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퀸타나, 북인권 위해 큰 역할…방북 못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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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로는 처음인데요. 다음 주까지 한국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죠? 이번 주 퀸타나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방문해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15일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 16일 한국 통일부와 외교부 차관들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 16일 오전 최영준 한국 통일부 차관을 만나 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최영준 차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 주민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이 함께 진전돼야 한다"며 "조속한 인도주의 현안 해결을 위해 북한이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이날 오후에는 한국 외교부를 찾아가 최종문 2차관과 북한 인권 및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 방안 등을 토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최종문 2차관은 퀸타나 보고관이 지난 6년의 보고관 임기 동안 북한과 국제사회의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건설적인 기여를 해온 것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 17일에는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에서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와 1969년 벌어진 북한의 대한항공여객기 납치 사건 피해자인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씨를 만났습니다. 지난 2016년 8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임명된 후 일곱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퀸타나 보고관은 오는 23일까지 한국에 머무를 예정입니다.

목용재: 퀸타나 특별보고관의 이번 방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고영환: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퀸타나 보고관은 매년 한 두 차례 방한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방문을 못했다"며 퀸타나 보고관과 특정한 의제와 관련해 논의하기보다는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이 당국자는 "퀸타나 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나 총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기 이전 방한해 통일부, 외교부, 시민사회의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가는 일정을 해왔다"며 "퀸타나 보고관의 활동을 지원하고 협력한다는 차원에서 면담을 하기로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안은주 부대변인도 지난 15일 기자에게 퀸타나 특별보고관이 올해 3월 개최되는 제49차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한국 방문 목적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 북한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 탈북민, 북한 정권의 폭력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을 만나 북한 인권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하기 위해섭니다.

목용재: 퀸타나 특별보고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8월이면 임기가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위원님께서는 퀸타나 보고관의 6년여 동안의 활동,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아르헨티나 출신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보고관은 비팃 문타폰, 마르주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에 이어 3번째로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임명된 인물입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볼리비아 인권프로그램 컨설턴트, 유엔 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북한인권 보고관임도 불구하고 그는 임기 동안 단 한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후에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퀸타나 보고관이 지난 6년 동안 열악한 북한인권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다고 봅니다. 다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김정은 당 총비서를 만났을 때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도록 하고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가 인권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도록 그가 좀 더 노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북한이 여러 경축행사를 벌였는데요. 특히 김정은 당 총비서는 백두산 삼지연까지 찾아가 중앙보고대회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기념해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를 열었습니다. 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2월 15일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에 높이 모신 위대한 장군님의 동상 앞에서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보고대회에 참석하시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행사에서는 리일환 당 비서가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라는 제목의 보고를 했습니다. 리일환 비서는 "우리는 앞으로 100년이고 200년이고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체혁명 위업 계승 완성의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그것을 구현해 나가는 길에서 사회주의 완전 승리도, 공산주의 사회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생일 80주년 같은 정주년 경축행사를 삼지연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살아 생전에 단 한번도 자신이 태어났다고 하는 백두산 밀영 고향집을 찾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 하바롭스크 주변 브야츠크에서 태어났다는 구소련 자료들이 연이어 공개된 데 따른 부담감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앙경축대회를 삼지연에서 개최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 출생지에 대한 세간의 의혹들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이번 김정일 위원장 생일이 큰 행사임에도 불구, 북한군의 열병식이나 김정은 총비서의 육성 연설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일성 국가주석 생일 110주년인 4.15가 두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두 개의 행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육지책으로 삼지연를 선택하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마지막으로 한국에 탈북민들의 인권 및 권리 침해에 대해 법률적인 지원을 해주는 민간 기관이 설립됐는데요. 이 의미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지난 16일 탈북민, 국군포로, 납북자 등이 겪은 인권 침해 사건을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인권침해지원센터가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기구로 공식 출범했습니다. 인권침해지원센터는 한국 내 공익 변호사, 북한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날 출범식에서 윤승현 초대 인권침해지원센터장은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북한 동포들을 대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고향을 떠나 힘겨운 삶을 이겨내고 있는 한국 내 탈북민,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불안한 삶을 이어가는 중국 거주 북한 동포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고 삶을 지켜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영호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인권침해지원센터 출범식에서 "북한인권 침해 조사 및 기록이라는 간접적인 활동에서 나아가 인권 침해에 대한 적극적인 구제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인권침해지원센터가 김정은 지도부에 "당신들이 저지르는 모든 인권침해 행위들을 국제사회가 눈을 똑바로 뜨고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권침해를 당한 북한 주민, 탈북민, 납북자들을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그들에게 희망의 등대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목용재: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방한 기간동안 납북자 가족 및 탈북민, 북한인권운동가,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남북 접경지역을 찾아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청취할 예정입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오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한 결과 및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발표할텐데요. 어떤 내용의 발표가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