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계엄령’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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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이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국경 2킬로미터 안에 무단 접근 시 사살하라는 명령까지 내리는 등 "코로나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강력한 유엔대북제재로 경제가 만신창이 되고, 대홍수로 수재민이 대량 발생하고, 코로나 전염병으로 전국이 얼어붙는 이른바 3대 악재를 겪고 있습니다. 이 악재 가운데서도 북한은 코로나 전염병을 가장 큰 위험군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세계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북한처럼 총으로 주민들을 사살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는 것도 인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을 사살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일 뿐입니다.

그러면 왜 북한은 코로나를 두려워하는지 오늘 <탈북 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복수의 북한 주민들은 북한당국이 특수부대를 풀어 1,400킬로미터 북중 국경을 완전 봉쇄하고, 무단 접근자들을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최근 잇달아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강도 지방의 한 주민은 "지난 8월초 폭풍군단 한개 대대가 완전무장하고 국경에 급파되어 전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면서 "폭풍군단은 국경경비대 초소에 진을 치고, 국경 질서 강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인민군 부대들은 국경 2킬로미터만 들어서는 사람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고 사격한다"면서 "10월 10일 명절까지 저녁 8시부터 통행금지 시간이기 때문에 국경일대에는 개미 한 마리 얼씬 못하게 하고 있다"고 살벌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일명 폭풍 군단으로 불리는 인민군 11군단은 유사시 남한에 침투하여 주요 거점을 점령하고, 요인 암살을 수행하는 대남 특수부대입니다. 하지만 남쪽이 아니라 북중 국경에 전진 배치된 것은 오히려 남쪽보다 북쪽이 더 위협적이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관측입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북한이 코로나 봉쇄를 위해 국경 2킬로미터를 완충지대로 설정했고, 특수작전부대가 배치되어 국경으로 접근하는 사람에 대해 사살 명령까지 내렸다고 지난 9월 11일 한국 언론이 밝혔습니다.

SBS 보도 녹취: 북한이 국가 비상방역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북·중 접경 지역 출입을 통제하는 일종의 완충지대를 설정했다고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밝혔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주한미군사령관 :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 1~2km에 완충지대를 설치했습니다.

대북 전문매체들이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 무단 접근하는 사람들을 사살한다는 포고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한 내용을 한반도 군사작전을 총지휘하는 주한 미군 사령관이 확인한 것으로 됩니다.

북한 김정은이 코로나 비상방역체계를 최대 비상체제로 전환시킨 것은 지난 7월 19 남한에 정착했던 20대의 탈북자가 임진강을 헤엄쳐 다시 월북한 사건이 터진 다음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7월 26일 김정은이 노동당 정치국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체제로 전환하며, 당 및 근로단체조직들, 정권기관, 사회안전, 보위기관들, 방역 및 보건기관들이 당면하게 수행하여야 할 부문별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특수부대의 국경지역 파견과 무단접근 시 사살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군이 사살 명령을 집행한 사례는 지난 9월 22일 서해바다에서 발생한 한국 민간인 총살 및 시신 소각 사건입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22일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앞바다에서 발견됐던 남한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지고 시신이 소각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무려 27시간 동안 바다에서 표류해 탈진 상태에 빠진 적수공권의 민간인을 향해10발의 총탄을 퍼붓고, 이미 숨이 끊어진 시신에 기름을 뿌리고 소각했습니다. 이는 전쟁 중에 있는 포로도 인도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국제법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그러면 왜 북한이 코로나에 대해 이렇게 과잉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재 코로나 방역 때문에 군대들에게 총을 쥐어주고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북한밖에 없습니다. 다른 나라 정부는 국민들에게 코로나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 모임을 삼가하게 하고, 최소 3미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부득이 하게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14일간 해당 국가에서 격리하도록 합니다.

아무리 코로나가 역병이라 해도 표현의 자유, 이동의 자유, 신체의 자유 등 인간의 기본권을 구속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인간의 신체 자유권을 박탈하는 비상계엄령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강력한 대북제재와 대홍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위기 등 3종 악재를 겪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위험으로 간주하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는 공기를 타고 전염되기 때문에 북한처럼 집단 동원이 많은 나라에서는 아주 치명적입니다.

또 의료시설과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역병으로 인해 나라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인류역사를 보면 국가가 멸망하는 요인 중에는 전쟁과 부정부패, 기아, 전염병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이 중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보다 훨씬 더 파괴적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치명적인 역병은 14세기 중반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Plague)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유럽 인구의 2천5백만~6천만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어 '20세기 흑사병'으로 알려진 에스빠냐(스페인) 독감인데, 1918년 에스빠냐에서 창궐했습니다.

이때 사망한 사람은 5천만명에 달했습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도 '21세기 흑사병'으로 불릴만합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무한시(우한시)에서 확산되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2020년 10월 7일 현재 전체 확진자는 3천5백50만명, 사망자는 1백만명을 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의학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영향 상태가 좋아 치사율은 많지 않지만, 여전히 인간은 전염병 앞에 무기력한 존재임은 틀림없습니다.

더욱이 북한처럼 공중보건 체계가 붕괴되고, 의약품과 의료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에 코로나가 퍼지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것입니다.

특히 북한 김정은처럼 고도 비만과 당뇨, 심혈관계 질병을 가진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 김정은은 코로나를 가장 큰 위험군으로 보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 식당종업원 10여명과 함께 남한으로 망명한 류경식당 전 지배인 허강일씨는 자신의 유트브 '북한을 바꾸다'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이 코로나 방역에 극성을 부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허강일 전 지배인: 요즘 북한이 코로나 때문에 신경이 엄청 예민하거든요. 솔직히 왜 신경이 예민한 가면, 북한이 김정은이 전염병이 퍼져서 자기가 죽을 까봐 겁이 나는 것이지요. 자기네 의료시스템으로는 통제가 안되니까, 전염병이 퍼지면 자기도 문제가 되고, 경제 시스템도 혼란이 되니까, 북한이 그래서 지금 중국과도 문을 닫고 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 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인권단체들은 북한 내부에 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원인 불명의 감염병을 앓다 죽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코로나 증상을 보이지만, 병원에서도 감히 코로나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김정은의 최대 치적으로 선전되는 '코로나 방역' 성과에 반하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독재자 한사람의 체면과 목숨을 위해 다른 생명이 파리목숨처럼 취급되는 행태가 북한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민의 생명을 대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독재 국가의 차이입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