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세계 최빈국 꼴찌에서 두번째

0:00 / 0:00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즉 북한이 국사 중에 가장 큰 국사로 여기는 먹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아직까지 먹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북한에서는 남한과 달리 의식주가 아니라, 식의주 즉 먹는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추운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고픔과는 타협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남한을 비롯한 세계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세계경기가 침체되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굶는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리치먼드의 실직한 4인 가족은 국가에서 코로나 재난지원금과 실업수당까지 받아 한달에 1만불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돈으로 쌀을 사면 1kg에 1.5달러 가량 하는 쌀을 몇 톤은 능히 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도래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은 얼마전 북한 주민 절반 가량인 47.6%(1,220 만명)가 지속적인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국민의 영양실조 순위는 꼴찌에서 두번째라고 발표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시간에는 북한에서 가증되는 식량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흰 쌀밥에 고깃국"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거친 숙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8년전 김일성 주석은 "이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고 인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다 끝내 실현시키지 못하고, 수 백만명이 아사하는 고난의 행군을 겪었습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 자연재해와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초래됐다고 하지만, 외부세계는 '주체농법'이라는 비과학적인 농법이 초래한 인재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밥에 고깃국 실현은 수령님의 유훈"이라고 들먹였지만, 그 역시 핵개발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부면서 실현하지 못하고 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4월 집권 첫 연설에서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집권 10년이 되오는 지금도 여전히 인민들은 하루 세끼 뭘 끓일까 걱정해야 하는 최빈곤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2017년말까지 광란적으로 밀어붙인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시험 도발로 최강의 대북유엔제재를 맞아 북한 경제는 빈사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하나만 폐기하고 제재를 풀겠다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66시간 열차를 타고 하노이로 달려갔지만, 허사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에는 대북제재를 절대 풀어줄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김정은은 지난 7.27 정전협정체결일을 맞아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해 핵포기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했습니다.

YTN 녹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안전과 미래를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보유를 정당화 하며 국방력 강화를 다짐한 것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핵에 대한 CVID 목표,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미북간 핵 대치 속에 죽어나는 것은 북한 주민들 뿐입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평양시민들에게도 식량배급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현재 북한 인민들 속에서 이러다가 제 2의 '고난의 행군'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는 북한 내부의 분위기도 지적했습니다. 제재와 신형 코로나 감염증 등으로 북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민심도 술렁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 7일 당중앙위원회의 제7기 제13차 정치국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수도 시민들의 생활보장"이라는 안건을 다루었습니다. 여기서 "수도시민들의 생활보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다름아닌 식량문제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식량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식의주를 주창하는 북한의 특성상 시급히 해결해야 문제는 식량 밖에 없습니다.

현재 북한 장마당 쌀 가격은 킬로그램당 4천원으로 봄철보다는 좀 내리긴 했지만, 이는 절대 다수 주민들이 구매 불능에 따른 가격 하락이라고 북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빈부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쌀밥에 고기 먹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밥술도 뜨지 못하는 주민들이 다수라는 게 북한 소식통들의 반응입니다.

비록 북한당국이 식량 가격을 억지로 끌어내리는 정책을 실시해 장마당 쌀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긴 하나, 일반 주민들은 돈이 없어 쌀을 살 형편이 못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은 식량난에 대비해 주민들의 식단까지 직접 챙기는 수준입니다. 남한의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먹자판을 벌이지 말라"는 특별 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여맹원들은 식량절약투쟁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며 "가정에서 관혼상제를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게 요란하게 하거나 여러가지 명목으로 쓸데없이 먹자판을 벌여 식량을 낭비하는 현상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계속하여 "여맹원들은 식량을 가지고 밀주·밀매 행위를 비롯한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하는 현상들과는 강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악의 식량난에 대비해 북한이 밀주 금지령을 내린 것입니다. 밀주 행위와 흉년은 항상 같이 발생합니다. 도시 근로자들은 술과 식량을 바꾸기 위해 밀주를 몰래 담그기도 하는데, 흉년에 밀주까지 담그면 사람 먹을 식량이 모자란다고 사회안전성이 통제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밀주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는 지 함경북도 온성군이 고향인 탈북민 최모 여성으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최모 여성: 우리는 술을 가지고 농촌에 가지고 가서 사업(물물교환)하기 위해 많이는 못하고 돼지가 있다 보니까, 일주일에 한번은 뽑았는데, 사회안전원이 딱 지키고 있다가 (어떤 집에서)물을 많이 길어 올린다고 하던가, 겨울에 눈을 많이 퍼 들여간다든가 하면 술을 하는 타이밍에 딱 들어와 현장을 치는 겁니다. 술 나오는 것과 모주(술찌끼) 다 쏟아버리고, 술을 만든 것을 통째로 빼앗아 갑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다 먹지요. 안전부것들이 도둑놈이니까요.

북한 사회안전성은 규찰대를 조직하고 밀주 현장을 덮치는데, 주민들에게는 규찰대는 악명이 이를 데 없이 높습니다.

최모 여성: 사회안전부 사람들보다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더 못 됐지 않아요? 그것들이 얼마나 못되게 노는지 자기 이속을 채우기 위해서 별 일을 다 하지 않습니까, 사회안전부 사람들이 자기들이 직접 나서는 게 아니라, 비사회주의 그루빠를 조직해서 민가에 투입시키는 것입니다. 감시하는 겁니다. 약간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캐서는 안전부에 보고하고, 잘못 걸리면 다 빼앗기고, 북한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닙니까,

북한은 얼마전 인민보안성을 사회안전성으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주민들을 못살게 굴던 악명높은 사회안전성의 악몽이 되살아 나고 있습니다.

얼마전 유엔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코로나 19 여파로 내년도 북한의 심각한 식량 부족을 경고하면서 북한 주민 1천만명 이상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놓였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현재 북한 주민 절반 수준인 47.6%(12200 만명)가 지속적인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아이티(48.2%)에 이어 세계에서 국민의 영양 부족이 최악인 나라 2위"라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아이티로 알려집니다. 이 나라는 인구의 80퍼센트가 하루 소득 2달러로 연명한다고 합니다.

북한 교과서는 "조선민족은 예로부터 슬기롭고 용감한 민족"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슬기롭고 용감한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꼴찌에서 두번째 라는 오명을 쓴다는 것은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