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 청취자분들은 ‘화장실’이라고 하면, 금방 이 말의 의미가 떠오를 겁니다. 화장실은 외부 사회에서는 “화장하는 데 필요한 설비를 갖추어 놓은 방”이라고 통하기도 하지만, 보통 ‘변소’를 다르게 표현하는 말입니다.
남한에서도 변소라는 말은 옛날에는 썼지만, 지금은 쓰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화장실을 가리켜 ‘Rest room’이라고 부릅니다. 즉 쉬는 장소라는 소린데, 화장실에서 쉬는 것이 아니라 볼일을 보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도 북한에서는 도시 주택 구역이나, 기차역전, 학교 등 공공 시설에 있는 화장실을 가리켜 공동변소라고 부릅니다.
화장실은 인간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가장 필수 공간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한번은 대변을 봐야 정상이라고 합니다. 소변은 5~7번 정도 본다고 합니다.
그러면 왜 화장실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가?
사람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먹는 문제 뿐 아니라, 대소변도 포함된다고 볼수 있는데요. 때문에 인권을 중시하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화장실을 보다 문화위생적으로 꾸리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살다 남한이나 미국으로 나온 탈북민들이 가장 감동을 받는 곳이 바로 화장실 문화입니다. 북한이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소가 화장실로 꼭 바뀌어야 한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는 화장실 문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 녹취>: 쏴~
자, 이 소리는 미국의 한 공공건물의 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리는 소립니다. 사람들이 대변을 본 다음, 물내림 손잡이(flush handle)를 내리면 화장실 변기통 물이 변기통을 세척합니다. 이때 내려가는 물 양은 약 5리터 정도 됩니다. 매 사람이 하루에 한번 정도 이렇게 물을 소비하는데요. 그러면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할까요?
사람들은 볼일을 본 다음에는 화장실 변기 옆에 설치된 세수 대야의 물을 틀고, 옆에 비치된 세척제로 손을 깨끗이 씻습니다.
그 다음에는 손을 닦는 페이퍼 타올, 즉 위생종이로 손을 닦습니다. 요즘에는 환경 보호를 위해 위생종이보다는 전기로 된 손 말림기를 이용해 물기를 없앱니다. 이 소리도 잠간 들어보시겠습니다.
<손 말림기(건조기) 소리 녹취>: 윙~
이런 과정을 거쳐 사람들은 볼일을 본 다음에 밖으로 나옵니다. 이러한 화장실문화는 남한과 미국 일본 등 발전된 나라들에서 현실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과 같은 발전도상국에는 화장실 문화가 이처럼 발달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공공장소에 화장실이 잘 구비되어 있어 다른 나라에서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발전된 나라일수록 그 나라의 화장실을 보라는 말이 요즘은 통하고 있는데요.
인류 역사를 보면 화장실은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더불어 가장 원초적인 삶의 수준을 평가하는 요인이 되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선조들은 종이가 없던 시절에 화장지 대신 나뭇잎이나, 막대기, 강냉이 속 과 같은 비 위생적이고 비인간적인 물건으로 뒤처리를 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사막에서는 볼일을 본 다음 부드러운 모래로 뒤를 닦기도 했고, 또는 햇볕에 달구어진 작은 돌을 주어두었다가 닦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물을 떠놓고 볼일 본 다음에는 손으로 닦고, 나중에 물로 손을 씻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손을 쓸 때는 꼭 왼손을 써야 했다고 합니다.
지금 남한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러한 뒤처리 방법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에 관해 탈북자 김동남씨와 북한과 남한, 미국, 유럽 사회의 화장실 문화를 비교해보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김동남 선생님은 한국과 해외에서도 생활하고 있는데요, 도서관이나 역전, 지하철 역 같은 곳에 가끔씩 가서 화장실을 볼 때가 있을 텐데요. 그 느낌이랄가,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동남: 우선 화장실이라고 표시된 곳에 가면 북한에서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화장실에 가기 두려운 그런 느낌이 드는데, 한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표시만 봐도 전혀 냄새가 나거나 안좋은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오직 깨끗하고, 그 안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내 몸이 깨끗해진다는 느낌만 드는 거지요.
