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올해 2~4월 말 사이 북 전략도발 가능성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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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김정은 당 총비서의 신년사를 생략하고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를 신년 메시지로 내놨습니다. 지난 5일에는 새해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먼저 이와 관련된 내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6일 북한 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이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동 시험발사에는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 부문의 간부들이 참관했으나 김정은 당 총비서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통신은 "미사일이 발사 후 분리돼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 방위각에로 120km를 측면기동하여 700km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보도에 앞서 한국 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5일 오전 8시 10분쯤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6일 열린 가지회견에서 "한미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한미의 연합자산으로 정상 탐지했다"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행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사항"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른다면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미사일은 극초음속미사일입니다. 비행 과정에서 미사일의 탄두가 궤도를 수정하는 현대식 미사일입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마하5, 즉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데다 탄두의 궤도가 불규칙적이라 현재 한국 군이 가지고 있는 요격 미사일 체계로는 방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은 작년 9월에 시험 발사한 '화성-8형'과는 탄두부 형태가 다른 것으로 한국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의 완성을 위하여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이에 대한 한국과 미국 등 주변국들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고영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후 "오늘 아침 북한이 미상의 단거리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며 "이로 인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6일 기자들에게 "정부는 한미 국방당국, 정보당국 공조를 바탕으로 제원 등에 대해 추가적인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북한이 주장하는 발사 세부사항, 여러 지표 충족 문제, 군사적 의미 등에 대해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하여 "통일부는 정세를 평화적,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남북 대화·협력을 재개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진전될 수 있도록 일관되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규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대북 외교적 접근에 대한 방침은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후 미국 AP통신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보다는 무기 증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를 보였다"고 평가했고 프랑스의 AFP통신도 김정은 총비서가 미국의 협상 제의를 줄곧 거부해 왔고 최근 당 전원회의 때 미국에 대한 언급도 없이 미사일 발사를 한 사실에 주목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새로운 군사 능력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이 두 번째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주변 나라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도 북한과 대화의 끈은 이어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새해부터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의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이른바 '국방력을 강화'라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난 당 전원회의 지시를 관철하는 차원인 동시에 한국과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불안정해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 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국방력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다층의 방공망을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미의 이런 대응에 북한은 변칙적인 기동을 하고 속도가 빠른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통해 한국의 방공망 무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의도는 미국과 한국 등에 보내는 경고입니다. 미국과 한국 등은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하면서 대북 재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재와 코로나19로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이 한미가 제재를 풀지 않고 지금처럼 이른바 '대북 압박'을 지속한다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계속하여 고도화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분석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 1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위원님께서 주목해서 보신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고영환: 이번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서 제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역시 농업문제입니다. 식량 생산 10개년 계획이나 농촌에 자금, 설비, 자재 등을 무조건 보장하라는 식의 지시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협동농장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대부 일체를 면제해 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에서 협동농장 소유나 국가 소유나 다 같은 국가의 소유입니다. 국가의 돈을 이 주머니에서 저 주머니로 옮긴다고 해서 농장원 개인이 삶이 나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알곡 생산 구조를 벼와 밀로 바꾸고 "식생활을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라"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부분입니다. 저도 북한에서 외교관 생활을 해서 아는데 북한 인민들 모두가 흰쌀밥과 밀가루 빵 등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민들의 소원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왜 밀 농사를 반대하였을까요? 김일성 주석은 "옥수수는 밭 곡식의 왕이다"라면서 옥수수 농사를 평생 장려하였고 김정일 위원장은 감자 농사를 많이 하여 먹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밀보다 옥수수와 감자가 정보당 생산량이 훨씬 많았기 때문입니다. 국제기구 통계를 보면 밀생산이 옥수수 생산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북한 한 해 농사에서 옥수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밀 수확량을 늘리려다보면 북한의 총 알곡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며 북한 인민들을 굶주리게 될 것입니다. 정말로 많이 걱정이 됩니다.

목용재: 비핵화회담, 종전선언 등 미북, 남북 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데요. 새해를 맞은 만큼 위원님께서 올해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고영환: 김정은 총비서가 올해 농업에 집중하고 코로나19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먹는 문제만 어느정도 해결되면 올 한해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을 하였다는 방증입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전염병을 빌미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전체 인민, 전체 국가를 농사에 총동원하여 쌀과 밀가루를 생산해 독재체제를 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겁니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미국, 한국에서의 사태 진전을 주시하면서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군사적 도발을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시기는 김정일 위원장 생일 80주년이 되는 2월 중순부터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 되는 4월 말 사이로 예상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회담에 나오지 않고 핵 고도화를 지속하는 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요원해 보입니다.

목용재: 새해 초부터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였는데요. 종전선언을 제안해 놓은 한국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구체적인 대미, 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는데요. 남북, 미북관계가 지난해와 같이 평행선을 이뤄 달릴지, 아니면 지난해와는 다르게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 비핵화 문제에 진전이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