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러 파병 북한군, 재정비 위해 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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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이 일부 전선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해 김성렬 부산외대 교수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진행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1월 중순부터 전투 참여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내용 먼저 정리해 주시죠.

[ 김성렬] 국가정보원은 2월 3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일시 퇴각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지난달 중순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동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사항은 계속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또한 "북한군 병력 손실이 상당하다 보니 최근엔 전선 투입이 주춤하는 모양새"라며 "다만 추가 파병을 위한 숨 고르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31일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도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군과 싸우던 북한군이 최근 전선에서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지난 2주간 북한군이 전선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1만 1,000여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고, 이중 약 3분의 1인 3,000여 명이 격전지인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쳤습니다. 사상자가 대거 속출하자 병력 손실과 내부 동요를 우려해 일단 전선에서 부대를 뺀 것이란 관측과 추가 파병과 전열 재정비를 위해 숨 고르기를 하는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 러-우 전선서 퇴각?

[ 진행자] 북한군이 전선에서 퇴각했다는 관측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의 입장은 나온 것이 있습니까?

[ 김성렬]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 키릴로 부다노우는 1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몇 주간 러시아 남서부 격전지인 쿠르스크주 전선에서 퇴각했다는 설에 대해 "그 보도는 잘못됐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북한군이 몇 주간 최전선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기존 보도들을 부인하면서 "북한군 약 8,000명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여전히 전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북한군 수가 감소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유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부다노우 총국장은 "실제 변화가 있는지, 아니면 며칠 동안 활동이 줄어든 것인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어서 그는 북한군의 막대한 손실이 "실전 전투 경험 부족"과 제한된 장비로 인한 인해전술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군이 "거의 전투차량 없이 공격하고 있다"며, 병사들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대한 충성심으로 우크라이나 드론과 포병에 맞서 도보로 진군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안전은 무시하고 진격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방어가 더 어렵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북한군 철수와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한 건설회사가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의 설계 및 건설 계약자로 선정했다고 2월 3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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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 추가로 군 병력을 파병했다든가, 파병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성렬]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의하면 현재 8,000천 명에 가까운 북한군이 여전히 돈바스에 있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된 이후 현재 동부 전선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는 등 여전히 북한군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대북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반대급부 삼아 추가 파병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고도의 기획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번째로는 북한군의 전사자 숫자가 증가했고, 내부적인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 병력의 재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는 파병을 포함한 군사력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파병을 통해 현대전에서의 실전 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러시아로부터의 경제적 지원과 인공위성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하는 것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북한이 위 두가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이유는 트럼프 2.0시대에 '전략적 가치', 즉 핵군축을 협상의 상수로 두고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불량국'으로 지칭한 데 대해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신속하게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만큼 미국과 북한은 일종의 기싸움이 시작되었고, 북한은 몸값을 높이기 위한 '샅바싸움'에 나설 것으로 평가합니다.

한국 입국 탈북민, ‘직행 탈북’ 극소수

[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수가 2023년에 비해 다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죠? 이 내용도 정리해 주시죠.

[ 김성렬] 지난 한 해 국내로 들어온 탈북민 수는 총 23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통일부가 집계한 '2024년 북한 이탈 주민 입국 인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한 236명의 탈북민 중 남성은 26명, 여성은 21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규모입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중국 등 제3국에서 장기 체류하던 탈북민들이 뒤늦게 한국으로 입국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입국 북한이탈주민은 총 3만 4,314명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경유자 및 코로나19 사태 이전 탈북했던 제3국 장기 체류자 등이 꾸준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입국한 탈북민 중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북한 내부에서 남성에 대한 감시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중국 등 해외 국가에서 탈북민이라는 신분을 숨기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파악되었습니다. 제3국을 거치지 않고 휴전선을 통해 바로 한국에 넘어온 인원은 3명에 그쳤고, 외교관 등 소위 '엘리트 계층 탈북민' 수는 지난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다른 탈북민들이 입국 후 거치는 하나원으로 가지 않고, 국가정보원에서 별도로 보호 조치를 받습니다.

[ 진행자]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직행한 탈북민은 상당히 적은 것 같은데요. 이 같은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 김성렬] 탈북민들의 숫자가 증가한 시기가 북한정권의 표현으로 '고난의 행군'시기입니다. 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하여 2000년대 중후반까지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 시기 북한 내부에서 3가지가 붕괴됐는데 감시체계, 배급체계, 교육입니다. 이때 감시체계가 붕괴되면서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북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가는 사람들도 늘어났죠. 중국으로 간 사람들은 제3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게 되었는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집권했던 2012년부터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죠.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북한 정권이 내부적으로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하여 처벌하죠.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 2020'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탈북하다 발각되면 3족을 멸하고 현장에서 사살한다는 경고까지 지시한 바 있고, 국경을 감시하는 북한 병사들에게 실탄을 지급하면서 월경자를 발견하면 현장에서 사살하라는 명령을 하달한 바도 있었으며, 실제로 탈북 과정에서 총기가 사용되어 사상자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두번째는 이처럼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두만강 국경 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했고, 이에 따른 탈북 비용이 증가한데다 코로나19까지 발생해서 북한에서 출발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숫자는 현저히 감소하게 된 것입니다. 탈북 비용의 경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전에는 먼저 한국에 온 탈북민이 돈을 벌어서 가족을 데려오는데 평균 600만 원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1000만~4000만 원까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외교관, 유학생, 노동자들의 한국 입국 숫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진행자] 네. 잘 들었습니다. 시사진단 한반도, 오늘도 김성렬 부산외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김성렬]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