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대통령 대화 제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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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앞으로 북한 비핵화와 미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미국 대통령의 취임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사태로 인해 취임식 자체가 예전과는 다르게 진행됐죠? 먼저 취임식 소식부터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시간으로 지난 20일 취임 선서를 하고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가진 인물로 세 번째의 도전 끝에 미국의 대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78세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입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취임식은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됐으며 바이든 당선인은 대법원장 앞에 서서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며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한 후 대통령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며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은 통합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그는 신형 코로나의 확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어느 때보다 혼란한 미국 사회의 위기 극복을 위한 단합을 호소하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을 비롯해 주요 의회 인사 등 1000명 정도가 현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은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올해는 신형 코로나의 대유행에 시위 우려까지 겹친 상황에서 조용하게 진행됐습니다. 이번 신임 미 대통령 취임식에 전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불참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아침 일찍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떠났습니다. 북한은 지도자가 한 번 취임하면 사망할 때까지 지도자직을 유지하지만 미국에서는 4년에 한 번씩 대통령을 새로 뽑습니다. 지난해 말 진행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패하고 조 바이든이 승리해 미국 대통령이 된 것입니다.

목용재 : 이제 미국의 신행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대한반도정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미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새로운 내각이 꾸려져야 합니다. 북한에서는 지도자가 임명하면 장관도, 부총리도 되지만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대통령이 해당 장관을 지명하면 국회가 해당 지명자가 적합한 인물인지 심사 후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야 행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사가 이뤄집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지난 1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 나와 미국의 기존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상원에서 "우리가 하려는 첫 일 중 하나는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러나 이는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 특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나머지와 긴밀히 상의하고 모든 권유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는 거기에서 시작할 것이고 그에 관한 대화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모든 해결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지도자가 먼저 정책을 결정하는 하향식 의사결정보다는 밑에서 전문가들이 살펴보고 중간 간부들을 거쳐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리라 봅니다. 동맹국들하고 협의하지 않고 미국 단독으로 결정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식보다는 한국 등 동맹국들과 협의하여 북핵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제재를 성급히 완화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는 전략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 이번에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고영환 :새로 당선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축하 전문을 보냈습니다. 축전에서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줄곧 강조한 화합과 재건의 메시지가 미국 국민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며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여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축전에서 그는 "미일동맹 강화나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악으로 몰고 간 미중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용기를 보이라고 촉구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축하 성명을 내는 등 전 세계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습니다.

목용재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일,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론 20일에서 21일 사이인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 표명이 있었습니까?

고영환 :북한 선전선동 기구들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소식이 알려진 지난 21일까지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내부소식들만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에 실패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데 대해 2개월 넘게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취임사에서 북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현재까지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대하여, 그리고 지난해 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하여 알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세 번씩이나 만났고 둘 사이에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다고 선전해왔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선전을 해온 북한 당국이 이제 와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해 일반인 신분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기 어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이 강성 인사가 선거에서 패배하고 미국에선 4년마다 지도자가 교체된다는 것 등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내부에 동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북한 당국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봅니다. 저는 만약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긍정적인 발언을 할 경우 북한 당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소식을 간접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시기는 빨라야 2월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은 임기 동안의 대북 정책 구상을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고영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에는 한미합동군사 훈련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게끔 합의돼있다"며 "한미 연합훈련도 크게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틀 속에서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고 발언했습니다. 종전 선언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는 "비핵화 대화 과정에 있어서나 평화구축 대화 과정에 있어서나 굉장히 중요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하면 다양한 소통을 통해 우리의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또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저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과 협의가 가능하다고 한 것과 종전선언이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현실성이 없다고 트집잡으며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북한이 자신들을 반대하는 훈련이라고 주장하는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한국과 과연 협의할까요? 이는 불가능한 문제라고 봅니다.

목용재: 미국에 신 행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는데요. 위원님을 비롯한 한국 내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현실적이고 원칙적인 접근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한미연합훈련을 구실로 북한이 도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데요. 새로운 미북관계가 시작되기 전에 북한이 도발과 같은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