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11월 3일은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날이었습니다. 미국이 전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각국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전세계인들의 관심사 입니다.
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가에 따라 세계 정세가 변하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를 가리켜 일명 '세계 대통령선거'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중에 있고, 북한도 핵문제 등 미국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 주시할 것 입니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탈북민들도 이번 미 대통령 선거에 참가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는데요.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올해는 중국 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우편투표를 하는 유권자가 상당히 많고, 대선결과에 대한 승복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자들 사이의 격렬한 충돌이 예상되어 어느때보다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예측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매해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진행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11월 초로 잡은 것은 너무 추우면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기 어렵고, 그렇다고 너무 앞당기면 농사 등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11월로 잡은 것입니다.
굳이 11월 첫째주 화요일로 정한 이유는 일요일을 포함한 주말은 교회 출석 등으로 아예 배제됐고, 월요일과 금요일은 각각 한 주의 첫 날과 마지막 날이라 빠졌고, 목요일은 종주국이었던 영국의 선거일이어서 피했다고 합니다.
결과 남은 화요일과 수요일 중에서 미국 국회의원들이 "화요일로 하자"고 정하면서 낙점됐다고 합니다.
미국은 50개 주가 합친 연방공화국으로, 4년에 한번씩 대통령 선거를 진행합니다. 미국 대통령은 한번 더 연임할 수 있어 최고 8년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번 46대 대통령선거는 연임을 노리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트 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합을 벌였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제도는 간접 선거입니다. 투표는 유권자들이 하지만, 직접 뽑지 않고 선거인단에 의해 간접 선출하는 간접 선거제입니다.
미 전역에 선거인단은 총538명인데, 과반수 즉 270명을 획득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이 선거인단은 상원의원 100명, 하원의원 435명, 그리고 수도 워싱턴 디씨의 3명을 더해 총538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이렇게 각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놓고 치열한 득표 경쟁을 벌이게 되는데,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합니다. 이렇게 승자 독식 방식으로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쟁취한 후보가 최종 대통령에 선출되는 것입니다.
이 방송을 제작하는 당시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아 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점 미리 말씀 드립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코로나 때문에 우편투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또 직접 사람이 선거장에 찾아가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먼저 우편 투표를 한 재미 한인 미셀 박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질문: 미국 대선이 그런데 직접 투표장에 가지 않고 우편투표를 하셨다고요? 그러면 우편투표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박씨: 저희들은 아이들이 있다 보니까, 편하게 할 수 있을 때 투표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메일로 투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도 우편 투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그리고 선거날은 오늘(11월3일)이지만, 우편 투표는 미리 해야 되지 않습니까,
박씨: 네, 우편 투표를 하겠다고 신청하면 우편투표 용지가 집으로 날라옵니다. 그러면 투표용지를 거기 같이 따라온 우편 봉투에 넣어 투표소 인근에 있는 투표소 박스에 넣어도 되고, 아니면 우편으로 보내도 되고요.
질문: 보통 우편이 가는 시간으로 보면 1주일 열흘 걸릴 수도 있는데, 그러면 우편 투표로 인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건 무슨 의미인가요?
박씨: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우편투표를 장려했지만, 과거에도 유권자가 해외에 있거나, 당일 선거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편 투표도 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위험하거나,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켄터키 주에 거주하는 탈북민 한모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한모씨는 직접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한 경우입니다. 2년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씨는 직접 투표한 느낌에 대해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질문: 미국 대통령 선거 몇 번째 입니까,
한모씨: 선거에는 처음 참가했습니다. 올해에는 벼르고 벼르다가 선거에 참가했습니다.
질문: 미국 대통령선거에 투표한 기분이 어땠습니까,
한 씨: 너무 뿌둣했어요. 북한처럼 딱 장군님만 찍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지 않습니까? 대통령도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을 수 있고, 그 사람이 당선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잘못 될 것도 없고요.
질문: 미국 대통령 선거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한씨: 처음 들어가니까, 테이블에 봉사하는 분들이 앉아 계시더라구요. 그들에게 운전면허증을 주니까, 그걸 컴퓨터에 갖다 대요. 그러면 거기 이름이 다 있더라구요. 그리고 주소와 이름을 대라고 해서 대니까 그 다음에는 본인 확인이 되니까, 선거 용지를 주거든요. 영어를 잘 몰라서 그걸 가지고(선거요원에게) 말하니, 어디다 쓰라고 알려주는데, 그 사람들 자체가 남의 선거 용지를 안 보려고 노력하더군요. 그게 새로운 모습이더라구요.
질문: 투표용지 작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한모씨: 내가 선거 용지를 작성할 때 처음에는 잘 몰라서 체크만 했는데, 사실은 동그라미를 꽉 채워야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선거 요원이)기계에 가져가 넣으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하고 나왔어요.
질문: 북한에 있을 때 선거를 해보았습니까?
한씨: 선거를 해봤지요. 줄을 맞춰서 강제로 끌려가서 장군님 안 찍으면 안되지요. 선거 용지 찬찬히 뜯어봐도 안되지요. 말이 선거지 이미 다 되어 있는 것을 갖다 넣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질문: 북한에서 선거를 했을 때 후보자가 몇명이나 되었습니까,
한씨: 북한에서 후보자가 몇명이라는 게 어디 있습니까, 그건 말이 선거지, 선거라고 말할 수 없지요. 여기에 비해 보면요. 여기서는 누가 대통령 하겠다고 나오면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으면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미 다 등록된 선거표를 놓고 나오는 것이지 선거가 아니지요.
질문: 북한에서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 선거는 매번 유권자의 99%가 투표에 참가하여, 찬성은 90퍼센트 이상 나옵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 투표율은 어떻습니까,
한씨: 아유, 말도 안되는 소리지요. 세상에 그렇게 나올 수 가 없지요. 아무리 특별한 경우라도 그렇게 나올 수가 없지요.
질문: 북한에서는 선거날 아침 학생들에게 가창대를 돌리지요. 선거가 끝난 다음에는 선거를 축하하는 춤을 춰야 합니다.
한씨: 온 백성이 다 죽지요. 애들까지 불러다가 노래를 시키고, 그 추운 겨울날에 말이요. 그리고 저녁에는 꽹과리를 울리고, 춤을 추게 하고 누구 좋으라고 그러는지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미국 언론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극렬한 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씨는 북한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추운 겨울에도 치마 저고리를 입고 춤을 추는 정치 행사가 열리는 반해, 미국에서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끼리 시위가 벌어지는 것도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2004년 미국에서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난민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200명이 넘었습니다. 이들도 이제는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가 되어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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