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인간의 기본권리를 명시한 세계인권선언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기본권의 주요 권리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행복추구권에는 인간으로 태어나면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며, 자기 취향대로 살고,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몸을 단장하는 등의 자유가 포함되며, 또한 환경권과 인간다운 주거공간에서 살 권리도 포함됩니다.
2013년 개정된 북한 헌법 제64조도 “국가는 모든 공민에게 참다운 민주주의적 권리와 자유, 행복한 물질문화생활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세계인권선언에 걸맞는 인간의 행복추구권을 인민들에게 보장해주겠다고 최고법에서 공약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헌법이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물질문화적 조건을 보장해주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물불쌀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원초적인 원천(resource)입니다. 발전된 나라들에서는 의식주 문제는 해결되어 사람들이 먹을 걱정, 입을 걱정, 땔 걱정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발전된 나라에도 집없는 사람들이 더러 있긴 합니다만, 이들은 국가가 시행하는 사회안전망에 소속되면 얼마든지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인민들은 대부분이 의식주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 가장 어려운 것이 땔감문제입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얼마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인터넷판에는 “경제성장의 밝기”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에 2019년 4월 인공위성에 찍힌 한반도 사진이 게재되었는데, 한반도 남쪽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북한 지역에는 평양만 불빛이 좀 나오고, 다른 지방은 캄캄했습니다.
이 기사를 쓴 자오샹요(Jiaxiong Yao) IMF 경제전문가는 “과학자들은 거의 30 년 동안 인간의 활동과 자연 사건을 연구하기 위해 밤에 종종 ‘야간 조명(nigh light)’이라고 불리는 지구의 위성 이미지를 사용해 왔다”면서 “경제학자들은 야간 조명이 경제 성장을 측정하고 빈곤과 불평등을 분석하고, 특히 데이터가 부족한 곳에서는 대답 할 수 없는 수많은 질문에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경제학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원초적인 삶의 조건이 제대로 보장되는지 확증할 길이 없어 인공위성에 찍힌 밤불빛(night light)를 놓고 그 나라의 경제적 상황을 가늠한다는 것입니다.
전세계 국가들의 경제발전 수준을 통계화 하고 있는 세계은행(World bank)은 종종 북한과 만먀,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나라들이 국가통계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은 아예 통계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합니다.
세계인권선언에는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향유할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이 권리는 국가라는 제도적 장치에 막혀 어떤 사람들은 응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에 속한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여러가지 시책들도 내놓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물불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절실히 필요한 원천을 충분히 가지지 못해 사람답게 살아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겨울이 되면 가장 어려운 것이 난방 문제입니다. 발전된 나라에서는 도시 난방화가 완성되어 사람들이 집안의 온도계만 조절하면 추운 걱정에서 해방되지만, 북한에서는 도시난방화가 열악해 사람들이 직접 땔감을 마련해야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은 얼마전 삼지연 지구를 방문하면서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하자”고 강조했습니다. 핵포기를 압박하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다시 한번 자력갱생의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주민들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 겨울도 엄혹한 시련의 겨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겨울용 땔감 마련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외국의 상황은 어떤지 탈북자 김동남씨와 대담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람들이 두툼한 옷도 꺼내입고, 겨울 월동 준비도 하고 있는데, 외부사회에는 월동 준비라고 특별히 필요가 없거든요. 그냥 집안의 온도계를 겨울용 난방용으로만 돌려놓으면 월동 준비가 끝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에서 월동준비는 외부에서 하는 월동준비와 많이 다른데, 김동남선생은 북한에서의 월동준비에 대해 잘 아시는데, 혹시 북한에서 월동준비는 어떻게 했습니까,
김동남: 월동문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양강도와 함경북도는 북부 내륙지방이지 않습니까, 양강도에서는 우선 10월부터 김장준비와 겨울나이 준비를 하고, 함경북도는 11월부터 하는 데 그런데 김장도 중요하지만, 땔 걱정 이게 주민들에게는 제일 큽니다. 이건 행동으로도 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준비되어야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전에는 석탄을 공급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우선 공급 체계라는 것은 없어지고, 다 개별적으로 산다든가 해야 합니다. 청진 이북으로는 대부분 석탄을 때고 있습니다. 겨울이 오게 되면 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질문: 그러면 보통 한 집에서 몇톤의 석탄이 필요합니까.
김동남: 앞쪽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2~3톤 정도 있어야 합니다.
질문: 그것도 아껴 때야 하겠지요. 남성들은 좀 그런데 가정 주부들은 석탄이 떨어지면, 참 어렵지 않습니까,
김동남: 석탄문제는 생명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어려운 가정에서는 석탄을 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역전, 철길, 석탄 하적장에 가서 석탄을 주어 배낭에 메고, 리야까(Rear Car의 일본식 발음)에 싣고 끌고 다니는데, 어떤 사람들은 석탄 방통에 매달려 가지고 몇 정거장씩 가면서 석탄을 배낭에 넣어가지고, 달리는 기차에서 떨구거든요. 자기도 같이 떨어지는데, 그래서 기차에서 떨어져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보통 1년에, 한 개시군에서 서너명씩 있습니다.
탈북자 지성호씨도 북한에 있을 때 기차 방통에 매달려 석탄을 생활에 보탤려고 하다가 기차에서 떨어져서 손과 발이 짤리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생명에 관한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운집에서는 공부는 뒷전이고, 겨울에 어지간히 밥이라도 끓여먹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할수 없이 기차 방통에 매달려서 하다가 사고를 당해도 본인만 안타까운 것지요.
질문: 자, 인간이 사는데 불, 물, 쌀 은 가장 필수적이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삶의 조건인데, 즉 인권으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남한이나 외국에서 생활해보면서 거기서는 땔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북한 청취자분들에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동남: 저는 한국에 오기 전에 친구들로부터 들은 것은 뭐냐면 한국에 오면 우선 땔 걱정, 먹을 걱정을 하지 않아서 천국에 온 것 같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한국에 와서 보니까, 여름이건 겨울이건 걱정이 없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여름에는 더우면 에어컨을 틀어놓고, 땔걱정, 먹을걱정 전혀 없고, 집안의 온도를 높일 수도 있고, 낮출수도 있는 조건이지 않습니까, 이건 북한과 비교하기 어려운 사회이지요.
질문: 구체적으로 말씀하면 가스나 석탄을 장만할 필요가 전혀 없이 그냥 온도만 좀 높이면 더워지고, 즉 손가락으로 월동준비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까,
김동남: 그렇지요. 결국은 손으로 월동 준비를 하지요. 북한처럼 배낭에 석탄을 메고 다니고, 석탄을 창고에 저장할 필요 없이 방안에서 월동준비를 다 하는거지요.
질문: 난방을 쓰니까, 가스나 온수 사용비가 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선생님은 보통 얼마나 나왔습니까,
김동남: 난방비는 집관리비는 여름철에는 대략 12만~14만원 정도 나옵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우선 뜨뜻한 물도 써야 하고, 난방을 틀어야 하니까, 가격이 좀 나오지요. 그래서 합산해보면 20~22만원, 가장 추운 1월에는25만원 정도 나옵니다. 그러나 제가 월급을 180~200만원 정도 받았는데, 그래서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개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