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핵미사일 발사 현장에 딸 데리고 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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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난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딸을 대동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외 언론들의 관심은 미사일 시험발사 자체보다도 딸을 데려간 김정은의 의도에 집중되었습니다. 학교나 유치원과 같은 교육시설도 아닌 위험한 핵미사일 발사장으로 자녀를 데리고 간 것을 두고 분석가들은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분석가들은 북한 김정은이 권력 4대 세습을 기정사실화 하면서도 국제사회를 향해 비춰지는 자신의 ‘악한 모습’을 희석시키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탈북민들은 주민들의 의식주 해결이라는 인권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올해 들어서만 수천만달러 어치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북한 김정은의 딸 공개에 대한 외부세계의 여론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대동하고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찾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남한 언론 YTN의 보도를 들어보시겠습니다.

<YTN 보도/ 20 일자>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7형 시험 발사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여사, 자제분과 함께 나와 발사 과정을 지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씨 일가에 관한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남한 제주도에 거주하는 한 탈북남성은 김정일 저택근무를 섰던 친구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서는 김씨일가의 가정내력에 관해 “알려고도 하지 말고 알아서도 안된다”는 내부 원칙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 남성 : 우리 학급에 우리 마을에 김일성 초소 근무를 서던 사람이거든요. 그 사람이 와서 랬어요. 자식들이 몇명이고 누구라는 것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라고 자기네가 배웠다고 하더라구요. 원래 김씨 가문에는 자식이 몇명인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의도적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자랄 때도 그렇고, 탈북민들 자체가 북한에서는 김일성 가계에 대해서는 묻거나 따지지도 말라고 했어요. 당일꾼들도 다 내적으로 규정되었어요.

하지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화성 17형 시험발사 현장에 딸을 대동한 것입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공개한 영상에는 10대로 보이는 흰 겨울 옷을 입은 소녀가 등장했습니다. 이 소녀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김 위원장과 가까와 지켜보는가 하면, 시험발사를 서두르고 있는 인민군 군인들을 배경으로 김정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의 자제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조선중앙통신/ 이춘희 아나운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리설주)와 함께 몸소 나오시여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해주시며…

탈북민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던 김씨 일가의 전례를 깨고 전격 공개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브릿지 음악]

그러면 왜 북한 김정은은 10대의 미성년자를 핵무력 과시 현장에 데리고 나왔을까요?

이와 관련해 해외 분석가들은 북한의 의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마이클 매든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4대 세습 후계자 교육을 위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북한에서 후계자 수업을 10대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점을 미뤄 훗날 그 딸도 고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처럼 북한권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성장 남한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도 8세가 되던때에 북한에서 최초로 김정은 찬양가인 발걸음이라는 노래가 김정일과 김정은 앞에서 공연이 됐다며, 그때부터 김정은 후계자 설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김정은의 딸 나이는 10대이지만, 김정은의 선택에 따라 후계자 수업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일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가우스 국장은 북한 김정은 부인 리설주 등장에는 “언제나 전략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신중성을 부여했습니다. 2012년 7월 6일 북한 매체에 처음 리설주가 등장했을 때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자신의 어린 나이라는 주민들의 의문을 불식시키고, ‘가정적인 지도자’ ‘인민의 지도자’상을 부각시키기 해서였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딸과 부인을 대동한 것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과 관련한 “공격적 메시지 발신의 악영향을 줄이거나 내부 문제가 있을 때 김정은 일가의 결속력을 입증하려고 기획된다”고 켄 고스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AP통신은 김정은이 “가족들과 함께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것은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참관에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도 포함되어 김씨 일가 모두 총출동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민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김정은의 딸 공개는 북한 어린이들도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이 딸을 데리고 미사일 현장이 아니라 교육현장으로 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원래 제대로 되자면 자기 딸 데리고 어린이들 나이 또래 같은 데 같이 들어가 있어야지요. 초등학교와 같은 장소에 가서 자기가 정말 아버지라는 것을 소개해야지요. 그런데 배경을 그게 뭡니까, 군사적 도발 배경을 만들어 놓고 딸을 데리고 나와서 핵을 쏘겠다는 소리만 했더군요.

한편 4대 세습을 위한 포석이라는 외부의 분석에 대해서는 “북한은 유교문화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아들이 아닌 딸을 후계자로 내세우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심중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미정보당국과 외부언론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리설주 사이에는 아들을 포함해 세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브릿지 음악]

그러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북한은 올해 들어와 수십차례의 대륙간탄도 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 수십발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 비용은 비밀에 부쳐져 정확한 추산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방연구원과 미국 랜드 연구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비용을 추산해본 데 따르면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순항미사일은 1발당 300만∼500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1000만∼1,500만 달러, 이번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경우에는 2,000만∼3,0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발사한 각종 미사일 발사 비용은 1조 원, 즉 미화 10억 달러 수준이라고 남한의 문화일보가 전했습니다.

[ 브릿지 음악]

이 돈으로 식량을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얼마나 구입할 수 있을까?

올해 10월 국제곡물시장에서 태국산 쌀 한톤 가격이 $431임을 감안하면 약 200만톤 쌀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많은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하루에 소비하는 쌀은1만톤입니다. 이 주장대로라면 북한 전체 주민이 200여일간 먹을 수 있는 식량을 허공에 날린 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가 발표한 ‘세계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21만 톤 가량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인구 2천6백만명의 70%가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탈북민은 “코로나 여파로 북한의 올해 농사 작황도 좋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의주 해결의 인권 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북한 김정은의 딸 공개에 대한 외부세계의 여론과 북한 미사일 발사비용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