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잇따른 미사일 발사, 내부 결속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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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6번째 무력시위를 감행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새해 들어 거의 매주 이뤄지고 있는데요. 북한과의 대화 국면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27일과 25일,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는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 정리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북한이 지난 27일 오전 또다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한국군 합참, 즉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8시경과 8시5분경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합참은 이 미사일들의 비행 거리가 약 190km, 고도는 20km가량으로 탐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합참은 이 미사일들이 일반 탄도미사일들과 같은 속도로 비행했다고 밝혀 동 미사일들의 최고 속도는 마하 4~5, 즉 음속의 4~5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군과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들이 'KN-23 개량형' 미사일 또는 초대형 방사포나 대구경조종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에는 이른바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 17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그리고 지난 14일에는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지난 25일에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이 여섯 차례에 걸쳐 거의 주기적으로 미사일들을 발사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들에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김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번 미사일이 시험 중에 있는 미사일이거나 미사일의 일부 성능을 개조하여 발사하였는데 사전에 설정해 놓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북한의 최근 무력시위에 대한 한미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고영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한국 정부는 지난 27일 NSC, 즉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요구에 반대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여망에 부응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하고, 한반도에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입장도 나왔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그 보도를 알고 있으며 한국, 일본과 함께 평가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전제조건 없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준비는 여전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점차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목용재: 현재 분위기로 봐선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북한이 전략도발을 할 가능성과 그 예상 시점,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새해 들어 벌써 여섯 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내부적으로는 올해의 대규모 정치행사들을 앞두고 악화되는 경제난과 이로 인한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외부의 적을 부각시켜 내부 단결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미국이 보란 듯이 국방력을 제고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정책을 '선의의 정책'으로 바꾸게 하려는 압박 외교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5월 초까지는 정치적 행사들을 너무 큰 긴장 조성 없이 주최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봅니다. 즉 상반기에는 중·저강도의 도발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되 우크라이나 문제, 대만 문제 등이 폭발하는 경우 그리고 식량문제, 경제 위기 등으로 주민 불만이 폭증하는 경우에는 전략도발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전략도발이 가능한 시기는 정치적 행사들이 끝나는 4월 말부터로 봅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을 지켜보겠지만 만족스러운 대응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것입니다. 물론 그 의도는 북한 문제가 미국의 대외 정책순위의 가장 앞자리에 놓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한국 내 통역사들을 대상으로 해킹 시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해킹, 여전히 전방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겠죠?

고영환: 북한이 새로운 방식으로 해킹 공격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한국 내 민간보안 업체인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으로 분류된 새로운 사이버 위협 활동이 다수 포착됐다"며 "이번 공격은 동시 통역·번역 민간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APT, 즉 지능형지속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국제회의 및 학술 세미나 통역 의뢰 내용처럼 현혹해 악성 링크를 열람하도록 유인했다"고 하였습니다. 북한 사이버 공격자들이 한국의 동시 통역사, 번역가들에게 국제행사 일정에 참여가 가능한지를 묻고 그 다음 첨부된 문서 내용 중 어느 부분의 통역을 맡아줄 수 있는지 답장을 요구하며 자연스럽게 첨부 문서 내용을 열람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이사는 지난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와 작업을 자주하는 통역사에 대한 공격이 주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요 공격 대상에 대한 공격 실패를 대비해 여러 통역사 및 번역가를 대상으로 공격을 시도했고 이를 통한 2차 공격 루트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이사는 북한의 특이한 해킹 유형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사는 "실제 계정 이용자가 보낸 전자우편을 해커가 중간에 낚아채 악성 파일만 심어 다시 보낸다"며 "수신자로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전자우편이고 실제 공격을 당한 이후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해킹 수법이 날로 악랄해지고 있습니다.

목용재: 해킹 공격만 하던 북한도 온라인 상에서 외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죠?

고영환: 북한 인터넷망이 디도스, 즉 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도스는 대량의 접속 시도를 통해 인터넷 서버에 부담을 주는 사이버 공격을 말합니다. 접속량이 서버 용량을 초과하면 서버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방법입니다.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북한의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외무성 등 주요 웹사이트들은 외부로부터의 접속이 사실상 막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의 주요 기관 사이트 접속은 지난 27일 오전에는 잠시 접속이 되기도 했지만 이내 끊어지거나 대기 시간이 길어 잘 열리지 않는 등 장애를 겪었습니다. 지난 27일 로이터통신은 북한 인터넷망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주나드 알리 사이버보안 연구원은 "디도스 공격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북한 내 모든 트래픽이 다운됐다"며 "한 서버가 일정 시간 오프라인 상태가 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전체 웹사이트가 동시에 오프라인 상태가 됐는데 이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하는 북한이 반대로 외부에서 사이버 공격을 당했고 그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목용재: 북한 매체가 지난 25일과 27일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각각 성공했다고 28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일부 외신들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 정국, 우크라이나 관련 사태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북한에 대형 정치적 행사들이 연이어 예정돼 있어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북한이 전략도발이라는 오판을 하지 않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