그 시설을 놓고 본다면 우선 첫째로 비누, 손세척기, 화장지를 비롯해서 대부분 갖추어져 있고, 거기다 장애인들은 또 장애인대로 시설이 잘 되어 있고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은 또 얼마나 잘 되어 있습니까,
질문: 북한에 있을 때는 함흥역전과 신성천 역전 등에서 악취 풍기는 그런 공동 변소와 화장실을 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외국에서 북한과 같은 공동변소, 공동화장실을 보았습니까,
김동남: (웃음)그런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지요. 우선 공동화장실을 놓고 말하자면 워낙 안내표시도 없고, 공동화장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만큼 늘이고, 시설도 개변시켜야 하는데, 예전에 한번 해놓고 그대로 운영하니까 충족시키지 못하는거지요.
그러니까, 바쁜 사람들은 아무데나 보이지 않는 곳에 가서 자기 볼일을 보고, 이러다 보니까, 냄새만 나고, 게다가 청소하는 사람들이 따라 가지 못하는거지요.
다음 농촌의 경우, 위생문화 사업을 할 자재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어느 방문단이 온다. 그리고 중앙당에서 누가 내려온다고 하면 시범적으로 꾸려놓기는 하는데, 거기에 아무 사람이나 가지 못합니다. 주인들밖에 사용하지 못하는거지요.
질문: 제가 남한과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화장실에 대해 비교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외국인들이 북한을 방문해서 지방의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를 하나 있는데요. 미국의 한 민간 단체가 북한 황해도와 평양시 등을 다니면서 결핵을 퇴치하는 운동을 도와주고 있는데요,
그 미국인들이 북한의 농촌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너무 냄새가 나서 코를 막고 다시 나왔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남한과 미국에서는 북한과 같은 그런 상황을 볼수 없겠지요?
김동남: 한국에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지요. 그리고 저는 한국에서 생활해서 알지만,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고속도로 화장실을 한번 보십시오. 거기 들어가면 그게 화장실인지, 살림집인지 가려보지 못하지 않습니까,
외국인들도 한국 화장실에 대해서는 깨끗하고 정말 시설이 잘되 어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요. 북한에 비하면 호텔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북한에 이런 말이 있지요. “도로는 나라의 얼굴이다”고요. 그런데 저는 “화장실은 그 나라의 얼굴이다” 이런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김동남: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우선 물부터 손 씻는 세척제부터, 화장지부터 없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주민들이 불편을 느낄까봐 공기세척기로 다해주고, 이런 것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처음 느끼는 것이 화장실입니다. 정말 감탄하지요.
또한 물은 24시간 자기 마음대로 쓰고, 이런 화장실 문화가 당연히 우선적으로 되어야 하고, 국민들을 위한 문화 사업이이어야 하지요.
질문: 네 보통 화장실에 들어가면 북한처럼 쭈끄리고 앉는 곳이 아니라, 좌식 안장에 앉지 않습니까, 그것도 사기로 된 변기로 되어 있고요. 거기에 위생종이는 항상 비치되어 있고요. 그리고 여기 미국에는 화장실 커버라는 것이 있습니다. 종이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앞 사람이 볼일 보고 나간 다음에 그 다음 사람이 앉기가 좀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종이커버를 벗겨서 안장에 깔고 볼일 보는데요. 지금 김 선생님 계신 유럽쪽에서는 어떻습니까,
김동남: 여기는 그런 것은 없습니다.
질문: 그럼 미국에 오셨을때는 보셨습니까.
김동남: 네 봤습니다.
질문: 그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김동남: 우선 첫째로 (미국의 공공장소에서는)고객의 입장에 서서 가장 깨끗한 삶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했고, 절대적인 나쁜 느낌이 없이… 정말 화장실이 그렇게 깨끗한데 방이야 더 말할나위가 있겠습니까?
김동남씨는 북한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환경이 개선되자면, 우선 화장실부터 개조해야 하고, 지금과 같은 비문화적이고 비위생적인 공동변소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말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정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