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차기 한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 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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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여야 대권주자들의 대북정책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한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이와 관련된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선전매체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을 비난하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이 같은 의도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 대남매체 '메아리'가 지난 25일 '오징어게임의 진짜 주인공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남측 대선후보"라며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비판했습니다. 오징어게임은 한국 돈 456억 원, 미화 약 4000 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생존 경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한국의 드라마이며 전세계가 현재 이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메아리'는 오징어게임의 내용을 한국의 대선과 대입하여 소개하면서 "인생의 낙오자들이 거액의 상금을 위해 인간성을 잃고 남을 해치기에 골몰하는 것이나 권력에 환장한 정치인들이 대권을 위해 맹수 마냥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이나 매한가지"라며 "오징어게임 속의 진짜 주인공은 여야 정당들, 정치인들이 돼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대선 후보들을 다 같이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 비판은 야당 후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3일 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 "윤석열이 떠들고 있는 대북, 대외정책 공약을 쥐어짜면 조선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안보를 위협하는 무모한 공약, 친미·친일 사대에 치우친 공약, 긴장과 갈등을 유발시키는 공약, 어설픈 아마추어의 무지를 보여주는 공약이라는 것이 남조선 각계의 일치한 평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비난은 크게 내년에 있을 한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평가됩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선거들이라는 것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이른바 '인간말종'들의 게임이라고 하면서 대선 전반에 대한 혐오증을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 1 야당의 대선 후보는 친미친일 사대주의자라는 인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여당과 제1야당 대통령 후보들의 대북정책은 나왔습니까?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먼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평화 정책'을 계승하되, 평화가 경제를 성장시키고 경제성장이 평화를 보장하는 '한반도 평화 경제체제' 수립이 핵심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통일, 외교분야 대통령공약 발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계승해 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중재자 및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문제를 풀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 즉각적인 제재 복원을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에 실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는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협력이 평화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하면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을 재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 1 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외신기자초청 간담회에서 "남북관계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원칙 있는 자세로 일관성을 견지해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이를 정상화하겠다는 겁니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한미 간에 핵무기 투발 전략자산 전개 협의 절차를 마련하고 정례적인 핵무기 운용 연습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는 북한 지도부가 결단만 내린다면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 지원과 남북협력 사업을 가동하고 비핵화 실현 이후를 대비하여 남북공동경제 발전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윤 후보는 "남북한 방송통신 개방, 청년교류, 문화교류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북한의 호응이 있기 전이라도 우리가 추진할 수 있는 대북개혁·개방정책을 모색하고 국제사회와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당과 야당 후보의 대북정책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는 이 같은 여야 대선 후보들의 대북정책, 관련 기조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리고 계십니까?

고영환: 먼저 이재명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부터 하겠습니다.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큰 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계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비핵화 문제부터 본다면 이 후보는 제재 해제와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동시적으로 진행을 하되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제재를 복원하겠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유엔 제재는 안보리 결의에서 나오며 안보리 결의는 상임이사국들의 전원합의가 있어야 나옵니다. 지금처럼 미중, 미러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완전히 일치된 대북재제 복원결의는 나오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핵심은 평화 경제 문제입니다. 남북평화 경제를 남북 간에 만들기 위해선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합니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남북경제교류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북정책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윤 후보가 북한 비핵화 방법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은 부족해 보입니다. 비핵화 방법보다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미북 및 남북관계의 변화, 또한 비핵화 과정의 진전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고영환: 내년 3월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한미관계, 남북관계는 큰 범위 안에서는 현재 문재인 정부와 차이점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만일 제 1 야당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 한미관계는 현재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남북관계는 첫 단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기보다 긴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첫 시기를 잘 넘길 경우, 보수 정부가 더 과감하게 남북관계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가 더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가 북한의 핵활동과 관련된 위성사진을 포착했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이 같은 핵활동 징후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미국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24일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하는 흔적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38노스는 5메가와트 원자로의 발전시설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고, 구룡강으로 이어지는 수로 쪽을 향한 보조 파이프, 즉 보조관에서는 물이 계속 방출되고 있으며 이는 발전시설 중 최소 하나가 가동 중이라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38노스는 지난 10월 8일 간헐적 물 방출을 증거로 영변 원자로 가동 정황을 알린 바 있습니다. 38노스는 "이런 신규 활동은 올해 초 8차 노동당대회에서 발표된 추가 핵무기 개발의 야심 찬 목표 달성에 플루토늄 생산 재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했습니다. 38노스는 영변 핵시설의 실험용 경수로 남쪽에서 진행하던 새 건물 공사에 대해 "진행 중이나 가동 징후는 없다"고 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지난 8월 발간된 보고서에서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핵 활동을 계속하여 노출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나 전 세계가 현재처럼 북한 문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방치한다면 북한은 핵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위협을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온 만큼 한국 내에서는 대선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 비핵화 과정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한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한국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