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백신 지원 거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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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 횟수가60억회분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2차 접종에 이어 최근 창궐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위해 3차 접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에리트레아는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백신 접종에 있어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로 갈라지는 등 ‘백신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백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주겠다고 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강변하면서 2025년까지 국경 문을 열지 않겠다는 지시문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북한 내부 주민들이 코로나보다 배고파 더 고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전세계 백신 보급과 백신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속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8월말 니카라과에서 미국으로 여행 온 맥스(Max) 씨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화이자 백신을 호텔에서 접종했다”면서 “이제 보름 더 있다가 2차 접종을 마치고 귀국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니카라과에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백신을 접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현재 미국에는 백신이 넘쳐나 외국에서 출장 온 사람이나, 불법 체류자라도 제한없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OWID(Our World in Data)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9월 20일 기준으로 백신 접종 횟수는 60억 도스에 달하고, 완전 접종자는 25억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세계 인구의 32%가 완전 백신접종을 끝냈고,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55%이상 사람들이 2차 접종을 끝냈습니다.

백신 접종율이 오르면서 도시의 식당과 놀이터, 공원, 영화관, 극장에는 사람들이 흥성거리고, 거리는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신이 충분히 있다며, 의심할 여지없이 미국인 100%가 맞을 수 있는 물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남는 백신을 국제기구를 통해 저개발국가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한국도 영국과의 코로나 백신 교환에 합의하는 등 국제간 ‘백신 외교’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국이 백신을 하나라도 더 맞히기 위해 노력하는데,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 ‘청정 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현황을 보여주는 세계 지도를 보면 222여개 국가들 중 유독 북한만이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북한이 제출한 자료에 의존했기 때문에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국가들에서는 3차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신 제약 회사인 화이자는 자사의 백신을 세번 맞으면 델타변이 바이러스 방어에 효과가 크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부스터샷(3차 접종) 허가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8월 1일부터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3차 접종을 하면 가뜩이나 백신이 부족한 나라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3차 접종 시도는 자국민들을 코로나로부터 완전 해방시키기 위한 발전된 나라들의 노력의 일환이지만, 아직까지 백신을 보급하지 못하는 빈곤 국가들에 먼저 보내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국은 백신을 하나라도 더 자국민들에게 맞히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은 국제사회가 제공하겠다고 하는 무료 백신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로부터 백신을 지원받기 위해 필요한 준비 절차를 아직 완전히 완료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이러한 메커니즘, 즉 체계를 통해 아직 어떠한 백신도 전달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북한은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하고 있을까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의 남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유트뷰 동영상에서 페이스북에서 백신 지원을 거부하는 북한의 속내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 (태영호 tv 녹취):우리가 북한체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왜 백신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요. 첫째로 북한은 수령 중심의 신정 통치제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이러한 위기 극복 중심에는 항상 수령이 있어야 하고 수령은 북한주민들 앞에서 위기에서 그들을 구원하는 구세주가 되어야합니다. 만일 북한 주민들이 외부의 지원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고 하는 순간 김정은은 구세주로서의 권위가 허물어지게 됩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코로나 위기를 주민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탈북 행위와 국경밀수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으나, 빈번히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를 빌미로 국경 봉쇄에 성공했고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아 강력한 통제력을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백신을 받아들여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이뤄질 경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북한의 취약한 공중보건 시스템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외부 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하고 전면 통제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북한이 장기간 국경 봉쇄를 풀지 않겠다는 지시를 내부적으로 하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 대표 :최근에 북조선 당국이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고, 손전화 하는 사람들을 수색하여 체포해서 단속하고 통제하여 정보가 잘 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서 좀 다르지만, 통제를 하면 물가가 조금 내려가던가, 시장에서 허가 받지 않고 물건 값을 올리면 처벌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가가 올랐다 내렸다 하는데, 그 마저도 사가는 사람들도 없다고 합니다. 기름이나 사탕가루,맛내기 이런 것들은 10배 이상 올랐다고 하는데 인민들이 살 수 없는 것이죠. 지금 1990년대 300백만명이 굶어 죽은 때보다 더 합니다. 그런데 고난의 행군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말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히틀러보다 더한 폭언이지요. 김정은 총비서의 머리 속에는 인민은 없고 자신의 권력만 남은 것이지요.

김정일 시대인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는 배가 고파 사람들이 중국으로 탈출해서 배고픔을 덜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김 대표는 말합니다.

김 대표는 외부 세계에서는 충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데도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마치 전세계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에 전 지구가, 인류가 멸망하는 것처럼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코로나 사태를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삼아 국경 봉쇄를 몇 년이고 계속 하겠다고 하는 것은 인민은 안중에 없고 자신의 권력만을 강화하겠다는 독재자의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9월 2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8기 3차 확대회의에서 방역의 고삐를 더 죌 것을 주문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보도를 들어 보시겠습니다.

북한 중앙 tv녹취:지금 세계적인 대류행전염병사태가 억제되지 않고 계속 확산되는 위험한 형세는 국가적인 방역대책을 더욱 강화해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하시면서…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는 나라는 탄자니아, 아이티, 에리트레아, 부룬디 등 5개 나라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모두 세계적으로 빈곤국가에 속하는 나라들입니다.

이러한 빈곤국가들에도 백신을 균등하게 보급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코백스(COVAX)라는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북한이 요청하면 얼마든 지 지원에 착수할 수 있고, 백신이 남아나는 선진국가들에서 지원도 가능하게 됩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국제사회에 백신 지원을 받아들이고, 국경문을 열고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주민들을 구원해야 할 것이라고 탈북민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