식하는데, 중국이 국내총생산에서 세계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지만, 인구수로 나눠보면 아직 발전도상국가 수준입니다.
물론 이 조사 내용이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매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는 것으로 신뢰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대서양의 작은 섬 아이슬란드가 최근 10년동안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국가 1위를 고수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 월급 80%를 주고, 최고9개월동안 산전산후 휴가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여성들이 양성평등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남자와 똑같은 경제활동 참여하고, 정치적 권리, 교육, 건강 등을 기준으로 조사합니다.
그러면 북한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나 인권 수준은 세계 몇 번째가 될까요?
북한 주민의 여성 만족도와 인권 수준 조사조차 사실상 이뤄지지 못합니다. 쉽게 말하면 등외라는 소립니다. 나라를 닫아 매고 있어 국제 조사기관에서는 접근하여 문의할 수도 없고, 또 설문조사를 할 방법이 없어 그냥 빼놓습니다.
그래서 북한 여성인권의 수준은 어떤지 우리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북한여성의 인권 수준에 대해 외국에서는 탈북여성들의 증언을 통해 조사하곤 하는데, 북한 여성들의 인권 상황은 말할 처지가 못됩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25일 발표한 '2020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인 3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특히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여성들이 인신매매범들에게 노출돼 있다"면서, "탈북 여성, 심지어 소녀들이 집창촌에 팔려가거나 강제결혼을 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의 올해 보고서는 북한과 함께 중국, 러시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19개 나라를 인신매매 최하위 등급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018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여성은 여러 가지 성적 학대 및 성별에 근거한 인권 유린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구금 시설 내 고문 및 강간, 기타 성폭력 경험, 중국 내 북한 여성이 겪는 성적 착취 및 강제 결혼, 성폭력, 성차별 등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성별에 근거한 차별 또는 성적 학대는 여성 인권 중에서 가장 엄중하게 보는 범죄입니다.
하지만, 북한 여성들은 자신이 성차별이나, 성희롱 같은 것을 당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고, 또 그것을 호소할 만한 기본적인 자유도 없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과거 여성은 아이를 낳고, 가사일을 돌보고, 남편을 섬기고, 노동력을 제공하고 심지어 성차별의 대상으로 숙명적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여성인권의 권리의식이 확산되고, 21세기는 여성인권옹호를 위한 사회적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고 있는 과정에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최근 '미투운동'-나도 당했다는 여성 성차별, 성폭력 신고 사례가 급증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직장과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희롱, 성적 농담 등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몸매나, 생김새, 성희롱 발언 등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누구의 몸매는 어떻다 느니, 생김새가 이상하다 느니 하는 별 생각없이 내뱉는 말도 성차별적 발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여성들은 성차별, 성폭력으로 인한 신고도 하지 못하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례는 일상화 되었다고 탈북민들은 말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 탈북민 이영길(가명)씨로부터 자신이 다녔던 공장에서 목격한 성폭력 사연에 대해 들어 보시겠습니다.
이영길: 제가 북한에 있을 때 알던 누나도 이야기하기를 공장 보위지도원 서기로 일하게 되었는데, 공장 보위지도원이 강제로 성폭행했는데, 자기는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아니, 왜 강제로 당하지? 왜 반항하면 안되나?"하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이런 이야기를 듣고, 또 노동당에 입당하기 위해서 아니면 본인의 출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성을 판다기보다 제공을 했다는 말을 들었때 충격이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남한이 정말 미투운동을 보면 그래도 여성들의 인권을 많이 챙겨주는 것 같습니다.
북한군에서 여단장 연락병으로 복무했던 이영길씨는 인민군에서의 성차별, 성폭력 사건은 비일비재한 현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혹시 군대에서 병영문화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당하는 성폭행이나, 성추행 같은 사례들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까,
이영길: 아유 많이 봤구요. 왜냐면 제가 여단장 연락병을 했는데, 여단장이 하루는 여단 정치위원을 좀 감시를 하라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사찰이지요. 그래서 몰래 감시를 했는데, 여단 직속 간호분대장이 정치위원에게 밤에 가는 것을 봤어요. 그리고 그 간호분대장이 정치위원 무릎에 앉아 애교를 피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단정치위원의 방에 침실이 있었습니다. 침실로 데리고 가는 것을 봤고, 거기까지만 보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간호분대장은 입당을 했습니다. 조선노동당예요. 그래서 군인들 속에서 서로 수군거렸는데, 서로 이야기 하기를 "야, 간호분대장 정치위원하고 한번 자더니 입당 하네"라고 말할 정도 였거든요.
여성들의 인권은 단지 그들에게 투표할 권리나,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준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이 투표권을 행사하더라도 자기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을 수 있는 자유, 일을 하더라도 남성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하고 동등함을 보장받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 여성들도 위력에 의한 성적 차별과 성희롱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끝장내기 위한 투쟁과 활동을 통해서만 인권이 보장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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