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날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들에서 코로나는 일상 감기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역전과 경기장 등 공공건물에 들어갈 때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습니다. 식당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출입할 수 있습니다.
과거 코로나에 감염되면 14일 동안 격리해야 했는데 지금은 한주일로 줄어들었습니다. 처음 ‘죽음의 흑사병’처럼 여기던 코로나가 지금은 유행성 감기와 같은 가벼운 병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겁니다. 위드 코로나- 즉 사람들이 코로나와 함께 하면서 점차적 단계를 통해 일상을 찾아가는 분위깁니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백신 개발과 전국민 무료의무 접종이라는 힘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 같은 곳에서는 코로나 봉쇄를 엄격히 실시해 겉으로 보기엔 없는 것처럼 보이나, 과도한 봉쇄가 인권을 침해한다는 국민의 반발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른 바 국민의 저항 운동인 ‘백지시위’에 부딪쳐 중국당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었다가 확진자가 늘어나자 오히려 쩔쩔매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 백지시위에 무릎 끈 중국의 코로나 정책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중국이 코로나 정책 완화를 실시 한지 20일 만에 인구의 20%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대만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남한의 KBS 보도를 들어보시겠습니다.
<KBS 보도(12월 24일자)> 코로나 감염세가 심상치 않은 중국에서는 약 20일 만에 2억 5천 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와 900배 차이가 나는 것인데요. 또 매일 5천 명이 숨진다는 관측도 나왔는데 중국 의료 체계의 취약성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KBS 는 중국 국무원이 코로나 완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사망자도 덩달아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수도 베이징 화장장에 대기 행렬이 끝없이 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의료 일꾼은 “평소에 비해 4배 가까운 사람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력한 봉쇄로 그나마 주춤하던 코로나 확산세가 중국 인민들의 백지시위에 부딪쳐 풀렸는데
결국 이번에는 취약한 의료 실태로 말미암아 생명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 방역을 최대 성과로 자랑하며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습근평 주석이 다시 한번 정치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해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중국 정부가 코로나 고삐를 조이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를 원하는 중국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최근 화제가 되었던 백지 시위입니다.
<브릿지 음악>
그러면 백지 시위는 무엇일까요? 인터넷 백과사전은 백지시위에 대해 “2022년 11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백지시위는 지난 11월 24일 중국 소수민족 자치구인 신장위구르의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부터 촉발되었습니다. 소방차가 불을 끄려고 아파트 단지로 진입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봉쇄로 인해 접근이 늦어져 1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러한 사연이 인터넷 사회관계망을 통해 확산되자, 우루무치에서 시작된 시위는 상하이, 베이징, 우한, 청두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당시 시위 참가자들은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아무런 구호를 적지 않은 빈 종이를 들고 나왔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백지 시위는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하는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촉발됐다”며 “사고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대중의 분노로 이어졌다”고 소개했습니다.
당시 우루무치 사고 아파트 주민들은 근 100여일간 코로나 봉쇄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위그르 서비스 관계자는 “장기간의 코로나 봉쇄로 인해 사람들은 지쳤고 심지어 일부는 굶어죽는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우루무치 시민들은 지방정부 청사를 향해 봉쇄를 풀라고 외쳤습니다. 다음날 아침 지방 정부는 봉쇄를 단계별로 해제하겠다고 했으나, 정확한 시간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화가난 시민들은 시위를 벌였고, 그 시위는 베이징, 상하이, 우한, 청두 등 전국의 16개 도시로 확산되었고 베이징 대학과 청화대학 등 대학생들과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CNN 방송은 전했습니다. 베이징시에서 진행된 추모집회에서는 “핵산 검사는 싫다. 자유를 달라”는 구호가 나오고 국제노동계급의 단결가요 ‘인터내셔날’이 울려 퍼졌습니다. 상하이에선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과 공산당 독재를 반대한다는 과격한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당시 상황을 소개한 남한 언론 YTN 보도를 들어보시겠습니다.
< YTN 녹취 > : [中 상하이 '백지시위' (지난달 26일 밤) : 공산당 퇴진! 시진핑 퇴진!]
시위자들은 손에 아무것도 씌여져있지 않는 백지를 들고 서있었습니다. 백지시위는 이름 그대로 시위 참가자들이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아무런 구호를 적지 않은 종이를 들고 나선 데서 붙여졌습니다. 2020년 중국당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채택했을 때도 이를 반대하는 시위에도 백지가 등장한 바 있습니다.
백지 시위는 중국 당국에 엄청난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외신들은 진단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인터넷 소셜 미디어 위챗에는 ‘백지혁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언론은 백지 시위가 1989년 있은 천안문 사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민중시위라고 표현했습니다. 특히 장기집권에 들어간 습근평 주석이 전례없는 도전에 부닥쳤다며,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 정부가 가장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수천명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부상자를 낸 천안문 사태를 중국 당국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민들이 이처럼 코로나 봉쇄에 대해 불만을 터놓은 것은 월드컵 경기 장면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11월 20일 카타르에서 개막된 월드컵 경기장에서 수만명 축구팬들이 마스크를 벗고 열광하는 장면이 중국 텔레비전에 방송됐습니다. 이를 본 중국인들은 자신들은 마스크를 쓰고 몇달째 감금되어 외출도 못하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축구를 즐기자,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습니다. 그러자 중국당국은 월드컵 관중 석을 다른 화면으로 바꾸는 조치까지 취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정치학자 우창은 미국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공산당이 인민을 잃고 있다”고 논평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백지시위에 부닥치게 되자 막무가내 봉쇄와 집단 격리 수용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12월 7일 급히 방역 완화 정책 10개항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10개 항으로 된 방역 완화 정책에서는 중국 정부가 3년 가까이 유지했던 상시적 핵산검사(PCR )를 폐지하고, 집에서 치료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노인들을 돌보는 양로원이나 의료기관 등 특수한 장소가 아니라면 핵산결과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때 반드시 제시해야 했던 코로나 감염증서도 사라졌습니다. 외신들은 “백지시위로 민심이 들끓자 위드 코로나를 공식화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드디어 두 손을 들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책을 바꾸긴 했어도 이번에는 공중 보건의 부실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브릿지 음악>
그러면 북한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북한도 코로나 봉쇄를 여전히 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6년 류경식당 종업원 12명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지배인 허강일씨는 “북한이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일부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이 사망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올해 초 중국에 들어온 화교들을 통해 북한 내부 소식을 접한 50대 탈북 남성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50대 남성: 백신에 관한 개념도 없고, 나라 자체가 주사약도 없고 주민들은 백신을 맞지도 못하고 오직 방역에 관해서만 떠들고, 그리고 자기 지역을 벗어나 버스나 기차로 타도로 가면 마스크는 필수이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코로나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발생해도 유족들은 사망원인도 숨겨야 한다는 겁니다. 이 탈북민은 “방역을 풀었다가 되레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쩔쩔매는 중국을 보면서 북한은 더욱더 봉쇄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노동신문은 "올해 악성 전염병 사태를 종식시켜 전국을 바이러스 청결 지역으로 만든 것은 놀라운 기적"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