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코너에 몰린 중국 편에 선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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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비루스(COVID 19)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제3차 대전에 맞먹는 큰 피해를 입힌 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중국당국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 전쟁 와중에 터진 코로나 위기는 중국을 한편으로 하고, 미국 영국 등 서방세계를 다른 편으로 하는 정치 역학적 구도로 고착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 공산당의 바이러스 확산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확인이 될 경우 세계 각국은 천문학적인 손해 배상을 물리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코로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데 대해 격려한다는 구두 친서를 보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코너에 몰린 중국 편에 서겠다는 것을 스스로 표명한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강력한 유엔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뒷문을 열어 달라는 북한 지도부의 신호처럼 보입니다.

<탈북 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인류에게 가장 큰 참화를 들씌운 코로나를 둘러싼 공방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5월 1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415만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고, 28만 4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는 미국으로 확진자는 138만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8만명을 넘었습니다. 두번째 피해국가는 스페인(에스빠냐)으로 확진자 22만 7천명에 사망자는 2만 6천명, 세번째 피해 국가는 영국으로, 확진자 22만 3천명에 사망자는 3만 2천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 발병국으로 알려진 중국은 확진자 8만 2천명에 그쳤고, 사망자는 4천600명에 달했습니다. 더욱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에서는 코로나 환자가 한명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들 통계 숫자 등 코로나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이 코로나가 과연 어디서 발생했으며, 누가 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기 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중국에 대해) 매우 심각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독일처럼 중국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미국은 독일보다 더 많은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독일 일간지 빌트는 3~4월 사이에 독일 관광업계와 소상공인이 입은 피해액 등을 합쳐 1천490억유로를 중국에 청구해야 한다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 2001년 9·11테러 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나라에 있었던 최악의 공격(코로나 바이러스 공격)을 겪었다. 이건 정말로 우리가 겪은 최악의 공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본토가 공격당한 것은 지금까지 두차례입니다. 하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한 사건입니다. 당시 미군 2천명이 숨졌습니다. 이를 보복하기 위해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본격 뛰어들었고, 일본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다른 한 차례는 9.11 테러입니다. 2001년 9월11일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민간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 맨해튼의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들이받아 근 3천명의 미국인이 숨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하여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 있는 국제테러 조직 소탕작전에 나섰습니다.

이 전쟁으로 인해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축출되었고, 미국은 9.11테러의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을 10년간의 추적 끝에 사살했습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숨진 미국인이 8만명을 넘었기 때문에 만일 중국의 책임으로 낙인 될 경우 이에 대한 보복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3일 ABC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거대한 증거(enormous signs)’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1월 20일 경에 유엔산하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에 팬데믹을 선포하는데 4~6주간 늦어졌고, 이로 인해 전세계가 코로나와 싸울 수 있는 시간을 낭비했다는 게 독일 연방정보부의 평가라고 독일 주간 슈피겔은 전했습니다.

또 중국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고의로 숨겼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미국 국토안보부에서 나왔습니다.

중국이 1월 말까지 전염성을 숨기고 마스크와 수술용 가운(보호복)의 수출을 제한하고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의료 장비를 확보했다는 게 미국 국토안보부의 분석입니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정보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는 중국 정부가 우한 바이러스 유출 증거를 훼손했다는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숨기고 있던 시기에 이상한 것은 중국의 동맹인 북한의 행동이었습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기 초기인 1월 20일 1천400km의 북중 국경을 전면 폐쇄했습니다. 1월 21일에는 베이징발 평양행 여객기에 중국인과 외국인들을 탑승 시키지 않았습니다.

1월 27일 중국 단동주재 북한 영사관은 중국인들에게 북한 방문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공지했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조치는 미국 등 외국이 취한 조치보다 열흘 가까이 빠른 것입니다.

북한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간 전염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국경을 먼저 봉쇄한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국경을 일찌감치 폐쇄한 데 대해 한마디 불평도 없었고, 오히려 미국과 서방세계가 최근 2주간 중국 우한을 다녀온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 제한조치를 취하자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북중 국경을 전면 봉쇄한 북한에는 한마디 항의 없던 중국이 서방국가들을 향해 날 선 비난을 퍼부은 것은 동맹인 북한을 껴안되, 상대국에는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킨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중국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가열될 전망입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11일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청구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이 싸움을 위해 10조 달러 가까이 책정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10조 달러는 중국의 한해 국내 총생산에 맞먹는 돈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보기관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 조사를 지시한 데 “팬데믹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중국에 1조 달러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혀 경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을 예고했습니다.

세계 각국도 중국 책임론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40개국 1만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중국 정부에 6조달러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도 변호사협회도 중국에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20조달러에 가까운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주권 면제, 즉 한 주권국가에 대해 다른 나라가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이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 의회에서는 미국인들이 직접 중국 정부를 상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중국에 대해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를 배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 공화당 소속의 론 라이트와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최근 “중국이 고의적으로 세계보건기구와 다른 나라들을 호도했다”며 중국에 대한 주권 면제를 박탈하는 결의안 6524호를 발의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사람들의 삶의 환경은 확 달라졌습니다. 중국도 코로나 확산 책임 때문에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도 코로나 이전과 확연히 다를 것으로 세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지탄 받는 중국 편으로 북한은 스스로 걸어 가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