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웜비어 부모 북한인권 트리거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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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난 북한관광을 갔다 17개월간 억류되었다가 돌아온지 엿새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 인권운동의 앞장에 섰습니다.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씨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씨는 지난달 21일 한국을 방문해 “세계 곳곳에 숨겨둔 북한 자산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를 바꾸려면 해외에 있는 북한 자산을 동결함으로써, 대화에 진지하게 나오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북한이 올해 연말까지 새로운 협상법을 제시하라고 미국을 압박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웜비어 부모의 주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이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 건장했던 한 청년이 혼수상태로 돌아와서 결국 사망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웜비어. 1년 5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미국으로 돌아온지 정확히 엿새만입니다. 억류되고 1달후 기자회견을 가진 웜비어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고, 울음까지 뜨렸지만, 이때까지만해도 그는 건장한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북한만이 알뿐이지요.

오토 웜비어씨는 2016년 1월 평양을 방문하여 평양 양각도 호텔 복도 현관에 붙어 있는 정치선전 구호판을 뗀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되었습니다. 북한은 그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17개월만에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에 걸린 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혼수상태가 됐다고 밝혔지만, 미국 의료진은 그가 억류 당시 심각한 뇌조직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씨는 처음엔 아들 송환 소식에 안도감을 느꼈지만, 정신을 잃은 그를 보고는 북한당국이 자신의 아들을 짐승 취급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한갖 광고 선전물로 여기는 현판을 떼어냈다는 혐의로 15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도 모자라, 고문까지 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웜비어의 가족은 물론 미국들도 분노했습니다.

이어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아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숨지게 한 혐의’로 북한 정권을 상대로 고소했고, 미 법원은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미화 5억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하자, 유엔제재위반 혐의로 압류된 북한 석탄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이 매각하여 웜비어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 3월 북한산 석탄 2만 5천톤 가량을 불법 운송하다가 적발돼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19년 10월 미국 검찰은 와이즈어니스트호를 몰수하겠다고 뉴욕 남부 연방지방 법원에 제기했고, 미국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미국에 의해 몰수됐습니다.

북한의 자산이 미국 정부에 몰수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선박해체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선박의 매각 금액은 미화 3백만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화물선 압류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항의하는 편지를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냈지만,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몰수된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해외에 있는 북한 자산 동결 및 압수 문제가 또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웜비어의 부모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우리의 임무는 북한이 책임을 지도록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프레드 웜비어씨 녹취: 웜비어: 북한이 살아가는 방법은 외부에서 돈을 버는 것입니다. 북한은 전세계에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큰 제재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베를린에서 유스 호스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400개가 넘는 침대가 있는 호스텔을 베를린 장벽 옆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달에 6만~10만 유로 가량 번다고 합니다. 이것은 독일법에 위반되는 불법이고, 유럽법에도 저촉되는 불법 행위입니다. 북한은 전세계에서 특별한 대유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범죄자인데도 범법자 취급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씨는 “만일 우리가 북한을 범법자로 취급을 한다면, 외부에서 북한이 법을 따르도록 압박한다면 북한은 아마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식으로 북한을 압박하여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이후 북한의 선박 압류사건에서 승소를 하여 보상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석탄운반선 중 가장 큰 것을 압류해서 배상을 받은 겁니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계속하다 보면 북한의 태도가 변할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2005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마카오의 방코델타 아시아(BDA)은행을 지정하자, 마카오 금융당국은 미국 재무부의 조치 이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던 북한자금 약 2천4백만 달러를 동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자금 동결조치에 ‘피가 마를 정도’라며 아파했습니다.

현재 북한이 미국과 벌이고 있는 비핵화 대화에서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를 바꾸려면 해외에 있는 북한 자산을 동결해 외화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북한은 세계 곳곳에 자산이 많다”면서 “스위스 계좌에 수십억 달러를 갖고 있는데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리를 함께 한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씨도 “북한이 아이를(오토 웜비어) 잘못 선택했다”면서 “자신은 죽을때까지 북한 정권이 무너질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디 웜비어: 나는 북한은 아이를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절대 부모로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들도 다 똑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을 일을 해야 하겠지요. 북한에게 계속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고 세계최악의 정권이라고 말하면 북한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북한정권이 무너질때까지 계속 할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명의 미국인들을 억류허고는 대미협상카드(bargaining chip)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웜비어 사건은 북한의 이러한 협상전술에 큰 부매랑으로 되어 돌아왔습니다.

웜비어 사건은 미국인을 분노시켰으며, 이는 앞으로 미북 관계에서 앞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재미교포 출신 미국 뉴욕시의 박진걸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박진걸: 미국인들은 일단 자기 나라 국민이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았는데, 그 책임을 당장 지금은 김정은정권에게 묻지 못하더라도 후에는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문화나 미국 사람들의 인식이 자기 나라 국민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부도덕한 방법으로 피해를 받았을 때 그냥 넘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올해 연말까지 대미협상법을 제안하면서 동창리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등 대미압박에 나선 가운데, 북한인권 문제가 다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새로운 도발로 나갈 경우, 2017년말 수준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인권 등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옥죄는 새로운 제재조치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