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잦은 방중은 미국 불신 키울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이틀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중국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이틀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중국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0:00 / 0:00

여러분안녕하세요. ‘시사진단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진행을맡은박성우입니다. 김정은위원장이중국을세번째방문했습니다. 오늘도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객원연구위원과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한주잘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보냈습니다.

박성우: 요즘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을 다시 방문했다가 귀국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김정은이 지난 19일 오전 특별기로 중국의 베이징에 도착하면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되는 중국 방문을 했습니다. 김정은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1주일 만에 중국을 또다시 방문하여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올해 들어 김정은은 중국을 세 번, 판문점을 두 번, 싱가포르를 한 번, 도합 6회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6월 19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북 양측이 정상회담 성과를 잘 실천하고 각국이 협력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한반도 평화 과정)를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김정은은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공동 인식을 한 걸음씩 착실히 이행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새로운 중대 국면을 열어나갈 수 있다"며 "우리는 중국 등과 함께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지난 번 1, 2차 중국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4월과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베이징과 다롄을 방문하여 시진핑을 만나 북중관계 문제와 함께 미북회담 문제를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이번 방중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곧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 측과 비핵화 문제를 토론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뤄져 주목을 끌었습니다.

저는 이번 김정은의 방중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본격적인 북한 핵시설 및 핵무기 폐기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미북회담 결과를 통보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북한과 중국이 보조를 같이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현된 것으로 분석합니다. 다음으로는 유엔 제재 국면에서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에서 인민 생활과 관련된 제재만이라도 해결해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한 목적의 방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박성우: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이 모두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주시했습니다.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요.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고영환: 김정은의 6월 19일부터 20일까지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올해 들어와 석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였기 때문입니다. 2012년 집권하여 올해 3월 25일 첫 중국 방문 전까지 만 6년 이상 동안에 중국을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김정은이 중국을 3개월이 안 되는 기간에 세 번이나 가고, 판문점에서 한국 대통령과 두 번 회담하고, 싱가포르에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보고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폐쇄 정책에서 벗어나 국제사회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 목적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싱가포르 미북 회담의 내용을 시 주석에서 알려주고 중국의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평양 방문을 눈앞에 두고 북중이 북한 비핵화, 한미관계 등에서 공동의 전략을 찾아내는 성격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폼페이오의 두 차례의 평양 방문 직전에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4월 1일 폼페이오의 평양 방문 직전인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김정은은 베이징에 가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고요. 5월 9일 폼페이오가 방북하기 전인 5월 7일과 8일 사이에는 중국 다롄에 가서 2차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잦은 중국 방문이 오히려 미국의 불신을 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 "김정은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 태도 변화가 있었다"며 이른바 '중국 배후론'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김정은이 다롄에서 시진핑을 만난 후 북한의 태도가 강경하게 변했다는 지적을 한 것인데요.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19일 정례 기자 설명회에서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면밀히 이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북한 정부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김정은이 미국과 맞서기 위하여 중국을 자주 찾아가 이른바 ‘안보 보험’을 들려고 하지만, 이것이 자칫하면 미국의 의심과 불신을 가져올 수 있고 종국적으로는 미북 대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김 위원장이 중국을 세 번이나 방문하는 동안 시진핑 주석은 평양 답방을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긴 할 텐데요. 시 주석의 방북에는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고영환: 김 위원장이 중국을 짧은 기간에 세 번이나 방문하는 동안 시진핑 주석은 평양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곧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결과가 북중관계 개선에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미 시 주석은 지난 3월 김정은의 첫 중국 방문 시 북한 방문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한 적이 있어 언제라도 북한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을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은 북중관계 현실보다는 미북관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전까지는 만일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이 결렬된다면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불편해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와 김정은은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공동선언에 서명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외신들은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은 향후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남한, 북한, 미국과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향후 평양 방문은 미중 패권 경쟁 구도 하에서 북한이라는 외교적 카드를 얻고 향후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제고하며 장기적으로는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안에 두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박성우: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인데요.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시죠. 이번 방문이 왜 중요한 겁니까? 그리고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상 방안 중 하나로 ‘마셜 플랜’을 언급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고영환: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나면서 미북 고위급 후속 회담이 언제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경제 관련 행사에서 "실무진이 이미 작업 중"이라며 "나도 너무 늦기 전에 북한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후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진 약속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살을 붙여야만 한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 많은 할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모든 핵시설에 대한 자발적 신고와 자유로운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계속하여 "우리는 북한 주민이 경제적 성공을 누릴 수 있는 조건들을 설정하고 있다"며 "마셜 플랜과 같은 것들을 우리는 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미국이 2차 대전 후 유럽에 했던 ‘마셜 플랜과 같은 대규모의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의 발언입니다. 핵을 가지고 붕괴하느냐 아니면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적 번영의 길에 들어설 것이냐, 그 기로에 북한이 선 것입니다.

박성우: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고, 그 보상으로 북한에 대한 대규모 경제 지원이 이뤄져서, 북한 경제가 일떠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